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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을 지낸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 샐러리맨의 신화를 거쳐 대통령 자리까지 올라간 MB가 결국 싸늘한 구치소에서 정치 인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22일, 서울중앙지법은 110억원대 뇌물 수수와 34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13년 2월 퇴임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이쯤에서 파란만장했던 MB의 일생을 다시 한 번 돌아보도록 하자.

MB는 지독한 가난 속에서 고려대 상대를 졸업했다. 대학교 3학년 때에는 상대 학생회장에 당선돼 6·3 사태의 주모자로 서대문형무소에서 6개월 동안 복역하기도 했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현대건설에 입사해 2년도 되지 않아 대리로 승진했고, 29세 이사에 이어 35세에 현대건설의 사장이 되는 샐러리맨의 신화를 일찌감치 이뤄냈다.

회사원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성공을 이룬 MB는 정치에 눈을 돌렸다. 그가 정치를 시작한 것은 1992년 당시 신한국당 대표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국구 공천을 받으면서다.

이후 이명박은 1995년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다가 실패했지만, 이듬해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종로구에 출마해 이종찬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게 되고, 이 와중에 의원직을 사퇴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시간이 흘러 2002년, 이명박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대선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서울시장 역임 도중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체계 개편, 서울숲과 서울광장 조성 등 각종 대형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덕분에 개발주의 행정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강한 추진력을 보였다"는 칭찬과 함께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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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인기가 높아진 이명박은 제17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다. 당시 경쟁자였던 박근혜와의 당내경선 혈투 끝에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명박은 압도적인 득표차로 2008년 2월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명박근혜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대통령 이명박’은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경제적 지평을 넓히는 데 주력했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했으며,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 등 경제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친인척/최측근들의 구속과 정부 출범 직후 벌어진 쇠고기 파동 등은 이명박 정부에 직격탄을 가했다.

특히 이명박이 임기 중 22조원을 들여 진행한 4대강 사업은 아직까지 이어지는 논란의 중심이다. 일각에서는 실제로 홍수가 줄었다며 호평하지만, 한편에서는 총체적 부실 사업이며 환경 파괴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임기가 끝나고 정치적인 라이벌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하자, MB는 현실 정치와 거리를 뒀다. 이 과정에서 친박(친박근혜)계가 집권 여당의 헤게모니를 쥐었고, 그 이후 친박계의 공천학살과 함께 친이(친이명박)계 정치인들이 19대·20대 총선에서 줄줄이 낙천하는 현실을 지켜봐야 했다.

MB에 대한 수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됐다.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수많은 범죄혐의들이 드러나고,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부터 친인척까지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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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혐의 부인과 함께 ‘이명박 죽이기’ 등 정치 성명을 발표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응 수단이 없었다. 검찰 수사의 칼날을 피하지 못한 MB는 결국 구속영장을 받아 피의자 신분으로 구치소에 수감되고 말았다.

구속영장에 적시된 이 전 대통령의 혐의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 ▲이팔성 전 우리금융회장 불법자금 22억5천만원 ▲다스 140억 반환 개입 및 삼성 뇌물수수 의혹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경영비리 의혹 등 12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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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구속을 기념해 MB의 인생역정을 빠르게 훑어보았다. 물론 구속 자체로 범죄가 입증된 것은 아니고, MB가 모든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재판에서 지루한 진실공방이 이어질 예정이다. 구속과 함께 정치생명은 끝났지만 앞으로 남은 자연인 이명박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기나긴 재판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