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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뒤집어놓은 수영선수의 유쾌한 인터뷰

  • 입력 2016.08.12 19:08
  • 수정 2016.08.16 09:37
  • 기자명 임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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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을 열광시킨 바로 이 순간

한 국가대표 수영선수의 유쾌한 인터뷰가 중국의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그의 이름은 후유안휘(푸위안후위, Yuanhui FU). 이미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50m, 100m 배영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세계 최정상의 실력을 입증한 선수다. 리우 올림픽에서도 당연히 국가대표로 브라질 땅을 밟았다.

지난 7일, 여성 100m 배영 종목 준결승에서 후유안휘는 58.95의 기록으로 3위에 오른다. 그의 이름은 이내 웨이보에서 검색 상위권을 차지하게 되었는데, 이는 단순히 그가 좋은 기록을 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가 사람들을 열광시킬만큼 멋진 인터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58.95라구요? 59초인 줄 알았는데? 와! 제가 그렇게 빨랐어요? 진짜 기분 좋아요!

기쁨을 숨기지 않는 그의 인터뷰는 중국어를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유쾌하고 꾸밈없다. 결승을 위해 힘을 아껴두었냐는 질문에는 이미 준결승에서 홍황의 힘(洪荒之力, 우주를 뒤바꾸어 놓을 정도로 강력한 태고의 힘)까지 발휘했다고 대답하고, 결승전을 기대하냐는 질문에는 또 이렇게 대답한다.

전혀요! 이미 너무 만족스러워요!

그의 인터뷰가 이끌어낸 열광적인 반응에 대해서는 다음 기사를 참고하시길. 그의 가식없는 인터뷰에 네티즌들은 “여신이다” “누구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Wow I’m So Fast!” – Olympic Swimmer Fu Yuanhui Becomes Chinese Internet Sensation, What’s on Weibo

이 선수는 이어 열린 결승에서도 3위를 차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은 그래야 한다

온 세계 스포츠인들이 모인 페어플레이의 축제가 되어야 할 올림픽이지만, 사실 그에 대한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리우 올림픽은 내치도 엉망이면서 대형 국제대회를 유치한다는 국내외의 비판에 부딪쳤다.

대회를 앞두고 일어난 러시아 국가대표팀 도핑 스캔들은 페어플레이를 추구한다는 올림픽 정신에 흙탕물을 끼얹은 격이었다. 지난 런던 하계올림픽과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국가적이고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 도핑 회피가 벌어졌다고 하니 그야말로 끔찍한 일. 이에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러시아 국가 전체의 올림픽 참가 불허를 요구하였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각 종목 연맹의 판단에 맡기기로 결정하였다.

사실 스포츠계가 다른 어디보다 썩었다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은 마당에,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이와 같은 결정은 ‘강국 눈치보기’ ‘페어플레이 정신에 대한 배신’이란 비판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소치 올림픽에서 여러모로 러시아에게 피해(?)를 입은 한국에서도 그리 좋게 볼 수는 없었던 게 사실.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금메달이 몇 개니 은메달이 몇 개니 하며 국가간 메달 갯수 경쟁을 벌이고, 반대편에서는 그런 세태를 유치하다며, 심지어 나치 독일에 비견하며 비판한다. 올림픽에 기대 정치적인 갈등과 이슈를 숨기려 한다는 음모론이 횡행한다. 어떤 독재(비스무레한)국가는 실제로 국가적인 비리를 저질러가며 스포츠를 선전 도구로 활용한다(…)

이런 가운데 후유안휘 선수의 진솔하고도 유쾌한 인터뷰는 올림픽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우릴 다시금 일깨워주는 느낌이다. 올림픽은 축제다. 오롯이 스포츠에 자신의 인생을 건 사람들이 한 도시에 모여 벌이는 페어플레이의 장이며, 환호와 눈물이 한 자리에서 교차하는 경쟁의 트랙이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축제다.

비록 그렇지 않지만, 그래도 어쨌든 그래야 한다는 당위만은 잃지 말아야 한다. 후유안휘가 보여준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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