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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 속, '2등 시민'으로서의 여성

  • 입력 2017.04.07 12:31
  • 수정 2017.04.11 11:30
  • 기자명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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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과거 서울대생들의 자유게시판인 ‘스누라이프’에서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촉발된 메갈리아 논쟁이 뜨거울 때 친구가 말했다. "거기에 2등 시민론이 되게 많아" 2등 시민론이란 표현이 낯설었다. 여성 차별적인 어떤 시선이나 감정, 행동들은 ‘여성 혐오’라는 단어로 치환되어 표현 및 묘사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2등 시민론은 여성을 남성 다음의 무엇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통칭한다. 여성보다 남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보는 생각이 모두 2등 시민론이다. 한편 여성 차별적인 시선이나 감정이나 행동을 ‘여성 혐오’라는 단어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많은 이들에게서 공감을 얻지 못한다.

혐오는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역겨움과 관계있는 감정이나 상태인데, 정작 그런 단어를 쓰는 사람들이 여성을 보고 얼굴을 찌푸리지는 않는다. 그 여성 혐오자들은 여성을 혐오하기보다는 여성을 자신들이 원하는 어떤 상태로 남아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여성 혐오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무능, 의존적, 나약'은 여성 캐릭터의 몫?

일본 애니 콘텐츠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열등하다는 것은 하나의 코드로 자리매김했다. 여자 캐릭터들은 거의 항상 남자 캐릭터보다 무능하고, 쉽게 위기에 처하고, 남성에 의존적이며 겁도 많다. 예외적인 작품은 <공각기동대> 정도이지만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공각기동대

<공각기동대> 영화판의 여성 캐릭터 쿠사나기는 자주 나체인 상태로 등장한다.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에서는 박진영이 한때 미스에이(MissA)에게 자주 입혔던 팬티에 가까운 팬츠를 입은 채 말이다. 쿠사나기가 꼭 남성처럼 입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노출을 할 이유도 딱히 없다.

그나마 영화 <공각기동대>에선 그런 노출이 개연성이라도 있다. 전신을 감싸는 광학미채 수트를 이용해 작전을 수행할 때 겉옷을 벗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부분도 이상하긴 하다. 다른 남성 캐릭터는 같은 기술을 쓰는데도 옷을 벗기는커녕 코트로 자신의 몸을 가린다.

우리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왜 쿠사나기에게는 전신을 감싸서 몸매를 드러내주는 타이즈를 입히고, 다른 남성 캐릭터는 코트를 입고서 기술을 쓰게 할까. 해당 남성 캐릭터가 더욱 진일보한 기술로 무장한 놈이라서? 참 이상하다. 한편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의 패션은 개연성조차 없다. 제아무리 강하고 주체적인 캐릭터라도 결국 남성의 ‘딸감’으로 소비되고 만다.

최근 비슷한 이슈가 하나 있었다. 리부트된 게임 <툼레이더>이다. 첫 리부트 때, 주인공 라라 크로프트는 몸에 붙는 나시티와 타이트한 바지를 입었다. 당연하게도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는 더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게이머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그녀를 조종하며 게임을 했다.

많은 어드벤처 게임들은 1인칭이 아닌 3인칭 시점을 택한다. 그 이유는 주인공이 겪는 상황을 더 넓은 시점에서 체험하게 하기 위함이다. 웅장한 환경을 보여주기에 3인칭 시점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그런데 <툼레이더>에서 3인칭을 택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S라인의 섹시한 여성을 관음하라는 의미이다. 라라 크로프트의 섹시한 몸매도 리부트된 <툼레이더>의 중요한 셀링 포인트였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한다는 비판이 일자, 후속작인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에선 라라 크로프트의 복장을 바꿨다. 아래 이미지를 보라. 어떻게 바뀌었는지 한번에 감이 오실 거다. (<툼레이더>와 관련해선 강간으로부터 도망치는 경험이 라라를 성장하게 했다는 개발자의 설명이 더욱 큰 이슈가 되었고, 해당 이슈는 다른 글에서 많이 다뤘다.)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

그럼에도 <공각기동대>를 예외적 작품이라고 분류한 이유는 쿠사나기는 어쨌거나 '여성임에도' 옳은 선택을 한다. ‘여성임에도 옳은 선택을 한다’는 표현이 차별적으로 들리겠지만, 이는 글에서 다루는 콘텐츠들의 특징을 보여주기 위한 표현이다.

