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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진실 밝힐 영상 공개하겠다" 네티즌수사대 자로 인터뷰

  • 입력 2016.12.21 18:53
  • 수정 2016.12.22 09:37
  • 기자명 정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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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수사대 자로 페이스북

어제 오후부터 각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자로'라는 이름이 올랐다. '자로'는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 당시 국정원 직원의 개입 증거를 밝혀낸 네티즌 수사대다.


자로는 19일 "감히 그날의 진실을 말하려 합니다."라며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침몰의 진실을 밝힐 다큐 [세월엑스]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무엇을 위해 어떤 심정으로 이 작업을 시작했을까. 8시간 49분 분량의 세월엑스 영상은 25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네티즌 수사대 자로 인터뷰>

Q. 5개월간 네티즌 수사대 활동이 없었다. 이번 [세월엑스] 작업 때문인가.

자로. 맞다.

Q. 어쩌다 세월호 침몰원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자로. 본격적으로 다큐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한 건 1월부터다. (세월호 사건으로) 별이 된 아이들 중에서 4반 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님이 지인을 통해 부탁하셨다. 부탁을 받고 세월호 연구를 시작했다.

Q. 작업시간은 얼마나 걸렸나.

자로. 직장인이다 보니 퇴근 후 거의 매일 늦은 새벽까지 작업해야 했다. 밤새는 것도 일쑤였다. 그렇지 않으면 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대본부터 편집, 연구, 자문까지 모든 작업을 혼자 했다. 지인과의 연락도 끊고 거의 폐인처럼 지내며 작업에 매달렸다. 모든 걸 중단하고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을 쪼개 1 1초를 아껴가며 작업했다.

Q. 영상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자로. 세월호 침몰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했던 결과물을 내놓으려고 한다. 검찰은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해 크게 4가지를 설명했다. 과적, 고적 불량, 조타 실수, 선박 복원력 부실이다. 검찰의 설명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는 그 네 가지가 한꺼번에 조합이 돼서 일어난 사고라는 이야기다.

즉, 이 중에 단 한가지라도 충족되지 못할 경우에는 과학적으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럴 경우 검찰의 수사결과는 세월호 사고를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여러 시뮬레이션 결과를 봐도 절대로 세월호의 조건 하에서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바로 그 가능성이 뭔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Q. 검찰수사 결과를 완전히 뒤집는 내용인가?

자로. 그렇다. 검찰이 어디까지 파고들었고 어디까지 진실을 알고 있는지 사실 나도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드러나있는 객관적인 상황을 과학적으로 검증했을 때 세월호는 그렇게 넘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감히 진실을 봤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치열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다. 저만큼 새월호에 미쳐서 파고든 사람 이제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까지 이 문제에 미쳐있었다. 진실을 봤지만 그게 진실인지 알지 못했고, 진짜 중요한 증거가 여기 있는데 사람들이 그게 왜 중요한지 몰랐고 흘려 보냈던 것들을 찾아냈다.

파랑새는 집안에 있었다.”


자로. 파랑새가 사고원인이라고 치면, 어쩌면 파랑새는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즉 굉장히 단순한 문제일 수 있는데 여러 가지 검증되지 않는 가설이라든지 사람들의 호기심, 또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완전히 복잡하게 뒤엉켜버린 거다.

다큐가 길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지 제가 이게 진실입니다라고만 이야기해서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왜 진실이 아닙니다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분산되어 있는 의혹과 논의들이 하나로 모일 수 있다. 그것이 모여야 다큐의 목적이라고할 수 있는 강력한 특조위의 부활이 가능하다.

특조위원 분들을 개인적으로 굉장히 존경하고 그분들의 열정, 충정 다 안다. 다만, 정말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계신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다. 특조위가 자체 보고서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특조위 수사결과를 보면 '화물조사를 해봤더니 검찰발표보다 조금 더 많았다', '철근 때문에 넘어갔을 수도 있다', '조타실수로 인한 문제일 수 있다' 정도에 머물렀다. 그래서 세월호 특조위를 다시 부활해야 한다는 명분이 약했다.

제가 이번에 밝히고자 하는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 맞다면, 그리고 조사의 필요성을 많은 분들이 깨닫게 된다면 특조위를 부활시키지 않으면 안될 확실한 명분이 된다. 제가 이번 다큐에서 방점으로 찍고 있는 것이 그 부분이다.

Q. 두렵지 않나?

자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는 만큼 저에 관한 이상한 설들이 난무하더라. 심지어 요즘에는 여기저기에 제가 국정원직원이라는 글이 돌아다닌다. 이 부분은 직썰 편집장이 시원하게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편집자주: 네티즌 수사대 자로는 평범한(?) 직장인의 신분으로 2013년 국정원대선개입 사건당시부터 네티즌 수사대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도 여전히 같은 직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가 국정원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소시민이라는 사실을 제가 증명합니다.

Q. 티저 공개 직후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자로. 이렇게까지 파장이 클 줄은 상상 못했다. 사실 티저를 공개하면서 아무도 안보면 어쩌나 걱정했다. '니가 뭔데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 같은 악플이 많이 달릴 줄 알고 노심초사했다. 그런데, 막상 공개 후 다들 걱정해주시고 공유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큰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Q.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 당시에는 이번처럼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자로. 맞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지는 않았다. 어제 티저 공개 후 공중파 3사를 포함해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인터뷰 제의가 밀려들었다. 국정원 사건 당시에는 제게 대안미디어들만 관심을 보였고 힘을 갖고 있던 기성언론들은 모두 외면했다. 박근혜 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시기라 그랬을 것이다. 언론의 뜨거운 취재요청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낀다.

Q. 다큐 공개를 통해서 바라는 점은?

자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모든 조사를 원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번에 밝히게 될 세월호의 진짜 침몰 원인과 연계해서 모든 것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사고원인이 달라지면 구조과정에서도 어쩌면 침몰원인이 작용했을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의혹을 갖는 부분이 해경이 선원한테 진짜로 먼저 연락한 건 아닐까, 구조를 일부러 방기한 게 아닐까 하는 점이다. 만약 선원들을 진짜 빨리 찾아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면, 그리고 승객 구조보다 시급한 것이 있었다면 그것이 바로 침몰 원인이라는 뜻이다.

Q. 대통령의 '7시간 의혹' 관련 내용도 포함돼있나?

자로.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궁금해 한다. 그 시간에 성형시술을 했냐 안했냐가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7시간을 숨기고 싶어 했던 진짜 이유가 무얼까? 어쩌면 세월호의 침몰 원인과 대통령의 7시간이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더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콘트롤타워가 움직여야 할 시기에 뭔가 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고 여기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겠지만 겨우 그 정도였을까? 이것이 (세월엑스 다큐가) 만약 사실이라면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정말 큰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런 부분이 사실 두렵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하다. 어제 부모님께 전화가 왔다. 인터넷을 보시고 걱정이 되신다며 막 우시더라. 이런걸 꼭 해야 되냐 물으시며. 왜 여기까지 왔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세월호 유가족 몇 분이 이미 영상을 보셨다. 굉장히 놀라셨다. 혼자서 이런 작업을 해냈다는 것 그분들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하셨는데 영상을 보신 후 굉장히 놀라시며 많은 국민들이 꼭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다큐를 일부만 보고 평가하지 마시길 당부드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평가해도 늦지 않는다. 큰 스토리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뒤쪽에 다 있다. 다큐의 특정 부분만 발췌해서 판단하는 것을 우려한다. 진실에 대한 판단은 보시는 분들께 맡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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