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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부대는 '이재용 씨, 힘내세요!'를 외쳤다

  • 입력 2017.01.18 16:59
  • 수정 2017.01.19 10:41
  • 기자명 미디어뻐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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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진복 입고 일했던 노동자들이 23살에 백혈병으로 죽고 오늘도 한 분이 돌아가셨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정말"

반올림 활동가의 울먹이는 외침에도 상대방은 끄떡없다. “일부러 그랬어?”라는 말만 돌아온다. 지난 16일, 삼성 서초사옥 본사 앞 반올림 농성장에 '엄마부대'가 들이닥쳤다. 이들은 노동자 직업병 문제 해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 6개를 훼손했다.

"빨갱이한테 농락당하지 마라!"

"똑바로 살아라"

"아니, 대한민국이 살고 기업이 살아야 보상을 해주지!"

애국가 사이로 ‘엄마부대’의 말들이 쏟아졌다. 양손으로 태극기와 성조기 흔드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불과 이틀 전인 14일,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근무했던 김기철씨가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만 서른한 살,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반도체, LCD 직업병 피해자 중 79번째 사망이다.

‘엄마부대’는 노란색 그리고 세월호 혐오도 숨기지 않았다. 곳곳에서 ‘천막 밀어 버리자’고 외쳤다.

"여기 세월호 같은 천막이잖아. 이 신성한 곳에 천막이 뭐야? 몽골촌이냐? 여기 천막 다 밀어 제껴"

‘엄마부대’에는 어김없이 주옥순 대표도 있다. 촬영 중인 기자들을 향해 “프리랜서는 찍지 마”라며 촬영을 거부했다. 또 다른 여성은 “니가 뭐라고 촬영하노, 새끼야”라며 욕설을 하며, 몸으로 카메라를 가로 막았다.

‘계엄령뿐!’ 태극기와 함께 손에 들고 있는 피켓이다. 계엄령을 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이 제창하는 구호에 있다. “이재용 씨 힘내세요, 힘내세요, 힘내세요” 그들의 등 뒤에서 반올림 활동가는 외쳤다.

“노동자들은 백혈병 걸려서 죽는데 이재용은 힘내야 해요?”

이재용으로 시작한 집회의 마지막은 어김없이 박근혜 대통령이다. 한 중년 남성이 마이크를 잡고 외쳤다. 아마도 ‘이재용 씨 힘내세요’보다 더 하고싶은 말인지도 모른다.

"모든 정권이 공익재단 만들어서 사유화해왔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재단을 만들어서 이제 출발하는 겁니다. 이게 무슨 죄란 말입니까? 이 종북세력들이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서 김정은의 지령을 받고 움직인다는 거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저들은 광화문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역적입니다. 하느님, 아멘!"

이들의 ‘하느님’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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