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직썰 독자 여러분! 연일 보도되는 재벌 회장님들의 갑질 논란에 화가 치밀어 오르셨다고요? 저도 그래요.
어떻게… 아니 어떻게 우리 서민들에게 일자리도 주고, 월급도 주고, 잘되라고 사랑의 매까지 든 대기업 총수님들을 신고할 수가 있나요? 개도 먹이 주는 손은 안 문다는데. ㅎㅎㅎ 그래서 오늘은 회장님을 모시는 올바른 자세에 대해 배워볼까 해요. 이것만 기억하면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요. 어디 가서 건방지게 갑질 당했다고 신고하지 말고 함께 배워봐요.
1. 회장님 말씀은 곧 법이에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어요. 회사에 취직해 월급 꼬박꼬박 받는 이상 회사의 주인이신 회장님의 말씀은 곧 법이에요. 그걸 잘 알고 계신 회장님들은 가끔씩 초법적인 지시를 내리기도 한답니다. 그럴 땐 당황하지 말고 그냥 시키는 대로 하시면 돼요. 처맞기 전에
정일선 현대BNG 사장님 같은 분은 법 없이도 살 분으로 유명하세요. “빨리 가자!” 호통 한 방이면 운전기사는 신호등도 무시하고 달려야 해요.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간단해요. 그냥 돈으로 틀어막으면 되거든요. 범칙금 그거 얼마나 된다고. 거지도 아니고. ㅎㅎㅎ 회장님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정일선 현대BNG스틸 회장님은 운전기사를 어찌나 곁에 두고 싶어 했는지 근로기준법 정도는 가볍게 무시하셨어요. 근로기준법은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을 40시간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회장님의 운전기사들은 일주일에 80시간까지 일했어요. 연장 근로시간까지 일하면 노동자는 한 주에 최장 52시간만 일할 수 있게 하는데요, 대체 기사를 얼마나 좋아하셨으면 이렇게 오래 붙들고 계셨을까요. 그 깊은 애정이 감히 상상이 가질 않네요.
그리고 회장님은 그렇게 아끼는 운전기사의 실력향상을 위해 실수를 할 때마다 벌점을 매겨 감봉+휴일 무급근무를 지시하셨답니다. 교육은 역시 스파르타. ^^
스파르타식으로 나도 한 방!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님도 운전기사의 실력 향상을 위해 초법적인 훈련을 지시하셨어요. 사이드미러를 보지 않고 대신 몸과 고개를 뒷좌석 유리까지 돌려 차선을 변경하는 고난도 스킬 연마를 주문하셨죠. 사이드미러 보면서 운전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요즘 같은 무한경쟁의 시대에 자신만의 고유한 능력 한가지쯤 가지지 않고서는 어디서도 인정받지 못해요. 회장님의 훈육 덕분에 운전기사는 이제 사이드미러 없이도 자유자재로 차선을 변경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력서에도 이렇게 쓸 수 있어요.
특기: 사이드미러 안 보고 차선 변경하기
이게 다 회장님 덕이에요. 댓글 창에 욕만 쌓인 거 보니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역시 서민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니까요.
나 교수라서 많이 앎 ㅎㅎ 오해 ㄴㄴ
2. 사소한 일에 서운해하지 마세요
서민들이 잘 몰라서 그러는데 우리 회장님들은 사랑이 넘치는 분들이에요. 어떤 소인배들은 폭언, 욕설을 들었다, 인격모독을 당했다, 징징대기도 하는데 이분들 사회경험 1도 없으신 분들인가. ㅎㅎ 이게 다 사랑의 표현인 줄 모르나 봐요. ㅎㅎㅎ ‘좋은데이’로 유명한 무학 최재호 회장님의 갑질을 고발한 운전기사는 회장님이 자신의 이름도 몰랐다고 그러는데요, 그건 오해에요.
