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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호남의 오래된 적폐세력

  • 입력 2017.09.14 10:18
  • 수정 2017.09.14 10:35
  • 기자명 유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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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오래된 호남의 적폐세력이다.

80년 이전에 호남은 딱히 진보적인 동네가 아니었다. 전형적인 시골이었다. 63년 대선에는 오히려 박정희 표가 더 많았다. 유신 전인 71년 대선에는 DJ가 60%대의 지지를 받았지만, 경상도에서의 박정희 지지율인 70%대보다 낮았다.

80년 광주항쟁이 있었고 DJ는 사형의 문턱까지 갔다가 87년 정치적으로 생환했다. 호남에 대한 박해는 DJ에 대한 절대적 지지로 수렴되었다. 이것이 현재 민주진보진영의 대들보가 된 호남의 역사다.

호남토호의 민낯, 그들은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긍정적 효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호남에서 정치하려는 자들은 보수진보를 떠나 모두 DJ 곁에 있었다. 그중에는 출세를 위해 DJ의 그늘 밑에 숨어있었을 뿐 호남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전형적인 가짜 보수들이 될 위인들도 많았다.

그것을 알았지만 DJ는 정치적 성공을 위해 민주진영과 호남토호라는 두 세력을 함께 안고 가야만 했다. DJ 퇴임 후 정치적 영향력이 사그라지자 그 세력은 급격히 분화하기 시작한다. 호남토호들은 때론 후단협*으로 노무현을 흔들었고 때론 탄핵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보도 제목은 이러하다. "민주당 반노무현 의원 34명 후보 단일화 추진협 발족 분당 위기" ⓒMBC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의원 34명이 대선을 두달 여 앞두고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수구냉전 세력인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집권 저지’를 명분으로 내걸고 당시 국민경선으로 뽑힌 노무현 후보 대신 무소속 정몽준 의원으로 후보 교체를 시도했다.

참여정부 후 호남토호세력들은 민주당 내에서 그 생명을 이어가다 결국 범민주진보세력과의 싸움에서 밀려 당내 보수세력들 일부와 더불어 안철수라는 ‘정치 관종’에게 몸을 의탁해 독자 생존의 모험을 건다. 국민의당의 탄생이다. 지역주의 자극을 통해 일단 생존에는 성공했다.

그래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 오랜 기간 DJ에게 배운 정치가 있어 민주진보적인 색채가 다소 남아있긴 하지만 세월이 흘러갈수록 그들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심지어 그들과 뿌리가 같은 한광옥 같은 자는 DJ 정적의 딸 박근혜의 마지막 집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광옥, 한화갑, 권노갑, 김옥두, 박지원 뭐 사실 다 거기서 거기인 인물들이다. 김한길은 정주영 밑에서 정치를 시작한 자로 어쩌다 민주당에 굴러온 정치인이다.

압박과 회유, 국민의당을 대하는 방법

국민의당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보수색채를 더해갈 것이다. 물론 그들 중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 정동영, 천정배 같은 이상한 부류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이념적으로 민주당보단 바른정당 쪽으로 더 쏠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니 이념보다 이익을 좇는 집단이라고 해야 더 옳을 듯하다.

문제는 현재의 정치적 지형 하에서 국민의당과의 협치다. 사실상 국민의당의 적극 협조 없이는 임명동의, 법률, 예산 어떤 것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 ⓒ연합뉴스

결국 방법은 투트랙 밖에 없다. 압박과 회유다. 마치 북한을 상대하는 문재인 정부와 같은 태도다. 당대표 그리고 지지자 그리고 호남의 유권자들은 최대한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 그래서 최대한 고립시켜야 한다. 특히 이번 김이수 부결건 같은 것은 오줌이 지릴 정도로 압박을 해야 한다. 당분간 사람 취급도 해선 안 된다.

하지만 냉각기를 거치고 결국 원내대표와 청와대는 협조를 이끌기 위해 회유를 할 것이다. 즉 당과 지지자 그리고 호남이 토끼몰이한 후 딱 한 군데만 열어주고 그 앞에 원내대표와 청와대가 앉아서 문을 열어줘야 한다.

그러니 혹시 원내대표나 청와대가 우리 지지자 뜻과는 달리 국민의당을 회유하거나 협의를 하더라도 우리는 모르는 척하는 것이 정치적 고수가 되는 길이다. 그걸 포기하는 순간 국회의 협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협의가 잘되게 하기 위한 건 순전히 우리 외곽의 몫이다.

설사 협치가 실패해 공전이 거듭되어도 너무 속상해할 필요 없다. 그럴수록 그들은 생존이 어려워질 뿐이다. 3년이다. 딱 3년만 그렇게 보내면 된다. 한 번에 싹 쓸어버리면 된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아무리 답답하더라도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나 투항은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민주진보진영에서 어렵게 분리수거한 호남의 가짜세력들이자 적폐세력이다. 이를 극복하는 다음 총선은 또 한 번의 정치혁명이 될 것이다. 의회권력 교체다. 9년을 기다렸는데 3년 까짓것 조금만 더 참자. 또 다른 정치혁명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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