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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에게 수천만 원씩 뜯어 빚 갚았다는 대학이사장

  • 입력 2017.12.12 17:08
  • 기자명 김순종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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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모 한국국제대학교 이사장

강경모 한국국제대학교 이사장이 지난달 중순 교수채용비리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강 이사장의 구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1994, 2004, 2007년 교수채용비리 및 교비횡령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은 이번 구속에 대한 정확한 피의사실은 공표하지 않고 있지만, 구속 건과는 별개로 여러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국제대학교의 학교법인은 일선학원이다. 일선학원은 경해학원(옛 선명학원)과 함께 고 강명찬 이사장이 세운 학교 법인이다. 이들 학원은 1964년 선명여중과 선명초등학교, 1966년 선명여상, 1974년 진주상고, 1977년 진주실업전문학교(현 한국국제대학교), 1984년 경해요고를 설립했다. 진주지역의 대표 사학인 셈이다.

이곳에서 또 한 번 갖은 비리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교수채용비리 의혹, 친인척 인사 비리 의혹, 교직원 인사 개입 의혹, 법인 수익용 자산의 불법 운용 의혹, 대학 교수들과의 금전 거래 및 착취 의혹 등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 법이라 했다. 각종 의혹을 집중 취재, 보도한다.

은행 대출받아 법인에 돈 빌려준 교수 무려 20여 명?

강경모 한국국제대학교 이사장이 일부 교수들에게 금품을 요구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복수의 학교 관계자들은 B 교수 건을 예로 들며 강 이사장 등이 대학에 근무하는 20~30여 명의 교수들에게 유사한 방법으로 돈거래를 요구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 7 17일 검찰이 법인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을 당시 20여 개에 달하는 차용증이 나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 이사장이 교수들에게 돈을 요구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일부 교수는 2016년 학교 법인 일선학원이 리버사이드 빌딩을 리모델링하겠다며 27억 원을 대출받은 후 이자 등을 상환하지 못하자 이를 상환하고자 교수들에게 돈을 요청한 것 같다고 밝혔다.

A 교수는 몇 달 전 같은 대학 B 교수로부터 전화를 받아 이사장에게 돈을 뜯겼다는 증언을 들었다. B 교수는 이사장이 교수들에게 돈을 빌리러 다니는데 A 교수님이 아셔야 할 것 같다며 자신의 억울한 상황을 토로했다. A 교수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올해 1 9 B 교수의 연구실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대화를 했다. 대화 내용은 당시 A 교수가 기록해둔 내용에 기초했다.

[A 교수가 기록해둔 대화 내용]

B: 사실 내가 이사장에게 돈을 갈취 당했어요.

A: 어쩌다가?

B: 2016 12 29일 이사 아무개가 전화를 걸어왔어요. 이사장님이 식사를 하자고 하면서, 나쁜 내용이 아니라고 해서 이사장을 만나 식사를 했고, 식사 후 이사장이 약속이 있어 XXXX에 가야 한다며 차를 태워 달라고 해 같이 탔죠. 단 둘이 차를 타고 가며 이사장이 국민은행에서 빌린 돈에 대한 이자가 1 9천 가까이 된다고 말했어요. 이걸 12 31일까지 갚지 않으면 다 날아갈 판이라고도. 그러면서 5천만 원만 해달라고 하더군요. 난감해 아무 이야기를 못했지만, 이사장이 요구한 것이라 돈을 해주어야만 학교에 계속 근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에도 너무 큰 돈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 아내와 상의하고 장모와도 상의했죠. 방법을 찾을 수 없어 이사장이 상환일이라고 말한 12 31일까지만 피하면 되겠다고 생각해 전화도 받지 않고 잠적했어요. 그럼에도 계속 문자와 전화가 왔고, 결국 다시 연락했어요. 요구를 거절할 수 없어 2017 1 4일에 국민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5천만 원을 입금해줬죠.

A: 이사장의 돈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나요?

B: 피할 만큼 피해 봤는데 계속 요구해 오니 피할 방법이 없었어요. 더 이상 피하면 학교에서 짤릴 것도 같고.. 이 문자 한 번 보소. 이게 그때 주고받은 문자요.

