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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조직위원 파면' 청원에 나경원이 보인 반응

  • 입력 2018.01.24 16:40
  • 수정 2018.01.24 16:43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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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의 올림픽 조직위원 파면 청원 참여자가 24만 명이 넘었다. 나경원 의원은 ‘조직된 정권 지지자들의 청원’이라며 ‘자신의 파면을 정부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을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직에서 파면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24만 명이 넘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한 달 내에 20만 명이 넘으면 청와대 등 정부가 공식적인 답변을 하게 돼 있다. 나 의원은 지난 23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조직된 정권 지지자들의 청원이며 위원직 임명은 올림픽조직위의 권한으로 정부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 마디로 파면 청원 참여자가 수십만 명이 넘어도 자신을 파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에서도 나 의원을 직접 파면할 수는 없다. 답변 또한 원론적인 수준에서 그칠 수 있다. 그러나 4일 만에 수십만 명의 국민이 왜 나경원 의원의 파면을 요구했는지는 살펴봐야 할 문제다.

올림픽을 정치 싸움으로 변질시키다

나 의원의 조직위원 파면 청원이 올라온 직접적인 계기는 나 의원이 IOC에 남북한 단일팀 반대 서한을 보냈기 때문이다. 남북 단일팀 참여를 극찬하는 외신 보도와는 전혀 다른 행보다.

남북 공동입장, 단일팀 합의에 관한 주요 외신 반응ⓒ인터넷 커뮤니티

한국 아이스하키팀 선수들의 상황을 이해하며 남북 단일팀 참가에 반대 의사를 표할 수는 있다. 그러나 나 의원의 목적은 아이스하키팀 선수들을 위했다기 보다는 문재인 정부 흔들기로 보인다.

2010년 MB정권 시절, 자유한국당은 남북단일팀 유치를 명문화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 지원 특별법’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당시 북한의 참가를 강력하게 요구했던 나 의원이 남북 단일팀을 반대하는 것은 모순인 셈이다.

나 의원이 올림픽 조직위원으로서 선수를 생각한다면 아이스하키팀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노력부터 기울였어야 한다. ‘평양올림픽’ 운운하며 외부의 힘을 빌리는 모습은 여야를 떠나 올림픽 조직위 위원으로서 올바른 자세라고 볼 수 없다.

김연아보다 먼저 받은 체육훈장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는 서훈 규정 개정에 따라 2014년에는 청룡장 훈장을 받지 못했다. 그해 청룡장은 나경원 의원이 받았다.

국민 수십만 명을 나 의원 파면 청원으로 이끈 배경에는 김연아 선수도 있다. 평창올림픽 유치 공로자 중 한 사람인 김연아 선수는 2016년 청룡장 훈장을 받았다. 2014년에 개정된 체육분야 서훈 규정 때문이다. 그 해 청룡장 훈장을 받은 주인공은 바로 나 의원이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청룡장 수상 규정에서 메달 총점을 1000점에서 1500점으로 변경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600점) 2개와 은메달(360점) 1개 이상을 획득해야 청룡장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메달 총점이 1424점이었던 김연아 선수는 청룡장을 받지 못했다.

2014년 3월 나경원 의원이 청룡장을 받자 많은 네티즌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나 의원이 성공적인 평창스페셜올림픽 유치에 공을 세웠다며 훈장 수여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서훈 규정을 떠나서 한국에 메달을 안겨준 선수보다 정치인이 우선시됐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김연아 선수는 지금도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며 묵묵히 홍보대사로서 열일 중이다. 반면 김연아 선수보다 청룡장을 먼저 수상했던 나 의원은 오늘도 열심히 ‘평양올림픽’을 운운하며 정치공세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나경원 의원의 청룡장 훈장 서훈을 취소해달라’는 요청이 올라온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거짓말 정치인을 퇴출시키겠다는 국민

나경원 의원은 자위대 행사 참석과 장애인 목욕 사진 사건 등이 벌어지자 해명했지만, 관련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나 의원은 거짓말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던 정치인이다. 2004년 나 의원은 주한일본대사관에서 주최한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나 의원은 “행사 내용을 모르고 참석했다가 뒤늦게 알고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 의원이 ‘자위대’ 행사를 알고 있었다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탄로났다.

나 의원이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장애인을 목욕시키는 사진을 찍어 논란이 벌어졌다. 나 의원은 “장애인 시설에 봉사하러 왔다가 마침 와 있던 기자에게 찍힌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장에 반사판과 조명까지 있었던 사진이 공개되면서 거짓말 이 들통났다.

2016년 ‘뉴스타파’는 나 의원 딸이 대학에 부정 입학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2년 대학 입학 실기 심사위원장 이병우 교수는 이듬해인 2013년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에서 음악 감독을 맡았다. 당시 스페셜 올림픽 위원장은 나 의원이었다.

뉴스타파 보도 이후 나 의원은 법적 대응에 나섰다. 부정 입학 의혹에 대해 보도했던 기자에게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걸었다.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은 뉴스타파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나경원 의원 딸 성신여대 부정입학 의혹’ 보도 뉴스타파 기자 무죄 선고)

서울중앙지법은 “나 의원과 성신여대 총장을 비롯한 입학 관련 교수들은 공인이고 대학입시는 공공성을 갖는 사안”이라며 “감시와 비판은 타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이상 쉽게 제한돼서는 안 된다. 보도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단순히 나 의원이 남북 단일팀을 반대해서 파면 청원이 올라온 게 아니다. 잦은 거짓말과 말 바꾸기를 했던 과거 행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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