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탄저균 뉴스 쏟아내는 TV조선의 숨은 의도

  • 입력 2017.12.27 10:44
  • 기자명 아이엠피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2월 26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서 청와대 직원 누구도 탄저균 예방 주사를 맞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와대 화면 캡처

청와대가 탄저균 관련 가짜 뉴스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12월 26일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청와대 직원 500명이 국민 몰래 탄저균 예방 주사를 맞았다’는 가짜 뉴스에 대해 “청와대 직원인 제가 말씀드린다. 청와대 직원 누구도 주사를 맞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고 부대변인은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서 “지난 2015년 탄저균 배달사고로 이전 정부에서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며 “청와대와 질병관리본부는 탄저 테러로부터 사전 예방 및 노출 후 예방적 치료를 목적으로 올해 관련 약품을 수입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4일 탄저균 관련 가짜 뉴스에 대해 “매우 악의적인 해석을 함으로써 현 정부와 청와대 신뢰를 결과적으로 훼손시켰다”며 “가능한 강력한 법적 조처를 강구할 방침”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미 국감에서 밝혀졌던 탄저 백신 구입

▲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월 청와대가 탄저 백신 구입한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나 예방 주사를 맞았다는 주장은 하지 않았다. ⓒ약업신문 화면 캡처

청와대 직원이 탄저균 예방 주사를 맞았다는 가짜 뉴스의 빌미가 된 발언은 지난 10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와대 경호실이 대통령과 청와대 근무자를 위해 탄저 테러 치료제 구입을 추진했다고 밝혔습니다.

탄저균 관련 가짜 뉴스에 등장하는 청와대 경호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낸 공문이 김 의원이 국감에 제시한 증거 자료였습니다. 김 의원의 ‘국민의 안전을 위해 탄저 테러 치료제를 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짜 뉴스를 거치며 ‘청와대가 국민 몰래 탄저 테러 예방 치료제를 맞았다’고 둔갑한 것입니다.

당시 김 의원은 “우리가 속히 치료제와 예방제를 개발할 여력이 없다면 국민들이 탄저 테러에 대비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치료제 수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탄저균 치료약은 1997년 질병관리본부가 연구를 시작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참여했고 현재는 조건부 임상시험 단계에 있습니다.

갈수록 황당해지는 가짜 뉴스

▲ 극우성향 매체로 알려진 뉴스타운은 청와대 근무자가 국민 몰래 탄저균 백신 주사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뉴스타운 화면 캡처

이후 탄저균 치료제와 예방제를 신속히 개발하거나 수입해야 한다는 김상훈 의원의 주장은 ‘청와대 식구들, 탄저균 백신 수입해 주사 맞았다’라는 가짜 뉴스로 왜곡됩니다.

극우 매체인 뉴스타운은 지만원 씨의 사설을 인용하며 ‘탄저균 대폭발, 청와대에 대형화재 발생’이라는 황당무계한 제목의 기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뉴스타운은 청와대가 탄저균 백신을 수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청와대 근무자가 탄저 테러 예방 주사를 맞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예방접종의 특성만 알아도 이 주장이 얼마나 황당한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미국 FDA는 예방접종 대상자를 군인과 실험실 종사자로 한정하며 최초 투약 후 2주 뒤, 4주 뒤, 6개월 뒤, 1년 뒤, 그 이후 매년 반복 접종을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가짜 뉴스의 메시지뿐 아니라 이를 알린 메신저도 신뢰할 수 없긴 매한가지입니다. 지만원 씨와 뉴스타운은 지난 8월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5.18 기념재단과 천주교 광주대교구, 유족 등에게 8,2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가짜 뉴스로 탄저균 공포 조장하는 TV조선

▲ 탄저균 가짜 뉴스 이후 TV조선이 보도한 탄저균 관련 뉴스 ⓒTV조선 화면 캡처

극우 매체를 활용해 가짜 뉴스로 공포 마케팅을 하는 언론도 있습니다. 바로 TV조선입니다. TV조선은 탄저균 관련 가짜 뉴스가 등장한 이후 연일 이와 관련된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대부분 북한과 관련된 뉴스였습니다.

靑, 탄저균 백신 350인분 구입…北 탄저균 미사일 실험 때문?

北, 치사율 80% ‘탄저균’ 미사일에 탑재 실험

탄저균이 뭐길래…”北, ICBM 탄저균 탑재 실험도”

[뉴스현장] 탄저균, 핵무기보다 무섭다?

백신 구입 靑 “탄저균 대책은 없다”…’의혹 해명’ 국민청원

[이루라의 맥] 탄저균의 가공할 위력

[따져보니] 北 탄저균 공격 능력과 파괴력은?

대부분의 대형 언론사는 가짜 뉴스를 검증할 수 있는 기자와 시스템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TV조선은 가짜 뉴스를 검증하기보다는 오히려 탄저균의 공포를 확산하고 조장하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며 정부를 흔드는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언론이 특수한 목적을 위해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확대하는 행위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할 언론의 역할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