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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X소리 퍼레이드

  • 입력 2016.10.19 15:30
  • 기자명 서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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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코너링” 우병우 주니어

2016년 국정감사의 주연은 단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국감장에는 나타나지도 않았지만. 2016년 10월 4일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 우병우 장남 의경 특혜 의혹이 야당 의원들의 포위망에 걸려들었다. 우 수석의 금지옥엽 장남은 현재 서울경찰청 차장의 운전병으로 근무 중! 근무환경이 그렇게 좋다고 하여 의경들 사이에서는 소위 ‘꽃보직’으로 꼽히는 자리. 우 수석의 아들은 어떻게 그 자리를 꿰찰 수 있었을까? 우병우 주니어의 보직을 결정했던 백승석 경위는 북악스카이웨이에서 운전 면접 봤던 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코너링이 굉장히 좋았고, 요철도 굉장히 스무스하게 잘 넘어갔다. ”

녀석, 대… 대단한 코너링이야...!

이날 국감 이후 전국의 초등학교에는 제2의 우병우 주니어 육성을 위한 '코너링 꿈나무 과정'이 개설 예정이고, 우병우 주니어의 출전 소식에 포뮬러 원이 긴장하고 있다는 썰이.

“빨간 우의 때문에 죽은 거 아닌가?” 일베충 나경원 의원

10월 11일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 백남기 농민 사고 원인에 대한 감사가 이뤄지는 자리였다. 나 의원은 증인으로 참석한 이윤성 서울대 백남기 특별조사위 위원장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백남기 농민은) 빨간 우의 때문에 죽은 거 아닌가?”

'빨간 우의 설'은 문제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주장한 백남기 농민 타살설이다. 나 의원은 일베발 의혹을 국정감사장에 들고나온 거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주장.
당시 상황은 이렇다. 백남기 농민이 경찰이 직사 살수한 물대포에 쓰러지자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이 그에게 서서히 다가온다. 바로 그때, 경찰의 물대포는 그 남성을 향하고, 그 남성은 백남기 농민 위로 쓰러진다. 일베와 나경원 의원은 빨간 우의 입은 남성이 쓰러지면서 백남기 농민 안면을 강타했고, 그게 사인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 한겨레

하지만 당시 영상을 천천히 돌려 보면 쓰러진 남성의 손은 백남기 농민과 멀찍이 떨어진 곳으로 향해 있다. 나 의원은 틀렸다. 그리고 또 다른 물대포 피해자가 될 뻔했던 시민을 되려 가해자로 내몰았다.
일베의 이 허무맹랑한 소설을 들고 나온 나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일밍아웃한 1호 국회의원으로 기록에 남게 되었다.

나 의원님, 혹시 일베… 하세요?

“내가 그렇게 좋아?” 도끼병 한선교 의원

10월 13일 오전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미르재단 의혹에 대해 질의하던 도중, 한 의원은 반대편에 앉은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이렇게 묻는다.

“왜 웃어요? 내가 그렇게 좋아?”

%#@#%#*%%&#!%#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 사실 그의 기행은 처음이 아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주장했던 날, 한 의원은 정 의장에게 항의하다 말고 느닷없이 국회의장 경호원의 멱살을 잡아채는 상남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일전에도 멱 좀 잡으셨던 분

사실 이런 짓도 하던 분이라 놀랍지가 않다.

변명도 대단했다.

“대학 선후배 사이라 선배로서 좋아하냐고 물은 겁니다.

“대답하지 마!” 낙하산 고대영 사장

고대영 KBS 사장은 국감 스타의 향연이었던 이번 국정감사 '출연자' 중에서도 가장 패기 넘쳤던 용자(?)가 아닐까 싶다. 10월 11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 세월호 사고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 보도 외압에 대해 감사 중, 증인으로 출석한 고대영 사장은 모든 질문에 시종일관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이미 논란이 되고 있었다. 답변은 대개 이런 식이었다.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낙하산 타고 내려와서 겁이 없답니다. 이 글 내려주세요. ⓒ 한겨레

어떤 질문에도 동요치 않고 녹음기 재생 같은 답변이 되풀이되던 상황.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장 근처에 앉아 있던 김인영 보도본부장에게 질문을 돌렸다. 하지만 고 사장은 분노에 찬 듯 목청을 높였다.

“대답하지 마!”

