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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새누리당 엉망성쇠'

  • 입력 2017.01.03 09:38
  • 기자명 서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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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권 수립 이후 8년째 과반 의석을 놓치지 않으며 국회 제1당의 위치를 공고히 해온 새누리당. 500억이 넘는(더불어민주당 150억) 자산과 300만 명의 당원, 무슨 짓을 해도 1번을 찍는다던 콘크리트 지지층. 요즘 대한민국 수권정당 새누리당의 꼴이 말이 아니다. 지난주 비박계의 탈당으로 원내 1당 타이틀을 민주당에 넘겨줬고, 언제나 40%를 오르내리던 정당 지지율은 15%도 간당간당하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간다 했는데 이 당은 빛의 속도로 몰락하고 있다. 그 기세등등하던 새누리당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그들의 2016년 행적을 좇아보자.

1. 옥새 파동, 새누리당 몰락의 서막

20대 총선 전 새누리당 공천이 얼마나 살벌했는지 한 방에 이해되는 짤 ⓒ채널A

옥새 파동. 4.13 총선을 앞두고 친박, 비박의 분열이 본격화된 사건이다. 당시 비박계 대표 인사였던 김무성 대표는 공천 과정이 친박 의원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자 엄청난 결심을 한다. 당 대표 도장(옥새)과 함께 부산 영도대교로 나르샤, 진~한 짤방 몇 장만 남긴 채 자취를 감춘 것이다. 공천 최종 결정엔 반드시 당 대표 직인이 필요한데 김 대표가 도장과 함께 사라지는 바람에 친박계는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어디냐고 물어보면~ 영도대교~ (feat. Zion.T)

새누리당은 뭐가 즐거웠는지, 이 웃지 못할 상황을 셀프 디스 영상으로 홍보하며 개방정을 떨기도. 이 영상을 기획한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은 “공천을 둘러싼 심각한 당내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내 젊은 유권자들과 소통하겠다는 판단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그럴 리가 ㅋㅋㅋ. 이 사건을 계기로 40%를 웃돌던 새누리당 지지도는 30%까지 떨어진다. 새누리당 몰락의 서막이었다.

ⓒ포커스뉴스

2. 총선 참패, 붕괴의 시작

그건 재앙이었다. 옥새 파동 이후 안팎으로 분열된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122석이란 참담한 성적을 거둔다. 이게 얼마나 초라한 성적이냐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역대 최저 의석을 기록했던 17대 총선 기록(121석)을 간신히 면한 수준이었다. 20대 총선 한 달 전만 해도 새누리당은 180~200석을 낙관하며 김칫국을 사발 채 들이키기도 했지만, 이미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재간이 없었다.

황급히 반성과 다짐의 노래(반다송)도 불러봤지만

“반성하는 척, 다급해서 부르는 송”

- 유시민 작가, 썰전

“대한민국 정당 사상 가장 유치한 노래, 거장 처참한 노래, 가장 비극적인 노래”

- 전원책 변호사, 썰전

반응은...

그 결과 123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을 밀어내고 제1당 탈환에 성공. 덩달아 국민의당도 38석을 얻어 무난하게 국회에 안착한다. 이로써 MB 정권 이후 이어온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신화는 8년 만에 막을 내렸고, 오세훈, 김문수 등 당내 대권 주자들마저 줄줄이 낙선하는 총체적 엉망진창의 결과를 얻는다. (후에 새누리당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된 의원들의 끌어안음으로써 간신히 제1정당의 지위를 되찾는다. 129석.)

원유철 표정으로 보는 20대 총선 결과.gif

3. 이정현 당선, 여전히 정신 못 차린 새누리당

총선 직후 김무성 대표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물어 대표직을 사퇴한다. 새누리당은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하는 상황. 총선 패배의 여진 속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상황에 당연히 친박 불가론이 대두했다. 설마 이 상황에 다시 친박이 당권을 잡겠느냐, 정말 그런 일이 있어서야 되겠느냐, 했지만..

청와대 홍보·정무수석을 거치며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무사라 불리던 이정현 의원이 당 대표로 당선! 게다가 최고의원도 친박계 인사가 싹쓸이하는 기막힌 상황이 연출된다. 전당대회 최대 수혜자는 대통령이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왔을 정도. 당선 직후 이정현 의원이 “새누리당에 더 이상 계파는 없다”고 선언했지만, 결과는

4. 아듀, 새누리당! 아듀, 친박!

친박이 다시 당권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태풍을 맞이한다. 사상 최악의 국정농단 사건을 마주한 국민의 분노는 대통령은 물론 새누리당까지

이때부터 아무도 못 말리는 이정현 대표의 대활약이 시작된다.

사상 초유 ‘비공개’ 단식!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대통령님!) 충성충성충성!

장도 불사하는 불굴의 정신!

그 와중에도 새누리당은 친박계 정우택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등 여전히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이어 나간다.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친박 친위대는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 아무말대잔치를 불사!

([직썰만화] 8인의 사무라이)

“촛불은 바람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

- 김진태, 바람술사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달라”

- 조원진, 그네교 교주

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비박계는 ‘최순실의 남자들’ 탈당 요구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용태 의원의 탈당 시작으로 전·현직 의원 8명이 이탈한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한 가지. 비박계는 박근혜 정부 수립과 무관한가?

“박근혜 정부 성공의 화룡점정을 찍겠습니다.”

- 김무성 의원

“선거에서 박근혜 대표의 도움이 컸고 (당선돼) 박 대표에게 힘이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

- 유승민 의원

“경기도의 아들 남경필이 대한민국의 딸 박근혜를 지켜내겠습니다.”

- 남경필 경기도지사

어찌됐건, 계파 갈등은 새누리당 재산 싸움으로 번져나갔고

“당을 해체하고 그 재산 새누리당 재산 또한 과거 전두환 독재 정권 시절 재벌들을 등쳐서 형성한 재산이다.” - 김무성

비박계는 돌연 분당을 선언하며 개혁보수신당(가칭)을 창당한다. '개.보.신.당' 보신탕집 아니고 정당이다. 이름이 좀 거시기하지만, 어쨌든 잠재 정당 지지도에서 새누리당보다 더 높은 지지도를 얻는데 성공! 이로써 새누리당 의석은 98석으로 줄어듦과 동시에 정당 지지율도 3위로 주저앉는 역대급 수모를 겪게 된다.

2016년 한해 최악의 정당 지지율(15%), 최저 의석 수(98석), 당 소속 대통령 탄핵 등 지옥의 잔치를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이 몰락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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