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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성폭력 은폐 위해 회견 리허설까지 했다

  • 입력 2018.02.21 13:42
  • 기자명 한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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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맞지만, 성폭행 아니다란 말, 미리 리허설 거친 주장이었다.

연출가 이윤택의 성폭력 이슈로 과거 그가 감독을 맡았던 연극단 연희단거리패가 해체를 결정한 가운데, 연희단거리패에서 오랜 시간 배우이자 연출가로 활동해온 A 씨가 이윤택 본인과 연희단거리패 내부의 성폭력 축소, 은폐 시도를 자신의 SNS에 폭로했다.

논란을 부른 A 씨의 내부 고발 게시글 ⓒSNS 갈무리. 뉴스1 제공

A 씨에 따르면 이윤택의 성폭력이 최초 고발된 이후 연희단거리패는 진행 중인 공연을 중단하지 않기 위해 여러 차례 대처방식을 회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모욕하고, 단원들에게 입장을 강요하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

A 씨는 특히 ㅈㅇㄱ라는 이니셜로 한 선배를 지목했다. 그가 A 씨 본인에게 내부의 결속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본인의 입장을 밝히라고 종용했다는 이야기였다.

선배 ㅈㅇㄱ는 다른 후배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질문을 일일이 던졌다. 여성 단원들에겐 공개적으로 이상한 일이 없었는지캐묻기까지 했다. 이후로 그는 우린 잘못한 것이 없다며 공연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극단 대표도 마찬가지의 입장이었다. A 씨에 따르면 극단 대표는 공연을 지속할 수 없다는 내부 의견에 대해 우리가 왜 그렇게까지 해야 돼?”라며 화를 냈다. 이윤택 본인 또한 지속적으로 “(피해 고발자가) 우리를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라며 의견을 같이했다.

기자회견에서의 이윤택. 그는 회견에서 성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연합뉴스

A 씨는 또한 이윤택의 성폭행 사실과 피해자의 낙태 사실이 추가 고발됐을 때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A 씨는 성폭행과 낙태라는 고발 내용을 접한 이윤택이 곧바로 피해자의 실명을 언급했고, 공연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몇몇 단원들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공연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고발 내용이 진짜 사실이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이어지는 글에서 A 씨는 연희단거리패가 성추행은 사실, 그러나 성폭행과 낙태는 사실무근이라는 내용의 기자회견 리허설까지 가졌음을 추가로 폭로했다. 이윤택과 극단대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행위였다. A 씨에 따르면 이윤택은 변호사에게 전화해서 형량에 관해묻고 사과문을 만들었다.

A 씨가 글로 적은 기자회견 리허설의 상황을 요약하면 이렇다.

사과문을 완성한 이윤택이 단원들에게 기자회견 리허설을 제안했다. 단원들이 기자회견에서 나올 예상 질문을 했고, 이윤택이 답변하는 식이었다. 한 단원이 “성추행 말고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보가 있는데 사실입니까?”라고 물으면 이윤택이 성폭행은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낙태는 사실입니까?”라는 질문에도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연출된 표정이었을까. ⓒ연합뉴스

A 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 리허설은 중간중간 극단대표와 이윤택 간 표정 (연기) 지시가 이루어질 정도로 치밀했다. A 씨는 극단 대표가 “선생님 표정이 불쌍하지 않아요. 그렇게 하시면 안 돼요라고 말했고, 이윤택이 다시 표정을 지으며 이건 어떠냐고물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내부고발을 감행한 A 씨는 현재 극단을 떠나 있는 상황이다. 글 말미에서 A 씨는 극단 사람들이 아직 자신을 내부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도 이윤택에게 전화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윤택 기자회견에서 이윤택을 규탄 중인 한 여성 ⓒ연합뉴스

각 언론이 A 씨의 글을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논란이 계속 꼬리를 물고 있다. A 씨의 고발 글이 SNS에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에, 일각에선 “A 씨 또한 자신보다 약한 위치에 있는 여성, 조연출 등에게 폭력을 행사했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다만 이에 대한 자세한 고발이나 정확한 제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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