피감사자로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한 고 사장. 그의 뻔뻔함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겁니까. 세월호 보도 개입하던 솜씨가 어디 가겠나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히~잌! ⓒ 민중의소리




“새파랗게 젊은 것들이 말이야!” 이기동 한국학 중앙연구원장

2016년 9월 30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미르, K 스포츠재단에 대한 질의가 한창이었다.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두 재단 설립에 주요 역할을 맡았다는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에 추천을 받아 현재 요직을 차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집중질타가 이어졌다. 신나게 두들겨 맞던 이 원장은 화를 생리현상을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 잠깐만, 신체상에 조금” ⓒ 연합뉴스

화장실에 가겠다며 자리를 무단 이탈한 이 원장 때문에 국정감사는 잠시 중단됐다. 잠시간 휴식 후 국정감사가 다시 시작되려는 찰나, 이 원장이 화장실에서 비서관에게 했던 말이 문제가 됐다.

“새파랗게 젊은 것들한테 수모를 당했어.”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소머즈 급 청력으로 이를 놓치지 않고 지적했다. 감사 후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 23명은 성명을 발표한다. “이 원장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의 행위라고는 상상조차 못 할 망언과 기행을 일삼았다.” 또한, 과거의 망언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기동 원장은 4·3 제주항쟁을 공산폭도가 일으켰다고 말한 바 있다. 1954년 4월 3일 일어난 제주 항쟁은 일본 패망 후 한반도를 통치한 미군정 체제의 사회문제와 남한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김현정 그런데 ‘근현대사 비중을 좀 줄여라’ 이렇게 개인의 의견을 말씀하셨다고요?

이기동 원래 그거는 근현대는 전부가 사건사입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역사 사전에 항목 그냥 한두 줄씩 해설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시간적인 폭, 즉 50~100년을 폭으로 한 구조적인 분석이 전혀 없는 겁니다.

김현정 그런데 아이들한테 알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근현대사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시작한 역사를요?

김현정 운동권 연표라고 생각하세요? 우리가 민주주의를 확보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 안 하세요?

이기동 네, 한번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교과서라는 게 뭡니까? 이게 또 자라나는 세대인데 쉽게 이야기해서 소위 국가 권력에 대한 대항사로서, 항쟁사로서만 현대사를 꾸민다면 애들은 계속 소위 반항심 고취가 하나의 수단이 되는 겁니다.

과거 이기동 원장 국정교과서 관련 발언, <김현정의 뉴스쇼>

“아무것도 몰라요. 하하하” 백치 윤진숙 장관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모래 속에서 찾은 숨은 진주’라 극찬했던 인물이 있다.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다. ‘숨은 진주’ 윤 장관의 활약은 인사청문회부터 대단했다.

ⓒ SBS

청문회를 지켜본 질의자와 방청객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청문회 내내 방긋방긋 웃으며 “잘 모르겠다. 하하”, “긴장 안 돼 죄송하다. 하하하”. 청문회를 동네 반상회 정도로 생각하고 나왔는지 야당 의원들의 호통에도 윤 장관의 웃음은 도무지 멈출 기색이 없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몰랐던 이분이 해양수산부 장관이 임명된다.

윤 장관의 백치전략은 국정감사장에서도 계속됐다. 2013년 10월 15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역대급 뻘짓을 선보인다.

ⓒ YTN

윤 장관은 의원들의 질문에 단 한 마디도 스스로 대답하지 못했다. 뒤에 앉은 보좌관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할 뿐이었다. 윤 장관은 13일부터 이틀간 8시간에 걸쳐 국정감사 예행연습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근데 왜. 결국, 윤진숙 장관은 장관 임기 8개월 만에 전격 해임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 아… 아니다. ⓒ KBS2

“일본축구 개객끼 해봐!”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

2015년 9월 17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처음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긴장한 모습이역력했다. 기업인에게 국정감사는 혼나러 가는 자리다. 의원 나리들에게서 떨어질 불호령을 생각하면 겁이 날 법도 하다. 잘못한 게 있으니까. 하지만 이날 국정감사는 뜻밖에도 훈훈한 모습이 연출돼 회장님을 당황스럽게 했다. 이날 만큼은 여당, 야당, 우리 하나가 됐다.

슬슬 긴장 풀리는 신동빈 회장

분위기 살리고~

신동빈 회장 (괜히 쫄았네ㅋㅋ)

훈훈한 엔딩까지 ⓒ 노컷V

당시 현장의 분위기는 훈훈하다 못해 후덥지근 할 정도였다. 이때,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깨방정을 참지 못하고 개드립을 시전하는데

“한국과 일본이 축구 하면 누구를 응원하시겠습니까?”

