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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편지', 하루도 못 가 들통난 통일부의 거짓말

  • 입력 2016.12.22 10:37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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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주간경향>은 박근혜 씨가 대북 비선을 통해 김정일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통일부는 이틀 튀 정례브리핑을 통해 “해당 서신은 북측에 발송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정 대변인은 “지금까지 확인한 결과, 그것과 관련된 어떤 결과 보고가 없었고, 재단 관계자들에게도 확인해 본 결과 그런 서신을 북측에 보낸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어떻게 조사를 했는지도 밝혔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유럽코리아재단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통일부로부터 포괄적으로 (대북) 접촉 승인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안마다 중간에 접촉 승인을 다시 요청할 필요는 없었다”라며 설사 해당 편지를 보냈다고 해도 법리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통일부의 해명은 사실 억지 주장 내지는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고 발표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주간경향이 후속 보도로 공개한 편지 때문입니다.

박근혜 씨, 이미 여러 차례 북한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주간경향>은 2005년 박근혜 씨가 대북 비선을 통해 김정일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처음이 아니라며, 2002년 방북 이후 오간 편지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주간경향>이 추가로 공개한 북한과 박근혜 씨가 주고받은 편지 ⓒ주간경향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로 보내온 편지 첫 문장은 이 편지를 받는 대상이 ‘한국미래련합 대표 박근혜녀사’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씨에게 보낸 것이 확실하다는 증거입니다. 편지에는 “녀사께서 10월 15일부로 보낸 편지를 11월 2일 베이징에서 재중교포 강향진녀성으로부터 접수했다”라며 당시 보낸 편지에 대한 답신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박근혜 씨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귀중’이라는 제목으로 ‘보내주신 11월 8일자 보천보 전자악단 서울공연관련 서신은 잘 받아 보았다’라며 북한이 보낸 편지에 대한 재답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앞서 통일부는 2005년에 박근혜 씨 측에서 작성한 편지를 북한에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유럽코리아재단 핵심 관계자는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편지는 재단의 이사장을 맡았던 장 자크 그로하가 들고 가 중국에서 북측 관계자를 만나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아는 한 편지 내용은 통일부에 보고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2002년 방북 이후 여러 차례 편지가 오간 점이나 재단 관계자가 구체적으로 누가 편지를 전달했는지 밝힌 사실을 놓고 본다면 통일부의 해명은 박근혜 씨를 옹호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포괄적 대북 승인은 2004년부터, 그렇다면 2002년 편지는?

통일부는 박근혜 씨가 이사로 있는 유럽코리아재단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포괄적 대북접촉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포괄적 대북접촉승인은 건별로 대북 접촉 승인을 받기 힘들어 기간 동안 한 번에 대북 승인을 받았다는 의미라고 해석됩니다. 하지만 이런 통일부의 해명 또한 믿기 어렵습니다.

▲ 2002년 이후 박근혜 씨가 북한과 여러 차례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주간경향

<주간경향>이 추가로 공개한 편지를 보면, ‘한국미래련합 대표 박근혜녀사’라는 제하의 편지는 2002년 11월 8일에 작성된 것으로 되어 있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귀중’ 편지는 2002년 11월 13일자에 작성된 것임이 명시돼 있습니다. 2002년에 보낸 이 편지는 대북 접촉 승인을 받았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통일부는 박근혜 씨의 북한 접촉이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는지, 이 사안에 대해 보고가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국민에게 해명해야 합니다.

투명했다는 박근혜 씨의 방북 과정, 이제 믿을 수 있나?

박근혜 씨는 2002년 방북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방문 과정 또 결과, 이 모든 걸 굉장히 투명하게 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씨의 방북은 아직도 많은 의혹이 남아 있습니다.

ⓒJTBC캡처

방북 경위와 김정일과의 면담 내용 등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및 2007년 출간한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 일부에만 나와 있습니다. 상세히 밝히지 않은 방북 과정 때문에 ‘금수산궁전 방문’ 등의 논란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편지에 나와 있는 강향진이라는 재중동포는 과연 누구인지 그녀가 어떤 역할을 했으며, 박근혜 정부 들어서 활동을 계속 했는지 여부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일가의 국정 농단으로 나라가 엉망이 됐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가 대북 과정에도 개입했는지, 대한민국에 어떤 해악을 끼쳤는지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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