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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의 '농약급식'주장 알고 보니

  • 입력 2014.05.27 09:43
  • 수정 2014.05.27 09:57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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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서울시장 후보 두 번째 TV토론이 열렸습니다. 서울시장 TV토론에서 정몽준 후보와 박원순 후보 간의 이슈는 '친환경 무상급식 농약' 논란이었습니다. 정몽준 후보는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가 제공하는 학교 급식용 농산물에 농약이 있었다며 박원순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정몽준 후보는 감사원의 결과가 있었다고 주장했고, 박원순 후보는 사전에 폐기됐으니 오히려 칭찬받을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 두 사람의 공방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진실이 무엇인지 헷갈릴 수가 있어, 제대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진짜 농약 급식이 이루어졌는가?

정몽준 후보의 TV토론을 보면 마치 서울시가 주관하는 '친환경유통센터'가 농약이 나온 농산물을 학교에 공급했다는 식이었습니다. 결론을 내리면 농약 급식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감사원 결과를 토대로 재구성하면

1. 친환경유통센터 검사를 통해 잔류 농약 검출
2. 친환경유통센터 잔류 농약 검출 농산물 폐기
3. 감사원의 서울시 지적 사항: 잔류 농약에 대한 정보를 친환경농산물 인증 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통보하지 않았으니 앞으로 주의 바람.

정몽준 후보가 박원순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농약 급식'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가 농약이 남아 있는 농산물을 학교에 공급했다는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정몽준 후보와 보수단체에서는 감사원 자료에 '잔류 농약이 검출된 친환경농산물이 인증취소 되지 않은 채 학교에 고가로 납품되고'라는 문구를 가지고 박원순 후보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 문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조금 더 알아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박원순의 친환경유통센터 VS 문용린의 학교급식 전자입찰

감사원이 지적한 내용을 정확히 알려면, 현재 서울시 학교에 제공되는 급식의 안전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고 검사하는지 비교해봐야 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하는 학교가 2013년 854개에서 2014년 30개로 줄었습니다. 이에 반해 전자조달 시스템을 이용하는 학교는 2013년 390개에서 1171개로 심하게 증가했습니다. 학교들이 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하지 않게 된 배경에는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이 발표한 '2014년 학교 식재료 구입 개선 방안' 때문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의 학교 식재료 구매방법 개선안에 따라 일선 학교 대부분은 서울시장의 '친환경유통센터' 급식 농산물을 전자조달시스템으로 바꾸었습니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방침에 따라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을 이용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로 안전성 검사는 '서울 친환경유통센터'와 비교하면 형편없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eaT)를 보면 안전성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있지만, '서울 친환경유통센터'는 학교 납품 전 자체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이 지적한 잔류 농약은 학교에 공급되기 전에 사전에 검출됐고 폐기됐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시의 '친환경유통센터'의 잔류 농약 검사를 보면 하루에만 100~120건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간 3만여 건에 해당합니다. 이에 반해 서울시교육청의 안전성 검사를 보면 1300여 개 학교가 1년에 고작 7~8건만 실시합니다. 누가 봐도 당연히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의 잔류 농약 검사가 더 철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박원순 죽이기 위해 우리 아이들을 죽이는 보수 교육감

그 누가 비교해도 '친환경유통센터'의 학교 식재료 공급이 더 안전했지만,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이를 학교에서 하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무상급식 논란으로 불거진 보수와 진보의 선거판에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보수 교육감이고, 박원순 시장은 시민단체 출신의 서울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은 학교 급식이 편파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전자조달 시스템으로 바꾸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급식시설과 위생 등의 안전점검에 참여하는 학부모 성향을 파악하여 시민단체와 일반 학부모의 참여를 제한하는 등, 정치 편향적인 의도를 보여줬습니다.

정당과 사상을 떠나 '2014년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법 개선안'이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했다면 이렇게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주도한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법 변경은 우리 아이들을 더 위험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기존에 학교급식에 제공되는 식재료는 친환경 식재료 의무 구매 비율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는 70% 이상, 중학교는 60% 이상입니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2014 학교 식재료 구매방법 개선안'을 보면 친환경 식재료 구매비율이 50% 이상으로 변경됐고, 이마저도 의무가 아닌 권장사항으로 바뀌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을 친환경 식재료 구매비율 자체를 아예 없애려다가 서울시가 강력하게 반대해서 그나마 50% 이상을 유지했던 것입니다.


채소들의 싱싱한 소리가 들리는 급식판을 기다리는 아이의 웃음이 문용린 교육감의 학교급식 개선 방안 때문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일선 영양교사들은 예전처럼 친환경센터에서 제대로 된 먹거리를 공급받아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지만, 현실은 교육감-교장 등의 명령으로 불가능해졌습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토론에서 정몽준 후보가 제기한 '친환경 급식 농약 논란'을 아이엠피터는 너무 반겼습니다. 왜냐하면 서울시장 선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교육감 후보를 검증할 기회가 됐기 때문입니다.

정몽준 후보가 앞으로 친환경급식 논란을 더 적극적으로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논란을 통해 박원순 시장의 '친환경유통센터' 와 문용린 교육감의 '전자조달 입찰' 방식을 비교, 어느 것이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지 제대로 검증했으면 합니다. 특히 정몽준 후보는 '농약은 과학이다'라는 서울시 교육청의 학교급식 학부모 연수 자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꼭 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시는 청렴도가 1위였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꼴찌였습니다. 그것도 전국 17개 교육청 중에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원순 시장을 공격하기 위해 서울시 친환경무상급식 논란을 벌이는 정몽준 후보의 용기는 아주 높이 살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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