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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를 즐겁게 살기 위해 고민하는 남자, 유병재

  • 입력 2014.06.05 12:08
  • 수정 2014.06.05 12:11
  • 기자명 고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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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을 즐겨보는 이라면 상당히 친숙한 얼굴이 있다. 작가가 직업이지만, SNL 내 <극한직업>이라는 코너에서 혼신의 매니저 연기를 선보인 유병재(27)다. 능청스러운 연기로 순식간에 유명세를 얻었지만 그는 알게 모르게 준비된 신인(?)이었다. 이제 그의 험난했던 방송계 데뷔 과정과 20대로서의 삶을 공개하겠다!


나의 원래 꿈은 코미디언

유병재 씨의 경력은 실로 다양하다. 코믹한 UCC가 화제가 되어 방송계에 입문을 했고, 작가가 되었다. 직접 연기까지 하는 배우에 싱글 앨범 발매 경력까지 있다. 허나 그는 자신의 다양한 활동 경력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저 순간순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충실할 뿐이라고 한다. 그래도 그에겐 코미디언으로서 "대중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는 뚜렷한 하나의 확신이 있었다. "저는 원래 코미디언을 하고 싶어서, 전역하고 2011년쯤에 개그맨 시험을 봤었습니다. 결과는 탈락이었지만.... 그렇게 반년 정도를 방황하다가 UCC를 찍었어요. 그런데 그 UCC를 보고 M.NET 측에서 섭외를 요청해 왔어요. 그 후에 SNL 작가로 지원해서 일하게 됐습니다. 회의 중에 <극한직업> 아이템을 냈는데, 전에 짧게나마 연기 경력이 있어서 출연 시켜주셨고, 그 덕분에 대중들이 저를 많이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요.“

그에게 방송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있다. 페이스북이다. 많은 SNS 이용자가 그가 남기는 재치 있는 포스팅을 공유한다. 유병재 씨는 SNS의 공유 시스템 덕분에 “저 같은 놈도 적지 않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며 수줍게 감사함을 표했다. 게다가 그는 “친구도, 애인도 없다보니 아이디어 구상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다”며 SNS활용에 적극적으로 임한다고 털어놓았다.

20대, 대학생, 고학번......

본인이 생각하는 ‘유병재’는 무엇인가라고 물어봤다. 그는 이 질문에 대해 사뭇 진지하면서도 의외인 답변을 했다. “코미디언이라고 하고 싶은데, 시험에 붙은 적이 없어 조금 민망하구요. 아직은 학생인 것 같습니다.”

본인이 스스로 밝혔듯, 유병재는 학생이다. 그것도 나이가 꽤 있는 고학번이다. 그렇다면 유병재에게 20대는 어떤 의미일까? 먼저 본인의 개성 넘치는 이력에 비해 상당히 평범해보이는 인문계 학교로 진학하게 된 배경을 물어봤다. 답변은 진지했지만 역시나 재치가 녹아있었다. “어렸을 땐 만화가가 되고 싶다가, 그 뒤엔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로 꿈이 바뀌었는데...... 어쨌든 전부 문화예술 쪽으로 희망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때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는데 좋은 대학에 가면 왠지 걔가 날 좋아해줄 것 같아서 열심히 공부하다가, 학교랑 과는 친누나가 추천해줘서 오게 됐습니다.”

여세를 몰아 학교생활에 대해 더 물어보았다. 그러나 이 대목에선 꽤나 담담하게 학교생활에 별 미련이 없는 야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거기에 바쁜 직업 탓에 수업에 충실하지 못한 자신의 불성실함을 교수님께 사죄하는 진중함도 보였다. “(학교 생활은) 1학년 때인가? 영화 동아리 활동은 했는데, 1년 정도 잠깐 했었고, 그 이후론 전혀 없습니다. 조직에 잘 못 섞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수업에 충실하다는 일부 목격담은) 잘못된 목격담인 것 같습니다. 전혀 충실하지 못해 교수님들께 죄스런 마음이 커요.”

학교에서 수업을 준비하는 유병재

유병재 씨는 스스로의 삶을 마음껏 즐기고 있어서 ‘20대로서의 고민’에 관한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난처 한다고 한다. “지금을 즐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미래걱정을 잘 안하고 사는 편입니다. 지금이 너무 재미있어요. 하루하루가 꿈같고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기 때문에 오히려 미래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괜히 걱정됩니다."

그렇다면 개그맨이나 학생이 아닌 20대로서의 삶은 만족스러워 할까? 물론 예상했듯이 그는 “만족스럽다”는 답변을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답 아래 숨어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최대한 어린 나이에 뭔가를 이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신동엽이 몇 살 때 데뷔했지?’, ‘임창정이 비트를 몇 살 때 찍었지?’ 같은걸 비교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다 부질없는 것 같아요. 최대한 천천히 즐기려고 하고 있어요. 빨리 즐기는 건 오히려 독이 될 것 같더라고요. 적어도 몇 십 년은 더 살 텐데. 그래서 충분히 즐기면서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재미있고 만족스럽습니다. 아쉬운 건 사랑을 좀 해보고 싶습니다. 맨날 짝사랑만 해서......“

내가 뭐라고 조언을 해줘요......

마무리로 그에게 주위 또래나 후배들에게 건넬 조언을 부탁했다. 대답은 간단했다. “내가 뭐라고 조언을 해줘요” 라는 다소 소심한(?)말이었다. 이 짧은 말에서 그의 생각이 잘 느껴졌다. 거창하지 않고 대단하지도 않지만, 남 신경 안 쓰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삶. 조언이나 어떤 이론적 방법이 아닌,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추구하는 삶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뱉은 다소 격한 발언을 소개하려 한다. 쓸지 말지를 고민했지만 가장 ‘유병재스러운’ 답변인 듯하다.

- 유병재에게 청춘이란?
“졸라 좋은 것 같아요. 젊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거 다 제쳐두고 좋아요. 늙기 전에 왕창 즐겨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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