친한 친구 부를 때 별명 대신 이름 부르면 어색한 경험, 다들 있잖아요? “야 인마”, “운전하는 놈”, “인생의 패배자” 얼마나 살갑나요? 고발 소식을 듣고 다정하신 우리 회장님이 얼마나 서운하셨을까요. ㅜㅜ 그분들 겉으로나 쌍욕 하고 주먹 휘두르고 그러지 속은 이렇게나 여리답니다.
정일선 현대BNG 사장님은 혹여 직원 마음에 상처라도 입을까 봐 A4 용지 140장 분량의 업무 매뉴얼을 손수 제작하셨어요. 밤새 다른 직원들 갈궈 가며 매뉴얼 만드셨을 사장님을 생각하니 제가 눈물이 다 나네요. 8ㅅ8 사장님은 매뉴얼로 “(임원님이) 본의 아니게 실언하실 경우 곧이곧대로 듣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잘 인내하여야 한다)”며 마음을 다독이셨답니다. 하찮은 운전기사 마음마저 헤아려 주시니 인성 간디급 인정? ㅎㅎㅎ
ㅇㅇ 간디 인정
이런 배려에도 불구하고 과거 3년간 운전기사가 61명이나 일을 그만뒀다고 해요. 그렇게 인내심이 없어서야. 그중 몇 명은 겁도 없이 신고까지 했죠. 정말 울화통이 터지네요. 생각해보세요. 그간 얼마나 많은 운전기사가 사장님과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겠어요? 그 추억 돈으로 바꾸면 얼마 인지나 아세요들?
ㅎㅎㅎ
3. 잔심부름에 감사하세요
잔심부름이야말로 말로 정~말 가깝고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시킬 수 있는 부탁이에요. 하늘 같은 회장님이 잔심부름을 시키신다면 회장님이 나 같은 하찮은 놈을 신뢰하고 계신다는 증거에요. 우리 회장님들은 가족만큼이나 애견도 무척이나 애지중지하세요.
무학의 최재호 회장님은 운전기사에게 애견센터에서 애견을 모셔오라는 잔심부름도 시키곤 하셨어요. 세상에나… 이렇게 중요한 일을 맡겼다니 대대손손 영광스러운 일 아닌가요?? 저는 그 말 듣고 부러워서 울 뻔했는데요?? 근데도 고작 잔심부름 몇 번 한 거 갖고 힘들어 죽겠다는 미개한 분들 계시더라고요. 아직도 그런 소리 할 힘이 있으신가 봐요. 덜 구르셨나 보다. ㅎㅎㅎ
더 놀라운 일도 있어요. 정일선 현대BNG스틸 회장님은 운전기사를 어찌나 신뢰하셨는지 운동 후에 입을 속옷, 양말, 운동복도 직접 챙길 영광을 주셨어요. 빤스 갤 땐 세 번 접어 각을 잡고 밴드 쪽으로 돌돌 말아 넣으라고 세심한 지시도 하셨죠. 어디 가서 회장님 빤스를 손으로 만질 기회를 얻을까요? 저 같으면 한동안 손도 안 씻을 거 같은데. ㅎㅎㅎ 근데 아직도 이런 거로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어휴, 회장님이 이렇게나 신뢰를 주셨는데… 그런 식으로 통수 치면 어떡하나요?
4. 사랑의 매에 익숙해지세요
회장님들은 가끔 속상한 마음에 사랑의 매를 들기도 하세요. 회장님이 그 고운 손으로 매를 드실 정도면 그 사람을 보통 아끼는 게 아니라는 뜻이에요. 얼마 전 미스터피자 등의 프랜차이즈 관리 사업을 하는 엠피케이 정우현 회장님도 따뜻한 주먹으로 사랑을 전하셨답니다. 가맹점 순회를 하던 회장님은 밤 10시에 건물 밖으로 나가려던 중 정문이 잠겨 있는 걸 확인했어요. 그렇게 사랑을 줬는데도 경비원이 나아~를 몰라보고! 내가 아직 건물 안에 있는데도 문을 잡가 버렸으니 얼마나 화가 났을까요. 속상한 마음에 회장님은 경비원의 목과 턱부위에 두 차례 주먹을 꽂아 넣으셨답니다. 너그럽기도 하셔라, 놀라셨을 회장님 마음을 생각하면 너무 약소하죠. 저 같으면 몽둥이라도 들고 따라가서 더 때려달라 청했을 거예요.