다른 말로 “일본 축구팀 개갞기 해 봐”

신 회장은 그저 말없이 웃어 넘겼다. 마음 속으로 어떤 대답을 했을까?

“의원님들, 감사하무니다!”

“XX 좀 꺼내봐! 내가 좀 보게!” 비뇨기과 전문의원 김용익

국감장에서 국회의원이 비뇨기과 의사로 빙의한 사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2015년 9월 11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류시문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으로 협회 여직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었다. 류 회장은 협회 여직원이 자신의 비뇨기과 예약 보고를 하자 자신의 아랫도리를 가리키며 “내 물건이 얼마나 튼실한데, 비뇨기과 얘길 하느냐!”고 확인할 수 없는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명백한 성희롱이다. 그런데, 질의자로 나선 김 의원은 성희롱 사건의 본질보다 회장님의 ㅅㅇㅈ가 더 궁금했나 보다.

나! 류시문이야!

“회장, 물건 좀 꺼내봐! 내가 좀 보게!”

“꼬마야 너는 에로L 안 하지?” 게임전문가 백재현 의원

백재현 당시 민주당 의원은 한 날 가방에 롤(LOL, League of Legends) 사진이 잔뜩 든 파일을 들고 눈누랄라 집을 나선다. 게임 하러 가는 길이었냐고? 아니다. 2013년 11월 6일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동 청소년 게임 중독과 선정성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서였다. 거기까진 좋았다.

“한 건 했재현!”

하지만 국정감사장에서 백 의원이 꺼내든 것은 롤 게임 이미지가 아닌, 황당하게도 한 팬이 그린 팬아트였다. 어째, 또 선정적인 것만 골라왔더라니. 그는 게임화면과 1도 관련이 없는 그림들을 열심히 출력해와서 게임의 선정성을 비판하려고 했던 거다. 그가 창피한 줄도 모르고 국감장에 당당히 걸어놨던 자료의 제목은 아직도 네티즌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된다.

“LOL인가 에로L인가?”

“MS오피스를 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삽니까?” 콤퓨타 전문가 이은재

ⓒ 오마이뉴스 계대욱 기자

지난 10월 6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역대급 국감 스타가 탄생한다. 주인공은 자칭 콤퓨타 전문가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게 국감 역사에 길이남을 질문을 던진다.

“MS오피스를 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삽니까?”

자신의 발언이 화제가 되자 이 의원은 자신이 83년부터 컴퓨터를 다뤄온 전문가라고 밝히며 해명에 나섰다. 중요한 건 그녀가 83년에 뭘 했는지가 아니라, 국정감사 질의에 나선 지금 ‘MS’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구별할 줄 모른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녀는 ‘LA가 좋냐, 로스엔젤레스가 좋냐’는 83년도식 개그를 구사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개그콘서트의 슬럼프 이후 웃음에 목말라있던 네티즌들은 이은재 의원의 드립에 찬사를 보내며 패러디를 쏟아냈다.

국감 후 이 의원 측은 서울시 교육청이 서울 모든 학교의 MS워드와 아래아한글를 일괄 수의계약했다는 지적이었다며 오히려 조희연 교육감이 말귀를 잘못 알아들어 생긴 일이라고 항변했다. 그렇다 해도 이은재 의원의 지적은 틀렸다. MS워드의 경우 MS(마이크로소프트) 사의 파트너사가 판매를 대행한다. 조희연 교육감에 따르면 MS워드는 MS 파트너사들의 1, 2차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업체 선정을 진행했다고 한다. 아래아한글은 판매 대행사 없이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애초에 경쟁 입찰이 불가하다.

이정도 기초적인 공부도 없이 애꿎은 사람한테 사퇴하라며 삿대질을 해 댄 의원님. 정말 사퇴해야 할 분이 누구신지?

사퇴하세요! ⓒ 비디오머그

이은재 의원은 한국행정연구원장 시절 법인카드로 명품, 화장품, 농산물을 구입한 일로 2014년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당시 왜 그랬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전임 원장들이 그렇게 해서 나도 그렇게 했다”며 또 하나의 개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 KBS1

이 의원의 과거 발언을 빌리자면 이렇다.

“창피하다, 정말 수준이. 제대로 배웠어야 말이지!", “사퇴하세요!”

은재무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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