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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자살한 간호사 '추모 리본' 수거한 아산병원

  • 입력 2018.02.27 18:28
  • 수정 2018.05.11 15:12
  • 기자명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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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서울 아산병원이 투신해 숨진 소속 간호사를 추모하는 리본을 모두 떼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아산병원 소속 간호사 박 모씨는 송파구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박 모씨의 남자친구 A씨가 “간호사 윗선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태움’이라는 것이 여자친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며 자살 이유를 주장하고 나섰다.

박 모씨의 자살 이후 간호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지난 26일 밤 11시 잠실나루역에서 성내천을 건너 서울 아산병원으로 가는 육교에는 하얀 리본이 걸리기 시작했다. 수백 개의 추모 리본에는 박모 씨를 추모하고 아산병원을 비난하는 글귀가 적혔다.

ⓒ시사저널

그러나 다리에 묶인 추모 리본은 3시간 만에 사라졌다. 가로등 옆에 붙어있던 ‘#나도 너였다’라는 추모 집회 포스터도 없어졌다.

27일 시사저널은 아산병원이 리본과 포스터를 떼어냈다고 보도했다. 병원 홍보실은 “항의가 들어와 옮긴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환자 치료하는 병원 앞에 ‘죽음’과 같은 부정적 표현이 쓰인 것이 불편하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며 “리본을 매단 사람들에게 이동을 요구하려 했으나 누군지 몰라 새벽 3시까지 지켜보다 떼어냈다”고 설명했다.

박 모씨를 추모했던 간호사연대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간호사연대가 (추모 리본을) 주도했다고 추론할 수 있지 않냐”며 “(병원 측에서) 연락 온 건 없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박 모씨의 자살 이후 간호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자 아산병원이 이를 의식해 리본을 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병원 홍보실은 “(간호사연대를) 알았다면 직원들이 새벽 3시까지 육교 위에 서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모씨의 추모 리본은 아산병원 보안팀에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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