대부분의 다른 일본 애니 콘텐츠에서 여성들의 선택은 딱히 갈등 해결의 답이 되지 못하거나, 일행들을 함정으로 이끄는 무엇이다. 남녀로 이뤄진 그룹에서 여성의 말을 듣는다는 건 일종의 함정 카드를 발동시키는 쪽으로 흘러간다. 여성들은 왜인지 항상 틀린 선택을 하고 감정적인 선택을 하고, 결국은 상황을 엉망으로 만든다. 그런데 <공각기동대> 쿠사나기는 '여성임에도' 문제를 해결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각기동대>는 예외로 둔 것이다.

여성이 2등 시민으로 등장하는 사례

여성이 '2등 시민'으로 등장하는 레퍼런스를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다. 워낙 많아서다. 하지만 어떤 장면이 어떤 관점을 드러내는지 보여주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각지대를 알게 돼 전에 없던 어떤 종류의 경악과 역겨움을 느끼게 된다면 이 글은 할 바를 다 한 것이다. 오늘은 대표적인 레퍼런스 <아인>와 <간츠>를 소개한다.

일러두기.

이런 글마다 항상 익숙한 패턴으로 "이건 안 그런데요?"라고 하면서 예외적인 작품들을 언급하는 댓글들이 달린다. 남성향 작품이 주류인 일본 애니계를 비판했는데 를 언급하면서 여성향 작품도 있다고 말하는 식이다.

모든 작품이 이 글에서 다루는 어떤 ‘꼴통스러움’으로 무장한 게 아니라는 걸 나도 안다. 누구도 모든 작품을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는 없고, 이 글은 그런 시도를 하기 위해 쓰는 것도 아니다. ‘주류’의 뜻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강하고, 능력있는 여성 캐릭터의 실종

ⓒ아인

한 작품의 장르는 작품 속 갈등의 내용이나 성격 그리고 해결방식으로 결정짓는다. 예를 들어 한 피자 배달부가 주인공의 집으로 배달을 왔다. 로맨스 영화라면 주인공이 상대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어떻게 저 사람의 관심을 얻을 것인가’가 주요 갈등이 된다.

액션 영화라면 배달부와 주문자가 눈이 마주친 시점부터 묘한 긴장감이 돈다. 피자박스 안에는 피자가 들어있지 않을 것이다. 포르노라면 한눈에 반한 배달부와 주문한 사람이 피자가 식는 것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격정적인 섹스를 나눌 것이다(일본 포르노라면 “왜 이렇게 피자가 식었냐”면서 주문자가 배달부에게 섹스를 요구할지도 모른다). 액션의 세계는 주먹과 총, 포르노의 세계는 섹스로 모든 걸 해결한다.

<아인>의 장르는 액션, 첩보물이다. 이런 장르의 캐릭터의 중요성을 부각하려면 무조건 강하거나, 똑똑해야 한다. 약하고 멍청하면 이런 세계관에서 쓸모없는 존재가 된다. 만약 그런 존재가 있다면 주로 보호받는 역할을 부여한다. <마리오 시리즈>의 피치 공주나 <젤다의 전설>의 젤다 공주처럼 약한 캐릭터들은 그저 남성의 도움을 기다려야 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나마 최근에 나온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서 젤다 공주는 링크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한 인물로 자리매김하긴 했다.

<아인>의 주요 인물 10명 중 여성은 한 명이다. 그나마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들은 뭔가 하나씩 부족하거나, 주체적이지 않고, 무력 레벨도 높지 않다.

ⓒ아인

그나마 주인공의 여동생이 꽤 비중 있게(?) 등장하나, 이 캐릭터 또한 병약하고 머리가 좋지도 않다. 일본 애니에서 흔히 등장하는 ‘보살핌이 필요한’ 여동생이다. 이 컨셉이 더 심각해질 경우, 보살핌이 필요한 여동생은 ‘모에’하게 변해서 애교를 떤다. 오니쨩! 으, 극혐.

그나마 ‘싸움 좀 하는’ 여성 캐릭터는 2명 있다. 하지만 이들은 중책을 가지고 있는 남성의 비서이고, 남성 캐릭터가 지시하는 대로 움직이는 역할이다. (스포 주의!) 그나마 미국인 여성 캐릭터는 충성해야 할 상관을 배신하고 나름 주체적인 길을 걷지만 '배신' 자체도 그리 긍정 코드는 아닌지라 좋은 점수를 주기도 모호하다.

ⓒ아인

이상하게도 두 인물은 평범한 몸매가 아니다. 우선 가슴이 크다. 그리고 이야기 흐름상 딱히 필요하지 않은 노출신에 등장한다. 그나마 미국인 여성의 경우, 바지 정장을 입었는데 팬티 라인까지 다 드러나게 그렸다. 이런 걸 전문용어로 ‘서비스’라고 한다. 일본 애니의 필수 요소다.