몇 년 전엔 최철원 M&M 사장님께서 1인 시위를 하던 노동자를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맷값으로 2,000만 원을 준 적이 있었죠. 솔직한 말로 몇 대 맞고 2,000만 원 벌면 개이득 아닌가요?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님도 운전기사에게 사랑의 매를 들기도 하셨어요. 이분은 기사가 사소한 실수라도 하면 사람들 많은 곳에서 엉덩이도 걷어차고 머리도 쥐어박고 하시는데요, 연세도 많으신데, 걷어찬 다리 성하신지 걱정되네요.
다리 아프면…
주먹으로 애정표현을 즐기는 분들은 김만식 회장님만이 아니에요. 이대욱 대림산업 부회장님, 최재호 무학 회장님도 빠질 수 없죠. 두 분도 운전 못 하는 운전기사 가르치느라 주먹에 땀 안 찰 날이 없었다고 해요. 그래도 사랑의 크기로 따지면 정일선 회장님은 따를 수가 없었어요. 운전기사 머리에 혹이 날 정도로 쥐어박곤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톡 친 건데? 그냥 웃고 넘어가자.”
정일선 사장님은 더 많은 사랑의 매를 들지 못한 것이 아쉬우셨던 거 같아요. 이대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보도가 터졌을 땐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내가 저 사람보다 낫지 않냐?"
5. 뒤통수 치지 말아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요. 취직도 시켜주고 꼬박꼬박 월급도 챙겨주고 친아버치처럼 친절을 베풀어주신 회장님을 경찰에 신고한 배은망덕한 사람들 말이에요. 그 여리고 마음 약한 분들이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까요. ㅜㅜ
최재호 무학 회장 – 무혐의
정일선 현대BNG 회장 – 폭행 혐의로 검찰 송치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 폭행 혐의로 검찰 송치
정우현 앰피케이 회장 – 상해죄로 검찰 200만 원 약식기소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 – 상습폭행 및 근로기준법상 폭행 혐의로 벌금 700만 원
최철원 M&M 회장 - 집단·흉기 등 상해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
다행인 건 헬조선의 따듯한 법이 우리 회장님들을 보호해준다는 거예요. 대한민국은 온정이 넘치는 사회니까요. 그게 어디 하찮은 노동자가 신고 한번 한다고 될 일인가요? ㅎㅎㅎ 그깟 사소한 문제로 회장님들이 모두 콩밥을 먹게 된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어찌 될까요? 생각만 해도 오싹하네요.
심심할 때마다 직원들을 샌드백처럼 두들기시던 몽고식품 김만식 명예회장님은 재수 없게도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긴 했지만, 좀 비싼 밥 한 끼 먹었다 생각하면 그뿐이에요. ㅎㅎㅎ 정일선 사장님은 회사 직원을 시켜 피해 운전기사들에게 “미안하다” 전화까지 했는데 뭘 더 바라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녹음기 켜놓고 상대방이 사과를 받아주건 말건 다짜고짜 들이댄 건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 그 높으신 분이 사과를 두 번씩이나 한 셈이잖아요? 너그럽기도 하셔라.
대통령이 또…
아마 신고한 사람들은 회장님들이 콩밥이라도 먹을 줄 알았겠죠? 없이 사는 서민들이라 그런지 참 세상 물정 몰라요. 일주일 후면 광복절이네요. 올해엔 얼마나 많은 회장님이 특별 사면을 받을까요? 그분들이 나와서 또 얼마나 우리 경제가 살아날까요? ㅎㅎㅎ 벌써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