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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철 "수해 현장 안간 문재인 탄핵하라"

  • 입력 2017.07.24 16:18
  • 수정 2017.09.04 15:15
  • 기자명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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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레밍 같다”고 막말을 해 논란이 불거진 후 사과했던 자유한국당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이번에는 수해 현장에 가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고, 외국 나간 국회의원들과 각 단체장도 모두 제명해야 한다며 비판했습니다.

여기에 국민을 향해 “레밍이란 말에 분노했다면 레밍이 되지 말라”며 불난 데 기름 들이붓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김학철 충주1 도의원. ⓒ연합뉴스

김학철 의원은 2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A4 11장 분량의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 무지 억울해” 입니다. 밤새 고심해서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다듬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글이 나왔을까요.

먼저 김 의원은 이번 해외 연수의 경위를 설명합니다. "도민의 세비로 가는 공무였고 예산을 알차게 집행하기 위해 10개월 전부터 준비했으나 가축 전염병과 탄핵 정국으로 두 차례 연기됐다", "충북과 지역구인 충주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문화·관광자원개발이 중요하다고 판단, 유럽으로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김 의원 말대로 연수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왜 하필 충북 지역에 사상 최대의 수해가 난 시점에, 복구가 시급하다는 상황을 알면서도 해외로 떠났냐는 것이죠. “매번 자연재해와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전 공직자들과 국민들이 거기에만 몰입되어 본연의 일들도 다 팽개쳐야 하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라는 문장에서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납니다.

ⓒ김학철 의원 페이스북

김학철 의원은 특히 자신이 분노한 지점은 ‘언론’에 있다며 거듭 강조합니다.

“언론에 대한 분노였다. 상처드린 국민께는 백번이라도 머리 숙이고 석고대죄할 수 있지만 언론사 카메라에 대고는 절대 고개 숙이고 싶지 않았다.”

바로 이 대목입니다. 그는 "(해외 연수가) 외유라는 언론의 비판에 정말 서운했다. 지방의원이마치 국회의원처럼 많은 특권을 누리는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도 억울했다"며 "저의 소신, 행적, 본질과 다르게 매도하는 언론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언급했습니다.

여기에 세월호 당시 언론의 문제까지 언급합니다.

"구조 과정에서 저지른 엄청난 잘못을 어느 언론도 자성하지 않는다. 사건 현장에 제대로 연락을 취해 사실 보도만 했더라도 더 많은 생명을 구조했을 것이고, 국민적 갈등도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JTBC 손석희가 선동한 터무니없는 에어포켓, 다이빙벨 보도로 차갑고 암흑 같은 바다에 (세월호를) 3년간 방치케 했다. 그 장본인이 국민적 영웅이 되어 있다.”

고개 숙일 때는 언제고. ⓒ연합뉴스

분노는 청와대와 국회로도 향했습니다.

“(도의원 제명과) 같은 잣대로 사상 최악의 수해에도 현장에도 안 나가 본 대통령이라 불리는 분, 수해복구가 진행 중인데도 외국 나간 국회의원들, 휴가 일정 맞춰서 외유 나간 높은 분들도 다 탄핵하고 제명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여기서 ‘수해복구 진행 중에 외국 나간’, ‘휴가 일정 맞춰서 외유 나간’ 사람이 본인 아닌가요?

"레밍이란 말에 분노했다면 레밍이 되지 말라"

가장 문제시된 ‘레밍 발언’에 대해서도 입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국민들을 ‘레밍’으로 보는 태도입니다. 이번에는 ‘레밍이 되지 마시라’며 계몽까지 펼칩니다.

“아는 게 병이고 만화의 근원이 입이라고 제가 장거리 비행 끝에 쏟아지는 외유비난에 부지불식간 비몽사몽 간에 헛소리를 했다. 레밍이란 말에 분노하셨고 상처받으셨다면 레밍이 되지 마시라.

대통령이 잘못된 길을 가는데도 내가 뽑았다고 무조건 박수 쳐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지 않게 경계하고,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를 맹목적으로 믿고 옮기지 말고, 상사가 잘못된 지시를 한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거부하라. 그게 레밍이 되지 않는 길이다.”

(전적으로 그의 글에 따르면) 불우한 가정환경을 딛고 명문대에 입학해, 기초위원의 꿈을 이룬 김학철 의원. 하지만 ‘또다시 ‘레밍이 되지 마시라’며 국민들을 비난하는 한 방을 날렸습니다. A4 11장의 길고 긴 페이스북 글의 마지막이 가장 ‘명문’입니다.

“여러분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김학철 의원님, ‘사과문’ 쓰는 방법을 다시 배우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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