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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100만 모였다고? 나머지는 다 박근혜 지지자야!"

  • 입력 2016.11.15 11:04
  • 수정 2016.11.15 11:12
  • 기자명 미디어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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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정희 탄생 99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번 기념식에는 남유진 구미시장, 새누리당 백승주. 장석춘 의원, 박사모 등 예년보다 절반 수준인 500여 명이 참석했다.

생가 입구에서는 ‘박근혜 퇴진’ 1인 시위가 진행됐다. 기념식 참석자들은 1인 시위 중인 여성을 향해 폭언하고, 팔이나 어깨 등을 치기도 했다. 한 여성은 ‘빨갱이’, ‘쓰레기’ 등의 폭언을 하며 “광화문에 나온 것들이 다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하나? 웃기는 소리하지 마. 침묵하는 다수가 있다는 거 알아둬”라고 말했다. “얼굴 좀 보여 달라”며 휴대폰 카메라 렌즈를 여성의 얼굴에 들이대는 남성도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명이 우르르 몰려와 머리를 치며 피켓을 부쉈다.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입구와 달리 기념식 참석자들은 박정희 얼굴이 인쇄된 피켓을 들고서 ‘박근혜 만세’를 외쳤다. “박근혜 정부 펄펄 날아. 박근혜 안 죽었어”라는 외침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지난 12일 집회를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한 여성은 “광화문에 100만 명? 200만 명 왔다고 치자. 나머지는 박 정부 지지자”라고 소리쳤다. 이곳에서도 애국가는 제창됐다. 애국가가 끝나자마자 ‘박근혜 만세’가 울려 퍼졌다.

1인 시위는 이어졌다. 이번에는 15개월 된 아이를 안고서 피켓 시위를 나온 한 엄마였다. ‘박근혜 퇴진하라 구미 시민’이라는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이번에도 욕설은 시작됐다. 계속되는 폭언에 아이 엄마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그 와중에도 한 여성은 멀리서 폭언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 엄마가 1인 시위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달려온 시민들이 있었다. 누군가는 빗방울이 떨어지자 우산을 씌워줬다. 또 다른 누군가는 피켓을 든 손을 보호하는 장갑과, 허기를 채우기 위한 망개떡을 선물했다. 울지 말라며 어깨를 토닥이고 손을 꼭 잡아주기도 했다. 응원하는 이들이 많아지자 아이 엄마는 웃었다. 아이가 커서 오늘을 어떻게 기억하겠냐는 질문에 아이 엄마가 답했다.

“엄마 잘했다고,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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