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검찰에 출두한 정태옥 의원. 연합뉴스
6월 지방선거에서 '이부망천' 발언으로 고발당한 전 자유한국당 정태옥(대구 북구을. 무소속) 국회의원이 7일 검찰에 소환됐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50분경 대구지검 청사에 나타나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혔다.
“본의는 아니었지만 제 말실수로 인천·부천 시민들께 큰 심려 끼쳐드려서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있었던 사실에 있어서 객관적 사실과 제 입장을 검찰 조사에서 정말 성심성의껏 응하겠습니다.”
정 의원은 자유한국당 대변인 당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생방송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 살다 이혼하면 부천 가고 더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쪽으로 간다"고 발언했다. 그의 발언은 '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산다'는 '이부망천'이라는 조어로 회자되며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민주당은 정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고, 자유한국당 인천시당과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까지 정 의원의 의원직 사퇴과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정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고 손해배상소송인단을 모집했다.
특히 인천 시민들은 정태옥 의원이 2010년 민선5기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으로 부임해 3년간 공직생활을 마친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정 의원은 대변인직에서 물러나고 한국당을 자진 탈당했다.
대구지검 공안부(부장검사 김성동)는 인천지검과 인천지검 부천지청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정 의원에게 발언의 경위와 고의성 여부 등을 조사했다. 정 의원에 대한 고발장에는 공직선거법상 지역비하와 허위사실공표, 형법상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혐의가 적혀있다.
정 의원은 지난주 죽산 조봉암 추모제에 참석해 54일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민주당 쪽에서 현 시장(유정복)을 비판하면서 통계를 제시하길래, 왜 그런 통계가 나오게 됐는지 말하다가 적절치 못한 말을 했다. 죄송하다. 공식적인 사과는 가을에 인천을 방문해 시민들 앞에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직생활 막바지 3년을 인천에서 보내고 떠났다. 제가 사고를 치긴 했지만, 다시 인천과 연결되는 느낌이다. 인천과 좋은 인연을 이어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과연 인천 시민들이 그와의 좋은 인연(?)을 이어갈 뜻이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