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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찰 당했다”는 홍준표 주장이 터무니없는 이유

  • 입력 2017.10.10 10:06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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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자신을 정치 사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홍 대표는 9검찰과 경찰, ()이 내가 사용하는 수행비서 명의의 휴대전화를 통신 조회한 사실이 확인됐다사정·정보 당국이 내가 누구하고 통화하는가를 알아보려고 통신 조회를 한 것 같다이것은 정치 사찰이다. 겉으로는 협치하자고 하면서 이런 파렴치한 짓은 더는 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정치 사찰 주장을 믿을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감청이나 통신 내역이 아닌 단순 가입자 조회

홍준표 대표가 정치 사찰을 주장하려면 기본적으로 감청 또는 누구와 통화를 했는지 알 수 있는통신 내역이 조회됐어야 합니다.

그러나 홍준표 수행비서의 통신자료 제공 내역을 보면 조사된 정보는 가입자 성명, 주민번호, 전화번호, 주소, 가입일, 해지일에 불과합니다.

통신자료 제공 내역은 통화 내용과는 무관하기에 도·감청 혹은 누구와 통화 했는지 샅샅이 파헤치는 정치 사찰이라고 주장하기는 부족해 보입니다. 이마저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이통사로부터 얻을 수 있습니다.

② 정치 사찰이 아닌 ‘불법 뇌물’ 수사용

홍준표 대표 수행비서의 통신자료를 요청한 곳은 서울중앙지검(2), 경남지방경찰청(3), 경남양산경찰서(1) 등입니다. 이들 기관이 왜 홍 대표 수행비서의 통신자료를 요청했을까요?

현재 홍준표 대표는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승모 전 부사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1심 징역 1 6, 추징금 1억원, 2심 무죄)

검경이 홍준표 대표 수행비서의 휴대폰 가입 내역을 요청한 이유는 성완종 리스트와 연루된 인물들과 통화를 했는지 아닌지를 알기 위한 조회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재판을 받는 중이기에 전혀 이상한 상황이 아닙니다.

군부대 방문용일 수도

홍준표 수행 비서의 통신 조회 6건 중 4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에 발생한 것입니다.

그 외 2건 중 1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8 7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이 조회는 대법원 판결을 앞둔 수사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나머지 1건은 8 21일 육군본부가 조회를 요청했습니다. 홍 대표는 기무사가 정치 사찰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8 22일 강원도 최전방 군부대 방문을 위한 조회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대규모 인원이 군부대를 방문할 경우 사전에 인적 사항을 받아 조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2015년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제출받은 2012~2014년 수사기관 통신비밀자료 제공 현황정청래 의원실

정청래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권 3년 동안 검찰, 경찰, 국정원, 군 수사기관 등에서 요청한통신비밀자료제출만 무려 82백만 건이 넘습니다.

단순한 통신 가입 조회를 제외하고 영장이 필요한 통신 내역 조회도 5천만 건이었습니다. 여기에 국정원의 감청만 17천 건이 추가됐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범죄자가 아닌 민간인의 통신 내역도 수시로 확인했습니다. 여기에 건강보험공단과 교육청 등을 통해 개인의 신상정보를 함부로 수집했습니다.

불법 정치 자금 혐의 수사와 민간인 정치 사찰은 분명 다릅니다. 홍준표 대표의 주장은 대법원 판결을 앞둔 면피용 주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자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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