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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이번 연휴에는 반려동물을 버리지 마세요

  • 입력 2017.09.26 14:12
  • 기자명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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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즈

“추석 연휴가 너무 길어서 걱정이에요. 냥이를 집에 데려갈 수도 없고...”

지난주에 만나 함께 점심을 먹은 후배는 큰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해외여행 등으로 집을 비울 때엔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에게 자신의 반려묘를 맡기곤 했는데 이번 추석에는 그 친구도 집을 비워서 반려묘를 봐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케이지에 넣어서 고향에 데려가면 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양이는 개와 다릅니다. 고양이는 한곳에서 머무는 것을 좋아합니다. 강아지는 산책이 필수이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케이지 안에서 머무르는 그 시간도 엄청난 스트레스이지만, 낯선 환경을 마주했을 때의 그 부정적 감정도 장난이 아닙니다. 이동에 있어서 개보다 훨씬 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고양이입니다.

고육지책은 애견호텔처럼 숙소에 위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긴 연휴로 인해서 이미 자리는 꽉 찼습니다. 게다가 최근 애견호텔의 관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믿고 맡기기도 힘이 듭니다. 관리의 부주의로 인해서 가족 같은 내 강아지가 다른 개에 물려 죽은 일도 발생했습니다. 하나의 공간에 큰 개와 작은 개를 한꺼번에 두는 것 자체가 잘못입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분들에게 명절과 같은 긴 연휴는 매우 골치가 아픕니다. 반려동물을 어떻게 해야 할지 큰 고민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반려동물들에게도 긴 연휴는 두려움에 덜덜 떠는 기간입니다. 주인이 자신을 버리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가 늘어나면서 버려지는 동물도 함께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7년 1월 1일 ~ 9월 22일 유기동물 현황>


1. 구조된 유기동물 73,437마리(길 고양이 제외) / 하루 277마리

2. 설 연휴(1월 27일 ~ 1월 30일): 321마리

3. 5월 황금연휴(4월 29일 ~ 5월 7일): 2,120마리

4. (여름휴가 기간이 있는) 7월: 9,093마리

5. (여름휴가 기간이 있는) 8월: 8,936마리


출처: 포인핸드

연휴가 길수록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많은 것입니다. 휴가를 함께 떠났다가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은 고의로 버리는 것입니다. 병들었다는 이유로, 키우기 힘들다는 이유로, 귀여움을 잃고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중앙일보

사람의 심리에는 미안함이라는 게 있어서 반려동물을 버릴 때 집 근처에 버리지 않습니다. 집에 돌아오지 못하도록 그리고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 멀리 떨어진 곳에 버립니다. 이는 성범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각종 성범죄는 주택가 근처의 역이 아니라 환승역 근처에서 가장 많이 일어납니다. 자기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성범죄를 저질러 범죄 행위를 감추려고 하는 것이죠.

9월 29일 저녁부터 10월 9일까지 이어지는 어마어마한 연휴 기간. 또 얼마나 많은 동물이 버려질까 정말 걱정입니다. 법이 개정돼 내년 3월부터 반려동물을 유기한 소유자에게 과태료가 현행 100만 원 이하에서 300만 원 이하로 상향 조정됐지만, 여전히 약합니다. 반려동물을 유기한다는 것은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반려동물들도 주인 곁에서 행복하게 웃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 제발 버리지 마세요!


필자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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