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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KBS는 이건희 회장 뉴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가?

  • 입력 2016.07.26 11:37
  • 수정 2016.07.26 11:43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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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보도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에 많은 대중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언론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재소비했습니다.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 뉴스가 나오자 KBS는 삼성의 입장이 담긴 5줄짜리 기사를 인터넷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관련 기사: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 공개…삼성 “당혹, 사생활로 할 말 없어”)

이후에는 해당 사건을 <이건희 성매매 의혹 동영상… 경찰… 내사 착수>처럼 간략하게 몇 차례 더 다뤘습니다.

▲7월 25일 KBS가 보도한 이건희 삼성전자 성매매 의혹 동영상 뉴스 ⓒKBS뉴스 캡처

7월 25일 KBS는 <[심층 리포트] ‘이건희 동영상’ 수사 방향과 처벌 수위는?>이란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심층리포트’기 때문에 깊이 있는 이건희 동영상 관련 뉴스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뉴스의 대부분은 몰래 카메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즉,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이 아닌 동영상을 촬영한 사람의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과 이를 단독 보도한 뉴스타파를 공격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 고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 방향 검토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성매매 의혹 규명과 함께, 남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해 돈을 요구하는 행위, 그리고 범죄에 악용할 목적으로 만든 불법자료를 보도하는 행위 등이 수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심층 리포트] ‘이건희 동영상’ 수사 방향과 처벌 수위는?

몰래카메라를 쟁점으로 만든 KBS

▲7월 25일 이건희 동영상 뉴스에 나온 배우 이병헌 씨 몰카 동영상 협박 사례와 영화 <내부자들>

KBS는 본 기사를 통해 검찰이 이건희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수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성매매 의혹뿐 아니라 남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해 돈을 요구하는 행위도 조사한다고 보도합니다.

KBS는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 사건 뉴스를 다루며 연예인 이병헌 씨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과거 몰카 동영상으로 배우 이병헌 씨에게 거액을 요구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이 사건이 그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삼성 기업이 사라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고 보도했던 KBS입니다. 이럴 때는 연예인 이병헌과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비중을 동일하게 봅니다. 영화 내부자에 나왔던 얘기가 실사판처럼 KBS 뉴스에 나온 셈입니다.

뉴스타파를 부도덕한 언론사로 만든 KBS

▲7월 25일 KBS가 보도한 이건희 삼성전자 성매매 의혹 동영상 뉴스 ⓒKBS 뉴스 캡처

KBS는 “이건희 몰카 촬영자들은 일부 언론사를 상대로 동영상을 제공하겠다면서 금품을 요구했다”며 “대부분의 언론사는 처음부터 범죄에 악용할 목적으로 불법 촬영된 영상물을 취재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언론윤리에 위배된다며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입수해 보도한 뉴스타파를 부도덕한 언론사로 비난했습니다.

누군가 진실을 말하면 그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내몰아 그 사람의 말 전부가 거짓말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취재한 심층 기사를 방송에 내보내지 않는 KBS

▲7월 25일 KBS 임장원 기자가 올린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장소였던 빌라 전세금 보도 ⓒKBS 뉴스 캡처

KBS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 보도를 이상하게(?)만 보도한 것은 아닙니다. 임장원 KBS 기자는 <“빌라 전세금은 이건희 회장 개인 돈 추정”…부동산실명법 등 위반?>이라는 기사로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의 다른 면을 보도했습니다.

임 기자는 동영상에 등장한 논현동 빌라의 전세보증금 13억의 문제와 삼성의 말 바꾸기, 과거 삼성그룹의 차명계좌 운영 실태 등을 보도했습니다. 또한,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에 대해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에서 그룹 차원의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를 촉구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건희 회장 성매매 동영상 의혹 사건에서 충분히 보도할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KBS는 이 기사를 멀티미디어 뉴스, 즉 인터넷으로만 소비할 수 있게 한정했습니다. 왜 이런 뉴스를 9시 뉴스에 내보내지 않았는지 선뜻 이해되지 않습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강희 논설주간은 이런 말은 합니다.

어떠어떠하다고 보기 힘들다. 볼 수 있다. 매우 보여진다. 같은 말이어도 누구에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KBS는 현 행태는 <내부자들>에서의 이강희 논설주간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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