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안보’ 외치면서 ‘사병’ 월급 인상은 안중에도 없는 대선후보들

  • 입력 2017.04.24 10:46
  • 기자명 아이엠피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17년 4월 19일 KBS TV토론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군 복무 단축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KBS

2017년 4월 19일 KBS가 주최한 2차 대선후보 TV토론이 열렸습니다.

당시 토론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안보’를 강조하면서 문재인 후보에게 ‘북한이 주적이냐’라고 재차 물었습니다. 또한, 문재인 후보의 ‘군 복무 단축’ 공약을 문제 삼았습니다.

유승민 후보는 ‘북핵과 장사정포 등 비대칭 전력 때문에 국가 안보가 위중한데 대통령이 되면 꼭 군 복무 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 줄이겠느냐?’라며 문 후보를 몰아붙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안보’ 이슈는 대선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과연 19대 대선 후보들이 군 복무 단축이나 급여 등 사병 관련 공약을 어떻게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안-홍-유, 군 복무 단축과 사병 급여 인상 공약 없다?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의 10대 공약 중 ‘국방’ 분야에 명시된 군 복무 단축과 사병 급여 관련 공약을 살펴봤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사병의 군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고 급여를 최저 임금 대비 50%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군 복무 단축 대신 ‘한국형 모병제(의사모병제)’를 도입하고 사병 급여를 최저임금의 40% 이상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국민의당의 안철수,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는 복무 기간 단축, 사병 급여 관련 공약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유승민 후보는 제대군인을 위한 ‘한국형G.IB il 프로그램 법제화’를 공약했습니다.

유승민, 사병 급여 최저임금 50%이상 인상하겠다?

▲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10대 공약 중 국방 관련 공약

유승민 후보는 4월 23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심상정 후보의 ‘사병 급여를 인상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최저임금의 50% 인상 공약’을 내놓았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10대 공약집을 보면 사병 급여를 인상한다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유승민 후보가 주장했던 사병 급여 인상은 같은 당 경선 경쟁자였던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022년까지 50%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내용을 끌어안은 것으로 보입니다.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후보 모두 ‘안보’와 ‘한미동맹’을 주장하며 국방 관련 공약을 내놓았지만, 문재인, 심상정 후보에 비해 사병들의 처우 개선 등의 공약은 미흡해 보입니다.

최저임금 대비 15%, 가장 열악한 한국 병사

▲ 징병제 시행 국가별 민간 최저임금액 대비 병사 월급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회답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2016년 발표한 ‘징병제 시행 국가별 민간 최저임금액 대비 병사 월급’ 자료를 보면 한국군 병사의 급여는 터키와 함께 가장 열악한 수준입니다.

한국의 2016년도 병장 월급은 197,000원으로 월 최저임금 126만 원 대비 고작 15% 수준에 불과합니다. 중국(34%), 대만(33%/모병제 전환), 베트남(27%), 브라질(80%), 싱가포르(최저임금액 없음), 이스라엘(34%), 이집트(100%), 태국(100%), 터키(15%) 등 징병제를 시행 중인 국가들의 최저임금액 대비 병사 월급 비율과 비교해 최악입니다.

최저임금제도가 없는 싱가포르도 월 42~51만 원을 지급하고, 최저임금이 18만 원인 베트남조차 병사 월급이 5만 원으로 최저 임금 대비 27% 수준입니다.

한국 사병들이 경제력이 낮은 징병제 국가보다 더 낮은 급여를 받는다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안보 외치면서 사병만 희생하는 나라

▲ 대한민국 국방비 인건비 비중 및 군인 신분별 인건비 ⓒ세계군축캠페인

2016년 국방 예산은 38.8조 원이었습니다. 그중 37%에 달하는 14.2조가 인건비로 지출됐습니다. 한국군 상비병력 수는 약 63만 3천 명입니다. 이중 사병은 약 70%를 차지합니다.

병력의 70%를 차지하는 사병이지만, 인건비는 고작 9%에 불과합니다. 병력의 11% 수준인 장교의 인건비는 전체 인건비 중 약 42%를 차지합니다. 인건비 대부분이 장교 등에 편중되고 있는 셈입니다.

급여를 제외한 피복이나 군장류의 품질도 열악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신형전투화는 뒷굽이 분리되고, 전투복의 내피나 방탄복은 불량품이 속출했습니다. 해마다 군 장병 불량 급식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16년 기준 전국에서 32곳의 군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군 체력단련장이라고 불리지만, 이용객 대부분은 중령 이상의 간부나 예비역 장성들입니다. 골프장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2013년 201억, 2014년 245억, 2015년 217억으로 매년 200억 원이 넘습니다. 이 비용은 전체 군 복지에 쓰이는 대신 군 골프장 운영에 재투자됩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10대 공약 중 국방 분야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후보는 모두 ‘안보’를 최우선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공약에는 사병이 빠졌습니다. 오로지 ‘사드’와 ‘전술핵’ 배치와 ‘한미 동맹’만 있습니다.

대선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사병의 인권은 무시되고 있는 셈입니다. 대한민국 사병들은 장기판의 졸이 아닙니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민입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