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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갑질' 직접 규탄하는 아시아나 직원들

  • 입력 2018.07.04 13:07
  • 수정 2018.07.04 14:05
  • 기자명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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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소위 '노밀(No-meal) 운행'으로 항공사 아시아나의 기내식 대란이 논란인 가운데 아시아나 항공의 직원들이 "박삼구 아시아나 회장의 갑질 및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나선 사실이 알려졌다.

4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나 항공 직원들은 이미 6일 광화문에서 '갑질 및 비리 폭로 집회'를 열기로 결정했고 현재 SNS 등으로 해당 내용을 공유 중이다.

집회를 계획한 주인공들은 승무원이나 정비기사 등 항공사 직원이라고 했을 때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평직원들이었다. 한국일보가 보도한 업계 취재 내용에 따르면 그들은 "침묵하지 말자"는 제목의 익명 채팅방을 개설했다. 참여 인원은 벌써 1000여 명이 넘어갔다.

"침묵하지 말자"의 멤버들은 최근 언론에 보도되며 아시아나의 기내식 갑질 논란을 폭발적으로 확산시킨 협력업체 대표 A 씨의 죽음을 추모하자며, 집회 당일 드레스 코드를 검은색으로 협의했다.

ⓒ연합뉴스

앞서 7월 2일 사망 소식이 알려진 A 씨는 아시아나 협력업체 샤프도앤코의 재하청 업체 대표였다. '노밀 운행'으로 아시아나의 기내식 갑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 업계에선 A 씨의 죽음 또한 아시아나의 갑질과 관련 있는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내식 납품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A 씨와 회사 직원들이 너무 과도한 일정에 시달렸으며, 그로인해 심각한 육체적, 심리적 압박을 받은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침묵하지 말자" 멤버들은 A 씨의 사망 관련 사안 이외에도 "기내식 납품 재계약조건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1600억 원 규모) 매수 요구" "열사로부터 966억 원 차입 시 이사회 의결-공시의무 불이행" 등 박삼구 회장의 여러 갑질 사안들을 폭로할 예정.

대형 항공사의 직원들이 오너 일가의 비리, 갑질 문제 등을 스스로 지적하고 나선 것은 올해 벌써 두 번째다. 지난 4~5월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을 계기로 대한항공 내 직원들의 오너 일가 규탄 운동이 확산됐다. 5월 4일엔 약 2천여 명의 대한항공 직원이 '벤데타 가면'을 쓰고 나와 조양호 일가의 퇴진을 외쳤다.

대한항공 조 씨 일가 퇴진 시위 ⓒKBS

이번 아시아나 항공의 박 회장 규탄 움직임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2014년 대한항공의 소위 '땅콩 회항' 이후 계속해서 지적됐던 문제, 즉 기업 내부 갑질에 대한 은폐/통제의 분위기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용기를 가지고 "침묵하지" 않는 이들이 진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직썰 에디터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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