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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타령하던 홍준표가 팩트 논란에 휩싸였다

  • 입력 2018.01.22 16:05
  • 기자명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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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발언이 팩트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강조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그러나 정작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 허위사실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스스로 팩트 논란에 휩싸이며 자신의 주장을 자신이 반박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연합뉴스

22일 열린 당대표 신년 기자회견. 대표는 지금까지 있어 왔던 '막말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자신은막말이 아닌 팩트를 얘기한 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허위로 이야기하면 절대 상처를 받는다. 팩트를 이야기할 가장 가슴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면서 "철부지들은 팩트를 막말로 본다" 말했다. 즉, 자신의 발언들은 막말이 아니라 팩트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발언을 해명했다. 지난 16 대표는 권력기관 개혁안을 발표한 조국 수석이 '사법시험 통과 못한풀이를 하고 있다' 주장한 적이 있다.

ⓒJTBC

이같은 대표의 발언은 조국 수석이 사법시험을 응시했지만 떨어져서 분풀이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정작 조국 수석은 애초에 사법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법학자의 길을 걸었다. 응시하지도 않은 시험에 통과하지 못했다고 화가 날 리는 없다.

ⓒJTBC

이에 홍준표 대표는 "사법시험에 응시했느냐 했느냐를 얘기한 아니라 '통과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내가 시비가 나올 같아서 용어를 '사법시험에 떨어졌다' 하지 않고 '통과하지 못했다' 말한 "이라고 해명했다. 유아들의 말장난 수준에 가까운 어처구니 없는 해명이었다.

겉으로만 보면 맞는 말이긴 하다. 응시한 적이 없으니 통과할 없는건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말에는 맥락과 뉘앙스라는 것이 있다. 응시하지도 않은 시험을통과하지 못했다 표현하면서 한풀이 얘기를 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사실 왜곡이다. 앞뒤 인과관계를 모두 잘라내고 던져놓은 단편적인 진술을 팩트라고 주장한다면 대표는 외무고시, 행정고시, CPA 중 단 하나도 통과하지 못했다 말도 팩트다.

이후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자회견이 1시간 이상 진행되자 "이쯤 하자"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자신의 기자회견 방식을 비교했다. 참고로 대표의 22 신년 기자회견은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사전 질문지가 없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대표는 "나는 대통령처럼 답변을 써주는 프롬프터도 없다" " 대통령은 기자들이 물으면 실시간으로 프롬프터에 (답변이) 올라오더라", "그런데 나는 지금 혼자 답변을 해야 한다" 말했다. 이는 사전 질문지 없이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프롬프터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답변을 했다는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청와대에 따르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답변을 써주는 프롬프터는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 기자당 질문을 하나씩 하기로 했으나 기자가 복수의 질문을 경우 혼선이 생길 있어 질문 요지를 프롬프터에 띄운 "이라며 "답변은 대통령이 즉석에서 "이라고 밝혔다. 그러니까 홍준표 대표의 말은 팩트가 아니라 뇌피셜이었던 것이다.

이쯤 되면 팩트가 무슨 뜻인지 알고 계신가 하는 의문이 수밖에 없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내뱉고 팩트라고 주장한다고 말이 팩트가 되는 아니다. 팩트는 사실을 뜻한다. 막말이 아니라 팩트라던 대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뇌피셜이었다.

예전과는 달리 실시간으로 팩트체크가 진행되는 정보화 사회다. 계속되는 홍적홍을 막기 위해서라도 팩트가 아닌 발언을 하지 말든지, 아니면 처음부터 팩트를 주장하지 말든지 하나만 선택하시는게 이롭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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