뭐, 그럴 수 있다고 치자. 이런 걸 좋아하는 애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서비스'신은 남성 시청자들이나 예쁜 여성 캐릭터를 좋아하는 여성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려면 없어선 안 되는 거라고 하니까 애써 인정해 보자. 그러나 진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따로 있다.

ⓒ아인

이 단발 여성 캐릭터의 이름은 시모무라 이즈미(下村 泉)다. 애니 <아인>에는 '아인'이라는 존재가 등장하는데 아인들은 인간과 달리 죽지 않는다. 또한 검은빛을 띈 사람 형체의 인형(이하 블랙 매터, black matter)을 소환할 수 있다. 그 인형을 다루려면 나름의 실력이 필요하다. 익숙하지 않으면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다.

시모무라 이즈미는 주인공 남성보다 이 아인을 오랫동안 조종해왔고, 그보다 더 오랫동안 전투 작전을 수행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시모무라 이즈미는 주인공의 지시를 받는 캐릭터로 변한다. 나름 그 이유를 설명한다. 주인공 남자 캐릭터가 남다른 지력을 가지고 있으니 남자고 여자고 간에 그를 믿고, 따른다는 설정 말이다. 일본 애니에서 남다른 지력을 가진 캐릭터는 거의 항상 남성이다. 일본 애니에서 여성들은 주로 부속품처럼 활용된다. 예외? 있긴 하지만 별로 없다.

시모무라 이즈미는 한번은 왠 ‘듣보잡’ 아인한테 이런 말을 듣는다. "시모무라상에게 그런 위험한 일을 맡길 수는 없어!" 시모무라의 반응은? 화도 내지 않는다. 정상적인 반응이라면 "한판 붙어볼래? 아가?"라고 하거나 말이 끝나자마자 제압했어야 했다. 왜냐고? 실제로 그 듣보잡 아인보다 강하고 유능하니까.

다른 예도 있다. 넷플릭스 <아이언 피스트>에는 싸움 잘하는 여성 캐릭터 콜린 윙이 등장한다. 1시즌 3화에서 그녀는 파이트 클럽에서 남성들과 한 게임을 하려고 한다. 이때 남성 사회자가 묻는다.

"Sure you wanna do this"

사회자가 한마디를 더 했다.

"honey."

이 질문이 함의하는 바는 간단하다. 너 같이 말라빠진 여자가 저 덩치들과 싸워서 이길 수 있겠냐는 것. 목숨이 왔다갔다할 수도 있는 상황인지라 ‘허니’만 빼면 충분히 할법한 질문이다. 하지만 우린 안다. 콜린 윙이 남성이었다면 ‘honey’를 마지막에 붙이지 않았을 거라는 걸. 콜린 윙은 그 말을 듣자마자 답했다.

"Call me honey again I dare you." (한번 더 허니로 부르면 조져버리겠다)

"짬밥은 내가 더 먹었는데 왜 남자만 주인공이야?"

ⓒ간츠

영화 <간츠: O>에서도 <아인>과 꽤 비슷한 장면이 연출된다. 우선 <간츠>의 독특한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어떤 사람이 죽으면 죽은 자는 한 미지의 방으로 옮겨진다. 그리고 그에게 '우리가 게임에 들어 왔다는 상황이 설정되고 무기가 주어진다. 게임의 임무 수행시 일정 점수를 얻게 되고 만약 100점까지 모으면 점수를 사용해 환생하거나 게임에서 죽은 동료를 살려낼 수 있다. 게임이 시작되면 또 다른 미지의 공간으로 이동하고, 임무가 끝나면 다시 미지의 방으로 돌아오는 식으로 반복된다.

게임을 클리어하려면 주어진 대상을 죽여야 한다. 그렇기에 게임에 반복적으로 참여했던 자들은 점점 게임에 능숙해진다. 주어진 장비를 더욱 능숙하게 쓰고, 전에 없던 신속한 몸짓으로 적들을 무자비하게 죽여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발전 없는 캐릭터들이 있다. 바보 소리 들을 정도로 착한 할아버지 하나와 여자 둘.

(스포 주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남자는 게임에 처음 들어온 경우다. 영화가 끝날 때쯤, 그가 이전에도 게임에 들어왔다가 환생했던 사람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긴 하지만, 어쨌든 기억은 지워졌고 첫 게임에 들어간다. 모든 상황에서 헛발질한다. 한때 게임에 들어왔지만 환생한 이후 처음 접하는 게임이니 당연하다.

