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한국 GM이 군산공장 폐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은 곧바로 “문재인 정부는 뭐했냐”며 비난에 나섰습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일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문재인 정부는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4년간 한국 GM의 적자가 2조 5,000억 원에 이르고 군산 공장의 가동률이 20~30%에 그치는 등 그동안 한국 GM과 관련한 경고등이 수없이 켜졌었다.”

김 대변인은 최근 4년간 한국 GM의 적자가 2조가 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상황은 기사에도 잘 보도돼 있습니다. 조선비즈는 2013년 12월 6일 GM이 2016년부터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단 자동차를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한국 생산량이 20% 이상 줄어들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습니다.

▲ 2013년 12월 GM은 유럽에서 쉐보레 차종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그 시간의 대부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재임 기간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시 여당이던 자유한국당은 대체 뭘 했는지 되물어야 합니다.

특혜 줬지만 결국은 철수했을 GM

▲ 2014년 청와대에서 GM 사장을 만난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정부는 한국 GM에 각종 특혜를 지원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서울신문PDF

아무리 박근혜 정권 때 벌어진 일이라도 문재인 대통령도 한국 GM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한국 GM에 각종 특혜를 줬지만 상황이 좀처럼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공장 폐쇄를 막을 큰 방도가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에 방문했습니다. 방미 간 박 전 대통령은 미 상공회의소 주최 ‘CEO 라운드테이블’에서 대니얼 애커슨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을 만났습니다. 당시 GM 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엔화 약세 현상’과 ‘통상임금’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박 전 대통령은 “통상임금 문제는 한국 GM만이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가 안고 있는 문제인 만큼 꼭 풀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2014년 GM은 한국 정부의 환경 규제를 핑계 삼아 다마스와 라보 차종을 단종시켰습니다. 당시 박근혜 정권은 GM의 요구에 따라 2015년 1월 시행 예정이었던 안전성제어장치(ESC), 제동력지원장치(BAS), 바퀴잠김방지식제동장치(ABS), 안전벨트 경고등/경고음 등의 규제 적용을 6년간이나 유예해줬습니다. (관련기사: GM에 특혜 안겨준 박근혜 정부, 배신당할 운명?, 프레시안)

GM은 공장 철수를 빌미로 한국에서 각종 특혜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2017년 호주 공장 폐쇄에서 알 수 있듯 이는 단순히 정부의 지원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특혜를 줬다면 한국 GM의 사정은 나아졌을까요?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돕지 않아 한국 GM 공장이 폐쇄됐다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믿기 어렵습니다.

▲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세월호 사건은 노무현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뉴스타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세월호 참사가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뉴스타파 팩트체크 팀은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말을 검증하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관련 기사: 2017대선 팩트체크 正말?, 뉴스타파)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규제완화와 선박안전검사 체계의 허술, 정부의 부실한 관리감독과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 등 많은 요인들이 제기돼 왔다. 때문에 세월호 참사의 근원을 모회사에 대한 부채탕감 탓으로 환원시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모든 이슈를 정치 공세로만 이용하는 자유한국당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거짓으로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정치 싸움으로 권력을 잡으려는 정치는 구태의연합니다. 이런 모습이 반복된다면 국민의 신뢰 또한 떨어진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