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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인을 놀라게 한 올림픽 그때 그 사건

  • 입력 2016.08.19 14:54
  • 수정 2016.08.19 15:22
  • 기자명 임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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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뮌헨 올림픽 참사: 검은 9월 사건

1972년 서독에서 열린 하계올림픽 기간에 벌어진 테러 사건이다. 일명 검은 9월단으로 불리는 테러 단체가 이스라엘 올림픽 팀 11명 중 2명을 죽이고 남은 9명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였다. 이스라엘에 수감된 양심수 234명을 석방하지 않으면 이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이스라엘 대표팀 숙소에서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검은 9월단 단원

이스라엘은 이들의 요구를 거절했고, 서독은 군사대응을 통한 인질 구출 작전을 세운다. 테러단이 서독에서 탈출하기 위해 퓌어슈텐펄트브루크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때 준비하고 있던 저격수가 이들을 모두 사살하고 인질을 구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작전은 실패하고 만다. 서독은 사건이 벌어질 당시 테러리스트 수를 5명으로 추산하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8명이었고 이 정보가 공군기지에서 대기하고 있던 저격수에게 전달되지 않은 탓이 컸다. 공군기지에서 테러리스트 8명 중 5명이 사살당했으나 3명이 살아남아 치열한 총격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인질 9명 전원이 사망하는 끔찍한 결과로 막을 내렸다.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팔레스타인 게릴라 기지에 폭격을 퍼부었고 이로 인해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국민들이 죽었다.

2. 서울 올림픽: 열등국민 격리 정책

1988년 전두환 정권이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노숙인, 부랑아,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수용소에 가둬버린 사건이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만을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과정에서 국민 수천 명이 인권유린 범죄의 표상으로 불리는 형제복지원에 끌려갔다.

72만명의 국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기도 했다.

가난한 서민들도 이 같은 도시 정화정책의 대상이 됐다. 각국 올림픽 대표선수들과 성화가 이동하는 길 주변에 있던 빈민가 및 판자촌은 외국인들이 보기에 불편할 수 있다는 이유로 모두 철거됐는데, 이렇게 발생한 도시 난민이 72만명에 달했다. 그중에는 성화가 지나가는 5분 때문에 10개월 동안 땅굴 속에서 숨어 살아야 하는 이들도 있었다. 난민들이 곳곳에 임시건물을 세우기도 하였으나 외국인들이 볼 수 있는 곳으로 생각되는 지역은 어김없이 용역이 찾아와 강제철거를 했다. 외국에 잘 보이기 위해 시행한 이 정책은 국제적으로 두고두고 비판을 받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이처럼 국가의 세련되고 발전된 이미지를 위해 열등 국민을 치워버리는 일은 비단 서울올림픽 때에만 국한된 사건은 아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는 2천여명,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는 1만여명,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150만여명의 도시 난민이 발생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이번 2016년 리우올림픽 역시 개막을 앞두고 경찰이 공권력을 동원해 빈민가 민간인 수천 명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3. 베를린 올림픽: 사상 최초 제시 오웬스의 육상 4관왕

1936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올림픽으로 아돌프 히틀러가 나치즘을 선전하기 위해 기획, 주최했다. 당시 독일은 경기장 및 시내 곳곳에 하켄크로이츠기를 내걸어 독일 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그런 이유로 독일은 올림픽 전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해야 했는데, 육상 분야에서 제대로 망신을 당하고 만다.

멀리뛰기를 하고 있는 제시 오웬스.

주인공은 미국 대표로 출전한 제시 오웬스. 그는 100m, 200m, 400m 계주,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역사상 최초 올림픽 단거리 4관왕을 달성한다. 더군다나 그는 흑인이었는데, 나치 입장에서 이만한 굴욕이 없었다. 제시 오언스의 이 기록은 1984LA올림픽에서야 경신된다. 극도의 불쾌함을 느낀 히틀러가 제시 오언스와의 악수를 거절했다는 루머가 돌 정도로 당시 분위기는 냉랭했다.

