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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세월호 인양 중계방송이 자랑스러운가요?

  • 입력 2017.03.24 10:49
  • 수정 2017.03.24 10:57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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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제주-서울행 비행기에서 읽은 문화일보의 헤드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476명 탄 여객선 침몰… 대참사 날 뻔했다> 당시 문화일보는 ‘침몰 중 구조신고를 받은 해양경찰 등이 긴급 출동해 탑승객들을 구조 중이며 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3일 서울-제주행 비행기에서 읽은 문화일보 1면은 세월호 선체 인양 소식이었습니다. <녹슬고 긁힌…세월호의 한을 마주보다> 문화일보는 3년 전에 자신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반성했을까요. ‘세월호의 한’에 그들도 책임이 있다는 생각하고 있을까요.

오보-왜곡-편파 방송의 끝을 보여준 언론

세월호 참사 당일부터 언론은 오보를 쏟아냈습니다. 4월 16일 오전 11시 1분 MBC는 “안산 단원고 학생 338명 전원 구조”라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YTN과 KBS, SBS, 채널A, TV조선 등 모든 방송사가 이 기사를 받아쓰면서 똑같이 오보를 냈습니다. 특히 MBC는 현장에 먼저 도착한 목포 MBC 기자들이 현장 취재를 근거로 ‘학생 전원 구조’ 보도가 오보일 수 있다고 알렸지만, 이를 묵살했습니다.

언론은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구조자 숫자(전원 구조→161명→179명→368명→180명→164명→179명→174명→172명)를 확인 없이 보도했습니다. 또한 세월호 침몰 이후, 최초로 투입된 잠수사는 16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육해공 총동원, 하늘과 바다서 입체적 구조작업>(KBS), <함정 23척, 병력 1천여 명 동원>(MBC), <해군 “가용 전력 모두 투입”’, ‘장비·인원 총동원… 필사의 수색>(SBS)이라는 구조 당국의 말을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특히 KBS는 대통령이 방문한 진도체육관에서 가족들이 구조 작업 부실을 항의하는 장면은 삭제하고, 박수를 치는 모습만 내보냈습니다.

이후 4월 18일 오전 11시경, YTN은 ‘세월호 내부 진입 성공, 생존자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선체에 들어가 아이들을 구할 것을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 사이에서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실제 선내 첫 진입은 4시간 뒤인 오후 3시 38분이었습니다.

YTN이 오보했음에도 KBS는 4월 18일 오후 4시경 <엉켜있는 시신 다수 확인>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3년 전, 언론들은 경쟁적으로 오보를 양산했고 왜곡과 편파 방송으로 가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줬습니다. 그들은 ‘기레기’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전원구조 오보한 MBC, 지금은 세월호 인양 중계방송을 자랑?

MBC는 가장 먼저 ‘전원구조 오보’를 낸 언론입니다. 이후 MBC는 단원고 학생들의 보험금을 계산하거나, 특례 입학을 부각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을 비난하는 수위가 높았습니다.

참사의 진실을 규명해달라는 유가족의 농성을 ‘불법 농성’이라며 규정했고, 단식투쟁을 하는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를 가리켜 ‘딸의 기저귀 한 번 갈아준 적 없다’라며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탄핵 정국에서 가장 ‘돋보였던’ 언론도 MBC입니다. 특히 MBC 김세의 기자와 최대현 아나운서가 성호 스님과 함께 찍은 사진이 논란됐습니다. 성호 스님은 ‘일베 종정'을 자처하며 세월호 유족들의 단식 투쟁을 조롱한 적이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MBC가 돌연 세월호 인양 소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발언한 ‘세월호 인양 반대’ 발언을 자세히 보도하며 선체 인양 반대 논조를 적극적으로 펼쳤던 MBC가 ‘세월호 인양 중계방송’에 적극 나선 것입니다.

“세월호 인양 중계방송, MBC가 가장 선명하고 빠른 영상 전달”이라는 문구까지 달면서 말입니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또다시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인양 중계방송, MBC가 가장 선명하고 빠른 영상 전달”

-유가족, 국민 여망 담아 생생하고 빠르게 중계헬기를 통한 뉴스특보 방송

-방송사 가운데 최초로 헬기를 띄워 타사보다 가장 가까운 현장 상공에서 보기 좋은 각도로 인양작업을 선명하고 빠르게 방송하고 있다. (출처: MBC 보도자료)

MBC는 다시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지난 21일 MBC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는 ‘언론 적폐 청산’을 강조했습니다. 토론회가 시작하자마자 작심이라도 한 듯 “공영방송의 언론의 자유와 공공성 회복이 시급하고 해직 기자 복직이 즉각 이뤄져야 한다”며 3분간 발언했습니다.

이에 MBC는 22일 하루에만 문재인 후보의 발언을 비판하는 뉴스 리포트를 6개나 내보냈습니다. 뉴스데스크에서는 “과거 자신이 청와대 수석과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노무현 정부 시절, 비판 언론을 상대로 한 ‘언론 대못질’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라며 문 후보를 비난했습니다. 문 후보의 아들 특혜 취업 의혹을 보도한 곳도 MBC입니다. 사실상 ‘표적’ 취재에 가까웠습니다.

세월호 선체는 드러났지만, MBC는 3년 전과 바뀐 것이 없습니다. 왜곡과 오보를 반성하지도 않고 여전히 자신들만의 ‘공정성’을 주장하는 적반하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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