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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가 수백 명의 해외교민 감동시킨 방법

  • 입력 2019.02.07 17:35
  • 기자명 버락킴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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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 <수미네 반찬>은 반찬 꾸러미를 잔뜩 싣고서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거리 한복판에 ‘수미네 반찬가게’를 열었다. 고국을 떠나 사는 재일교포들에게 고향의 맛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곳에서 김수미는 여러 이유로 일본에 머무는 한국인들에게 엄마(혹은 할머니)의 맛을 기억나게 해줬다. 음식으로 위로와 힐링을 주는 특집이었다.

<수미네 반찬>이 이번에는 괌을 찾았다. 설 명절을 맞아 한식 뷔페를 차리기로 한 것이다. 김수미는 아귀찜, 묵은지청국장, 두부묵은지지짐, 시래기 꽁치조림, 우렁된장찌개, 닭볶음탕, 묵은지목살찜 등 7가지 메인 메뉴를 준비했다. 여기에 16가지의 뷔페용 반찬도 마련했다. 최현석 셰프와 여경래 셰프가 준비할 메뉴가 너무 많다며 점심과 저녁으로 분산시키자고 제안했지만, 김수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거 다 먹게끔 할 거야. 모두 맛보게 할 거야.”

어떻게 보면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수미는 고국을 떠나있는 사람들에게 음식 하나라도 더 맛보게 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과연 과거에도 그랬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한 수해 현장에서 한 할머니가 ‘라면 그만 보내고 김치 좀 보내 달라’ 요청하는 뉴스를 본 그는 ‘내일 홈쇼핑 취소하고 김치를 트럭에 실으라’고 주문했다.

결국, 제자들은 김수미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셰프들은 쉴 틈 없이 음식을 만들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기상 악화로 한국에서 보낸 식자재가 도착하지 않아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그런데도 이들은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식재료 위주로 음식을 준비하며 시간을 절약했다. 재료를 손질하는 도중에 이원일 셰프와 AOA 멤버 지민이 합류했고 오픈 당일에는 오세득 셰프까지 합류해 완전체를 이뤘다.

우여곡절 끝에 23가지 음식이 모두 완성됐다. 그 덕에 괌 주민들은 한국의 맛을 다시 맛볼 수 있었다. 어디서도 맛볼 수 있었던, 너무도 그리워 사무쳤던 맛을 즐긴 교민들은 “친정에 온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남은 반찬을 싸가는 건 덤이었다. 입덧이 심해 고생한다는 여성은 “옛날 할머니 밥 생각이 난다”며 “뱃속 아기한테 엄마 노릇한 거 같아요”라고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숨 가빴던 점심시간이 지나고 부족한 음식을 채워 넣자 곧 저녁 시간이 다가왔다. 6·25 참전용사와 가족들이 식당을 찾았고 김수미는 그들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 그렇게 애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건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고령의 참전용사는 “한국은 저에게 최고예요. 한국이 정말 좋아요”라고 화답했다. 그렇게 첫날에만 총 270명의 손님이 다녀갔다.

물론, <수미네 반찬>은 방송이다. 김수미와 셰프들, 장동민, 지민 등은 좋은 목적을 가진 프로그램에 출연한 덕에 선행을 베풀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산더미처럼 쌓인 식재료를 손질하고 그 뜨거운 웍의 열기를 견딜 수 있게 했던 건 방송이 아니라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마음을 움직임 건 음식을 통해 누군가에게 사랑과 감동을 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아니었을까. 이번에도 <수미네 반찬>이 해냈다.

직썰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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