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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77만원 세대'다

  • 입력 2017.12.30 12:20
  • 기자명 박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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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미만 저소득층 청년 가구의 한 달 소득이 78만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8만원 세대’는 옛말이 되고, ‘77만원 세대’가 출현하는 걸까요.

경향신문은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청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주가 30세 미만이고 소득 1분위(하위 20%)에 해당하는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78만1000원이었습니다. 이들 중 10대 가구주도 있으나 아주 소수이며, 대부분 20대 가구주였습니다.

그런데 30세 미만 저소득 청년 가구의 월 소득은 2013년 이래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2013년 90만8000원에서 2014년 81만원, 2015년 80만6000원으로 떨어지더니 지난해는 사상 처음 80만원에 못 미쳤습니다. 30세 미만 가구 중 연소득 1000만원 미만(월 83만원 미만) 비중은 2013년 4.4%에서 지난해 8.1%로 두 배 커졌습니다.

저소득 청년 가구가 증가한 통계상 이유는 우선 1인 가구의 증가입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청년 비정규직 문제’입니다.

ⓒ연합뉴스

77만원 세대의 출현은 이미 오래전 예견돼 있었습니다. 7년 전부터 ‘88만원 세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77만원 세대’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있었는데요. 2010년 10월 시사저널은 다음과 같이 보도했습니다.

‘77만원 세대’는 ‘88만원 세대’와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88만원 세대’는 경쟁 사회, 승자 독식 구조에 철저하게 승복한다. 그들은 토익·토플 등 책에 파고들고 각종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며 자신들의 ‘스펙 쌓기’에만 몰두한다. ‘77만원 세대’는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이미 한 차례 걸러진 이들이다. 이들은 ‘스펙 쌓기’에 몰두하기보다 당장 한 주, 한 달의 밥벌이를 고민해야 한다. ‘77만원 세대’는 바로 낙오된 청년 구직자들의 ‘깊은 절망’을 상징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10년 사이 청년들의 삶은 ‘절망의 덫’에 갇혔습니다. 정부가 그간 청년 취업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눈을 낮춰라’, ‘노력하면 된다’,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려라’며 청년 개인의 문제로 치환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마이너스 인생을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푸어의 현실은 전혀 바라보지 못한 채 말입니다.

청년들은 삶은 언제 ‘안정 궤도’에 오를 수 있을까요. 10년 후인 2028년에는 55만원, 44만원 세대가 출현하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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