A: '다른 분들은 다 입금이 되셨는데..'라고 돼 있는데, 이사장에게 돈을 준 사람이 더 있다는 얘기네요. 몇 명이고 누구인지 알아요?

B: 거기까지는 알지 못해요. 하지만 돈과 관련해 C에게서 (법인에) 1억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보직 교수들도 큰 돈을 주었다고 들었어요. D, E, F, G, H, I, J 등이 돈을 줬다는 소문도 무성해요( 20여 명의 사람들). 돈을 갈취할 때는 차용증이라는 것을 써주면서도, 이사장의 이름이 없고 이사 아무개를 내세워 확인자로 작성합니다. 차용증에 기재돼 있는 것처럼 '개인 신용대출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는..' 등의 문구를 보면 이사장도 교수들이 여유자금이 있어서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 대출받아 자신들의 강압에 의해 어떻게 할 수 없어서 마련해 주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교수들에게 돈을 갈취하는 새로운 수법이죠.

하지만 B 교수는 위 대화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B 교수는 나는 임기가 보장된 정교수인데, 학교로부터 강압 받을 일이 뭐가 있느냐강압을 받아 돈을 빌려준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법인 비리 의혹이 일고 있고 강 이사장은 과거에도 3번이나 실형을 살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비리라고들 하는데, 그 사람이 사는 걸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손도 떨고 자가용도 없다. 뭐 특별히 가진 게 없다. 알고 보면 불쌍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A 교수는 이에 대해 자신들도 처벌받을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그러든지, 아니면 법인의 압력이 있었던 것이든지 뭔가 있는 것 같다“B 교수가 먼저 내게 연락을 취해왔고, 차용증이나 문자 메시지 등도 자신이 직접 건넨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교수라는 사람이 이렇게 말을 뒤집는 걸 보면 좀 비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인척 교수 채용 및 승진 비리 의혹

친인척을 교수로 채용하고 승진시키는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국제대학교 K 교수는 강경모 이사장의 친인척으로 2014 9 4일 열린 이사회에서 미용예술학과 비정년트랙 전임교수(2년 계약직)로 채용됐다. 당시 K 교수는 석사학위 소지자(현재는 박사학위 소지)였다. 대학에서 의류학과를 전공했고 박사과정에서는 교육학을 전공했다. K 교수는 이후 2016 2 19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초등특수학과로 재배치됐다. 미용예술학과가 폐과되기 직전이었다. 같은 해 8 25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비정년 트랙 전임교수에서 정년트랙 교수로 재임용됐다.

문제는 K 교수에 대한 채용과 학과 배치, 정년트랙 교수로의 재임용이 온당했냐는 데 있다. A 교수는 이에 대해 신규 교수 임용 심사기준을 보면 전공일치도가 가장 중요한데 학사는 의류학 전공을 하고 박사는 교육학을 한 사람이 미용예술학과나 초등특수학과 교수로 채용되는 게 적합한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국제대학교 신규임용자 심사기준표를 보면 기초심사 40점 중 20점이 전공일치도 평가에 반영돼 있다. 심사기준표는 학사, 석사, 박사과정 전공과 최종학위논문 4부문에 각 5점을 배분하고 있다.

한국국제대학교 조경도

A 교수는 이어 인척 관계를 이유로 K 교수 채용과 승진 과정에서 혜택이 있었던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특히 미용예술학과 폐과 직전 K 교수만 타 학과로 배치한 점이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석사학위 소지자이던 K 교수가 미용예술학과에 어떻게 채용됐는지, 전공은 일치하는지, 그리고 초등특수학과로 재배치된 것에도 같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K 교수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교육부 감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나왔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 감사가 2015 K 교수가 비정년트랙 교수이던 당시를 말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답변하기는 좀 그렇다학교 측에 연락해보라고 답했다. 2015년 교육부 감사 당시 K 교수는 미용예술학과 비정년트랙교수였다. 초등특수학과 교수로 재배치돼 정년트랙교수가 된 건 2016 8월 경이다. 교직원 인사를 담당하는 한국국제대학교 교무처는 K 교수의 채용 및 승진 비리 의혹에 서류를 우리가 받기는 하지만 심사는 심사위원들이 한다. 자세한 내용은 우리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들 채용 비리 및 교비횡령 의혹