ⓒ간츠

그런데 여자 둘, 주인공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게임에서 보냈을 여성들은 너무도 무력하고 감정적이고, 겁이 많으며 게임에 대해 이해력이 떨어진다. 나름 주인공격인 레이카라는 제작진들이 얼마나 ‘바스트 모핑’에 영혼을 담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등장하는 듯하다.

그녀는 가끔 화면에 등장해서 몸을 조금씩 움직이는데, 그때마다 가슴이 적나라하게 움직인다. 바스트 모핑 CG에 투입한 영혼 1%만 스토리 보강에 썼어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싸대기를 때리면서 아카데미 해외수상 노릴 수 있었을 거다.

영화에서 레이카의 등장은 '무의미'에 가깝다. 그저 보기 좋은, 현실에서는 도저히 존재하기 힘든 완벽한 몸매의 여성, 보호받아야 할 여성으로서 등장할 뿐이다. 영화의 비주얼로서만 존재한다. 그리고 그의 아름다움은 성희롱의 대상이 된다. 그 장면은 영화에서 전혀 필요하지 않다.

ⓒ간츠

주인공들은 결국 오사카 게임에서 승리를 거둔다. 마무리는 게임에 처음 들어온 주인공 남성이다. 여성들은 남성 주인공이 시키는 대로 멀찍이서 라이플을 쏴댈 뿐이다. 타깃을 잡을 때 나름의 역할을 하긴 했지만, ‘짬밥’을 먹을 대로 먹었을 여성 캐릭터들은 당연하다는 듯 초심자 남성의 지시에 순응하는 역할에 만족한다. 마치 그래야 한다는 듯이.

한 여성이 죽게 되자, 남성 주인공은 자신이 얻은 100점으로 그녀를 다시 살려낸다. 더 재밌는 건 그녀가 전에도 남자 주인공에게 구해진 적이 있다는 거다. 더 오랜 기간 쫄쫄이를 입고 게임상에서 놀았던 그녀들은 왜 신입 남성에게 구해져야만 하는 걸까. 일본계에서 여성은 구해지는 존재여야 하는 걸까. 어떤 상황에서건? 누가 됐건?

<아인>과 비슷한 장르인 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살펴보자. 톰 크루즈가 연기한 에단 헌트는 싸움을 잘하고 똑똑하다. 그를 도와주는 너드 캐릭터는 싸움도 그럭저럭하는데, 뭣보다 해킹 실력이 발군이다. 또다른 남성 캐릭터는 싸움을 잘하고 정보를 꿰고 있다. 또 다른 레베카 페르그손이 연기한 여성 캐릭터 일사는 역시 싸움을 잘하고 판단력도 좋아서 작전을 직접 세우기도 한다. 에단 헌트는 그녀가 세운 작전에 투입된다.

에단 헌트는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을 때 그녀를 통해 살아난다. 물론 에단 헌트가 그녀를 구해준 적도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이 영화에서도 여성(남성)은 남성(여성)에게 구해지는 존재다"라고 말하기 어렵다. 각 캐릭터의 능력치는 남성과 여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최근 미국 영화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스타워즈: 로그원>만 봐도 남녀불문하고 전투기를 몰고, 싸움에서도 딱히 성별차만으로 누구 하나 우세하지 않다. 한 성별이 일방적으로 보호를 받는 장면도 찾기 어렵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아닌 걸 찾기가 어렵다. 물론 있기야 있지.

무엇이 '남자답고', '여자다운' 것일까

일본 콘텐츠에는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저래야 한다 식의 대사가 꽤 많이 등장한다. 마침 일베를 하는 내 친구는 카카오톡 프로필을 "남자답게 하자!"로 해놨다. 수구꼴통들은 이런 걸 좋아하나 보다. '남자답게! 여자답게!' 맨박스와 우먼박스가 공존하는 거다. 꽤나 강력크하게.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한 늙은이가 주인공 남자를 언급하며 여자 캐릭터에게 말한다. "남자에겐 꼭 이뤄야 할 꿈이 있어" 이 말이 함의하는 것은? 여자들에겐 그런 종류의 꿈이 없다는 거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아니다. 꿈의 유무는 성별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오히려 아빠의 든든한 빽이 더 관련있다. 이 대사는 이렇게 바꾸면 된다. ‘남자’ 대신에 이름을 넣는 거다. "마리오에겐 꼭 이뤄야 할 꿈이 있어"

여성에 대해서도 이런 식의 박스가 꽤 많다. 한 장면을 보자. 남성이 여성에게 “이삿짐이 많은 거 같다”고 말하자 여성이 답한다.

Flying witch

“여자는 다 그래여~ 여자는 다 이사할 때 짐이 많아여~”

숨이 막힌다. 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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