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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집단 C형간염 환자가 발생했다

  • 입력 2016.08.23 13:57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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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대규모 C형간염 감염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작년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이, 올해 원주시 한양정형외과가 감염자를 양산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시 동작구 소재 의원에서도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인한 집단 감염 의심 사례가 발견됐습니다.

질병관리본부, 서울특별시와 동작구 보건소는 ‘C형간염 유행이 의심되는 서울특별시 동작구 소재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에 2011년~2012년 기간 방문한 내원자 11,306명을 대상으로 C형간염 및 혈액매개감염병(B형간염, HIV 감염, 매독) 검사를 8월 25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 동작구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은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심기관으로 신고를 당했습니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빅데이터로 이 병원 내원자를 분석한 결과, C형간염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보건당국은 정밀 역학조사를 통해 그 원인을 밝혀내기로 했습니다.

C형 간염 항체 양성률 평균보다 10배 높아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간염자가 발생한 서울 동작구 현대의원 (현 JS 의원) 검사 결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2006년 3월 1일부터 2016년 3월 25일까지 서울현대의원 내원자 34,327명의 C형간염 검사를 조회한 결과 항체 양성자가 무려 508명이나 발견됐습니다. 2012년 163명, 2013년 71명입니다. 2012년 해당의원 내원자의 항체양성률은 17.7%, 2013년 내원자는 13.2%로 분석되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평균 C형간염 항체양성률(0.6%*)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지난 3월 24일~25일 서울 동작구 보건소는 해당 의료기관을 방문해 사용한 주사제, 바늘, 수액제제를 수거해 C형간염 바이러스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검사 결과 C형간염 바이러스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를 미루어 볼 때 C형간염은 항체 양성자가 발생한 2011년, 2012년에 사용한 일회용 주사기가 원인으로 보여집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2012년 해당 의원을 방문한 전체 내원자 11,306명을 대상으로 C형간염 및 혈액매개감염 검사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발생연도와 검사 연도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2011~2012년에 C형간염에 감염되어 형성된 항체가 2012년~2013년에 검출되었기 때문입니다.

계속 발생하는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집단 감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 간염에 집단으로 감염된 환자들의 공식 홈페이지 ⓒ다나의원 집단감염 피해자 홈페이지

지난해 12월 서울시 양천구 소재 다나의원에서 C형간염 집단 감염자들이 발생했습니다. 내원자 및 직원 2,266명 중 1,709명을 검사한 결과 C형간염 항체 양성자가 1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2월에는 원주 한양정형외과에서도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집단 감염자가 발생했습니다. 원주 한양정형외과 내원자 및 직원 8,620명을 검사했더니 C형간염항체 양성자가 435명으로 확인됐습니다.

2016년 4월 12일 역학조사전문위원회는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 감염은 주사기 재사용과 연관성 있다고 밝혔습니다. 혈액 등으로 감염되는 C형간염의 특성상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은 집단 감염을 유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법안은 통과됐지만…

▲19대 국회에서 통과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대규모 감염 환자가 발생하자 지난 5월 19대 국회는 이를 금지·처벌하는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이하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의료법 개정안은 일회용 주사 관련 의료용품을 다시 사용할 수 없게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위반할 시 의사 면허 취소와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과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법률안이 오는 2016년 5월에 통과돼 6개월 후에나 시행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규모 집단 감염 등을 초래한 병원장은 지금도 업무상 과실 등의 문제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무 등은 아직 적용되지 않습니다.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심 병원을 피하는 방법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문제 되자 보건복지부는 국민에게 의심 의료기관을 제보받았습니다. 지난 7월 6일까지 접수된 일회용 주사기 의심 의료기관 건수는 60여 건에 달했습니다. 전수조사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시간, 인력 등의 부족해 불가피한 결정이었습니다.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집단 감염자가 발생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의 주사체 처방률과 전체 병원 평균 주사제 처방률

하지만 문제의 병원을 피할 수는 있습니다.

2011년 상반기 다나의원의 주사제 처방률은 86.94%였습니다. 2015년 상반기에는 98.12%입니다. 전체 병원의 주사제 처방률 평균 19.29%에 비해 5배 이상 높습니다.

주사제 처방률이 높다는 것은 주사기 사용 빈도 또한 높다는 것입니다. 특히 각종 주사제를 혼합하는 빈도가 높은 병원일수록 주사기 바늘을 여러 차례 사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동네 소규모 의원 등에서는 미백 주사, 비타민 주사, 피로해소 주사, 근육 주사 등 수액 주사를 처방해 매출을 늘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사 처방이 무분별하게 벌어질수록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등의 감염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병원 평가정보를 통해 주사제 처방률을 알 수 있다.

일회용 주사기 사용 의심 병원을 피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다나의원처럼 주사제 처방률이 높은 병원을 피하면 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는 병원평가정보가 있습니다. “병원평가정보 > 약 > 주사제”를 선택한 뒤 병원을 검색하면 주사제 처방률이 나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주사제 처방률을 다섯 개 등급으로 나누고 있는데 등급이 낮을수록 주사제 처방을 적게 하는 곳입니다.

C형간염 집단 감염은 후진국형 의료사고입니다. 혈액 등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C형간염은 아직 예방백신이 없습니다. 선진국 등은 C형간염을 전수조사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표본 조사나 제보 등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주사기의 원가는 약 100원입니다. 100원 아끼려다 국민 건강이 위험에 빠지게 생겼으니 당황스럽습니다. 자신의 몸은 스스로 지키는 수밖에 없는 씁쓸한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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