한국국제대학교 부설 연구소인 동북아국제협력연구소가 유령연구소이며 해당 연구소 기획실장 강 아무개 씨(강경모 이사장의 아들)의 채용 과정, 채용 후 근무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는 2015 3월부터 현재까지 매월 300만 원 이상의 월급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복수의 학교 관계자는 강 기획실장이 제대로 출근을 한 정황이 없고, 하는 일도 뚜렷하지 않다고 말한다. 강 실장을 채용하고, 뚜렷하게 하는 일이 없는데도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교비횡령이 아니냐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은 2015 6월 이뤄진 교육부 종합감사 결과를 참고하면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당시 종합감사 결과 통지서에서 한국국제대학교는 2015 3 1일 채용공고나 면접전형의 절차 없이 대학 졸업(2009.8.1) 후 국제협력업무를 한 적이 없고, 특별한 근무경력이 전무한 강 아무개를 5급 직원으로 채용해 서울출장소 근무를 명했다강 아무개는 임용 후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동북아국제협력연구소 서울출장소에 출근하거나 동북아국제협력 관련 연구 또는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동시에 강 실장에게는 경징계를, 총장과 대외부총장 등 5명에게는 경고 처분을 내리고 해당 직원에 대한 복무 등을 관리하여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통보했다.

복수의 학교 관계자는 감사결과 통보 이후에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일각에서는 강 아무개 씨에 대한 출퇴근 관리를 진주에 있는 모 교수가 (인터넷으로) 대리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2015년 교육부 종합감사 후 나온 교육부의 처분결과도 마땅한 건 아니지만, 감사 이후에도 크게 바뀐 것은 없는 거로 안다고 밝혔다.

진주 지역 언론 단디뉴스는 반론을 듣기 위해 한국국제대학교 홈페이지에 기재된 전화번호로 동북아국제협력연구소에 통화를 시도했다. 서울출장소가 있는데도 학교 웹사이트에 안내된 번호는 모두 지역번호 055(경남)로 시작하고 있었으며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국국제대 총무과는 이에 대해 우리가 가진 번호도 그게 다이다라며 서울출장소 전화번호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소장 신 아무개 교수의 연구실로 연락해보라는 말을 남겼다. 신 아무개 교수는 출장소 번호는 알려주기 힘드니, 내게 얘기하라연락처를 남겨주면 기획실장에게 메모는 남기겠다고 말했다.

신 아무개 교수를 통해 연결된 강 기획실장은 3일 후 만남에서 동북아국제협력연구소는 유령연구소가 아니며 자신이 특혜를 보고 있는 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유령연구소 논란에 강인학원(일선학원 이전의 법인)이 학교법인이던 2013년부터 학교 서울출장소는 존재했으며 2015년 이것이 동북아국제협력연구소 서울충장소로 바뀌었다사무실은 종로에 있고, 재정이 힘들어 2대 총장인 아무개의 오피스텔을 현재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실 내 전화기는 없고 학교와 연락은 휴대폰을 통해 한다고 밝혔다. 동북아국제협력연구소는 지난 9월 대학부설연구소로 연구재단에 등록된 상황이며 현재의 위치로 사무실을 옮기기 이전에는 다물민족연구소와 상호협력 협약서를 체결해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했다.

강 실장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서울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국제대 입학을 독려하는 입학생, 유학생 유치산업과 각종 대외협력 사업 등을 하고 있다학교 내에서 이사장 아들인 내가 기획실장으로 일하는 것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나 내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직무 관련 경험이 없는데 특혜 채용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관련 경험이 없는데 채용되는 건 모든 신규직원의 공통분모가 아니냐경험만을 보고 사람을 뽑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국제대학교는 2015년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교원 신규채용 과정과 교원 임용권 부당행사 문제가 지적돼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교육부가 지적한 사항은학교법인 이사장이 전임교원 2명을 채용하면서 이사회 의결 없이 2위자를 채용학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1, 2위자를 임용 제청했으나 임의로 채용 중단 △ 16명의 전임교원을 기초 및 전공심사만 진행하고 면접심사 없이 채용 △ 3명의 전임교원을 기초 및 면접심사만 진행하고 전공심사 없이 채용 39개 학과에서 내부 심사위원만으로 기초 및 전공심사 없이 채용임용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3인을 계약직 직원으로 특별채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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