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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전당대회 날짜 겹치자 음모론 펴는 한국당

  • 입력 2019.02.08 17:19
  • 기자명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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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N

자유한국당은 2월 27일 전당대회를 개최합니다. 이 전당대회를 통해서 새로운 당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합니다. 이 전당대회가 중요한 건 차기 총선을 진두지휘하기 때문입니다. 터무니없는 이유로 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그들은 공천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 전당대회엔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월 6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하필이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2월 27일부터 이틀간 열리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질 이슈에 자유한국당 사람들은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가 떨어질까 봐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컨벤션 효과란 전당대회 등과 같은 정치 이벤트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여서 컨벤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북미정상회담이 전당대회 일정과 겹치며 컨벤션 효과 반감을 우려한 자유한국당은 “전당대회를 연기하자”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의 입장도 있습니다. 당권 주자들은 계산기 두드리기에 바쁩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중앙일보

1. 전당대회를 연기하자!

“당의 중요한 행사가 외부적 요인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늦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번 전당대회는 당을 부활시키는 매우 소중한 계기이므로 미북 정상회담에 파묻혀 흘려 보낼 일이 결코 아니다. 정해진 일정이므로 그대로 가자는 것은 당의 부활과 미래에 대해 아무런 고민도 없는 기계적 반응밖에 안 된다. (심재철 의원)

“이번 전당대회로 구성될 당의 새로운 지도부는 급변하는 정세에 제대로 대응하고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만드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당은 이런 유동적인 상황과 전당대회의 중요성을 감안해 전당대회 일정 변경을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주호영 의원)

“우연도 반복되면 필연이 된다. 문재인 정부는 과연 몰랐을까.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라고 한국당은 전당대회를 1주일 내지 2주일 늦추기를 요청한다.” (안상수 의원)

ⓒ경북일보

2. 전당대회 그대로 개최하자!

“비대위에서 논의하는 부분이지만 일정 부분은 미북회담과 관련 없이 진행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 후보 간 유불리도 있고 실질적으로 당 행사이기 때문에 정해진 수순으로 가는 게 맞는다고 본다.” (나경원 원내대표)

“실무적으로 준비하는 입장에서 변경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까지 일정이 다 짜인 상황이다. 합동연설, TV 토론 등 전부 장소 문제가 연결됐는데 장소 확보가 쉽지 않을 듯하고 현장 투표를 관리해주는 중앙 선관위와도 협의를 마친 상태.” (김석기 선관부위원장)

“당에서 방향을 정하면 그 방향과 같이 가면 되는 것이다. 내가 고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겉으론 컨벤션 효과를 말하지만 결국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는 중입니다. 현재 당권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황 전 총리는 그대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느긋한 상황. 지지율에서 밀리는 후보는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벌어서 지지세력을 모으고 싶을 뿐입니다.

전당대회 승리를 위해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카드로 쓰는 건 참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음모론을 꺼낸 두 사람이 있습니다.

ⓒ중앙일보

“27~28일 베트남에서 미북 회담이 개최되는 것은 지난 지방 선거 하루 전 싱가포르에서 미북 회담이 개최되는 것과 똑같은 모습이다. 한국당 전당대회 효과를 감소시키려는 저들의 술책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번에는 국민들이 알았으면 한다.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북핵 문제조차도 정권의 홍보 수단으로 삼으려는 저들의 책략에 분노한다. 미북 회담은 우리가 일정 변경을 요구할 수 없기 때문에 당에서는 이번 전대를 한 달 이상 미뤄 지선 때처럼 일방적으로 저들의 책략에 당하지 않도록 검토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 (홍준표 전 대표)

“미북 회담이 27~28일 열린다고 한다. 하필 한국당 전당대회일. 작년 지방선거 전날 1차 회담이 열리더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김정은·문재인 정권이 그렇게 요청했을 거고 미국에선 한국에 야당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 전당대회는 일주일 연기하는 게 좋겠다.” (김진태 의원)

ⓒpress from

홍 전 대표와 김진태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도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바람에 패배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2차 북미 정상회담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를 막기 위한 문재인 정권의 계략이라 확신합니다. 설사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노리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정을 부탁했다고 가정해봅니다. 그 주장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도 좌파입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를 열든 말든 관심이 없을 겁니다. 그는 그저 2020년 미국 대선 승리를 위해 북미정상회담의 성과가 필요할 뿐입니다.

직썰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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