그러나 독일은 최종 결과에선 당초 목표대로 1위를 차지한다. 2위인 미국과 메달 수에서만 2배에 가까운 차이가 났다. 이렇게 독일의 위대함을 전 세계에 선전한 그들은 3년 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4. 서울 올림픽: 비둘기 화형식 사건

1988년 서울 올림픽은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첫 무대였다. 그만큼 한국 정부는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성화 점화식에 심혈을 기울였다. 올림픽 최초로 성화 점화주자들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점화하는 방식을 채택했고, 성화가 불붙을 때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하늘에 뒤덮이도록 시작 전에 비둘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미리 풀어놓은 비둘기들이 갈 데가 없어 성화대에 모여 쉬고 있었는데, 점화주자들이 엘리베이터로 조용히 올라와 점화식을 거행한 것. 그렇게 평화와 화합의 상징인 비둘기들은 단체로 통구이가 되어버렸고, 전 세계인은 이 모든 과정을 생방송으로 지켜봐야 했다.

25년 뒤인 2012 7, 타임지가 이 사건을 두고 역대 최악의 개막식이라 꼽기도 했다.

5. 베이징 올림픽: 짝퉁 3관왕 달성 사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도중 윈도우가 오류를 일으켜 전 세계인에게 블루스크린이 생중계되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중국은 정부도 짝퉁 프로그램을 쓴다’, ‘짝퉁 3관왕 달성이라는 비난과 조롱이 쏟아졌다.

베이징 올림픽 ‘짝퉁 3관왕 달성이란 블루스크린 사건에 이어 올림픽 축하곡을 불러 일약 스타덤에 오른 린먀오커 양(당시 9)이 사실은 립싱크를 한 것으로 밝혀져 빈축을 샀던 사건과 개막식 당시 전통의상을 입고 등장한 55명의 소수민족 어린이들이 사실은 대부분 한족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된 사건을 말한다.

6.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안톤 오노 헐리우드 액션 사건

2002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에서 안톤 오노의 헐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이 실격 처리된 사건이다.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당시 이 사건 때문에 전국적으로 반미 감정이 불붙기도 했다.

김동성이 의도적으로 진로방해를 했다는 듯 '헐리우드 액션'을 취하는 아폴로 안톤 오노.

억울하게 금메달을 잃은 김동성은 바로 다음 대회인 2002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안톤 오노와의 재대결을 위해 절치부심했는데, 정작 안톤 오노는 그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김동성이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치고 나가 2위와 무려 1바퀴 반 차이로 금메달을 따는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인다. 김동성 스피드 핵, 김동성 분노의 질주로 불리는 사건이다. 이후 김동성은 당시 사건을 회상하며 쇼트트랙 룰상 2바퀴를 따라 잡힌 선수는 실격처리가 되는데 그때 더 열심히 해서 전부 다 실격시켜버렸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7. 멕시코 올림픽: 인종차별 반대 퍼포먼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남자육상 200m 시상식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미국 대표였던 토미 스미스(1)와 존 카를로스(3)가 시상대에 올라 고개를 숙인 채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하늘로 뻗어 보였다. 미국 내에 만연한 인종차별에 대해 반대한다는 퍼포먼스였다. 고개를 숙여 국기를 바라보지 않은 것은 미국이라는 국가를 조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었고, 검은 장갑은 흑인들의 연대를 상징했다.

이후 이들은 올림픽 선수촌 숙소에서 쫓겨났고, 미국에 입국한 뒤에도 미국육상연맹에서 제명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미국백인우월주의 단체의 끊임 없는 위협에도 시달려야 했다.

8.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습격 사건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벌어진 일이다. 경기 전부터 유력 금메달 후보로 주목을 받았던 브라질의 반데를레이 데 리마 선수가 37km 지점에서 선두로 달리던 중 한 괴한의 습격을 받고 쓰러졌다.

범인은 아일랜드 출신의 코넬리우스 호런으로 종말론 신봉자였는데, 사람들에게 심판의 날이 곧 다가온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 황당한 사건 탓에 페이스가 완전히 말려 버린 반데를레이는 뒤이어 오던 2위와 3위에게 추월당해 동메달을 따는 데 그쳤다. 브라질 선수단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하며 금메달 공동 수여를 요구했지만 IOC는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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