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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의 저널리즘이 천박한 이유

  • 입력 2016.07.18 10:51
  • 수정 2016.10.28 13:37
  • 기자명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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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김주하, 그녀는 왜 앵커를 하나?

손석희의 대항마로 MBN에 갔지만 그녀는 애초부터 손석희급이 되지 못하는 '언론인'이다. 이는 손석희가 도무지 다다를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위대한 언론인이어서라기보단 김주하라는 인물이 (왜인진 모르겠지만 꽤나 괜찮게 쌓여있는) 인지도에 비해 하찮은 저널리즘, 아니 너절리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강용석(왼쪽)과 김주하(오른쪽). ⓒMBN

그녀는 저널리즘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해보지도 않은 느낌이고, 강용석을 섭외해 와서는 "저도 다 줄 것 같으세요?"라며 뉴스를 사적영역으로 끌고 오고, (마땅히 모든 사안에 있어 오염되지 않는 시선을 가져야 하기에 스스로를 경계해야 함에도) 모 대기업의 화장품 광고를 찍었다. 그래, 그녀는 딱 돋보이기 위해 앵커를 하는 느낌이다. 강용석에게 그런 질문을 했던 것도 아마 그런 이유였을 게다. '강용석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강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던 거겠지. 그녀에게 '뉴스'는 우선순위에 있지 않다. 최우선 순위에 있는 것은 '김주하' 본인이다.

구의역 사건 당시의 김주하, 그녀는 왜 통곡을 했나

강용석 때와 비슷한 경우는 또 있다. 구의역에서 사고가 났을 때 MBN은 사고 피해자가 절차를 지키지 않아서, 그러니까 개인이 잘못을 해서 사고를 당한 양 보도를 했는데 이후 김주하는 피해자의 부모를 불러다가 죄송하다면서 질질 짜는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항상 뉴스를 이런 식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이용한다. 사죄할 게 있었다면 후속보도를 통해 사죄를 하면 될 일이었다. 질질짜는 모습을 내보내는 이유가 뭔가? 내가 이렇게 눈물을 질질 짜니까 용서해다오? 뉴스가 소꿉장난인가? 당신한텐 그럴 수 있을 거 같단 생각이 든다.

또한 해당 사건-구의역 사고에서 돋보여야 할 건 김주하의 눈물 따위가 아니라, 해당 사고의 원인이다. 그리고 김주하의 눈물은 해당 사고의 원인도 아니고 결과도 아니고, 그냥 아무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딴 장면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는 건 김주하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차라리 부모의 눈물을 보여줬으면 그건 또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김주하가 주인공인가?

표창원을 정레기라 부르는 김주하

그녀의 그런 한계를 보여주는 사건이 또 일어났다. 표창원을 '정치 쓰레기'로 표현한 것. 이게 거대한 언론사의 앵커가 할 말인가? 그녀가 손석희의 대항마라는 타이틀로 MBN에 갈 때부터 나는 그녀가 손석희 수준의 무언가를 보여주긴커녕 막장 드라마만 보여줄 거라 예상했었는데, 김주하는 꾸준히 내가 맞다는 걸 증명시켜주고 있다.(그리고 이게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표창원이 '기레기'라는 말을 쓴 것도 물론 잘못한 것이고 나는 그의 기레기 발언을 옹호해 줄 생각은 조금도 없다. 기레기가 한국에 있을지언정,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언론을 기레기라고 칭하는 건 천박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미러링한 '정레기'가 정당화되진 않는다. 기레기란 말에 김주하가 빡친 건 알겠다. 그런데 뭐 어쩌라고? 당신이 화난 걸 알아야 되나? 당신이 화났다는 정보가 시청자들에게 중요한가? 뭣이 중헌질 모르나?

강용석, 구의역, 표창원-정레기 그리고 저널리즘

좋은 뉴스란 어떤 이야기를 시청자나 독자에게 풍부하면서도 거짓이나 과장 없이 그리고 이해되기 쉽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김주하식의 '너절'리즘을 생각해 보면, 그녀의 '김주하 돋보이기 너절리즘'은 딱히 좋은 뉴스로 봐줄 구석이 없다.

강용석에게 그런 말을 해서 정보(information)적으로 도움된 게 있나? 없다. 통쾌하다는 주장이 있긴 했었다. 그러면 뉴스(news)는 누군가를 통쾌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다. 뉴스는 기본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목적이 있으며, 통쾌함을 주는 역할은 뉴스에게 있지도 않고 앵커에게 있지도 않다.

구의역 사고 때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주의를 자신에게 쏠리게 했다. 이는 잘못이다. 김주하의 눈물 따위는 이 사건에서 딱히 중요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녀에게 주의가 쏠리지 않게 하는 대신 부모의 말에 주의가 가게끔 뉴스를 연출했어야 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남은 건 김주하의 눈물뿐이다. 코난 오브라이언이 자신의 쇼에서 CNN앵커 앤더슨 쿠퍼를 놀렸던 적이 있다. 코난은 앤더슨을 따라하며 "앤더슨 쿠퍼가 얼마나 쉽게 일하는지 알겠네요"라고 말했다. 앤더슨은 이에 대한 반박으로 다음과 같은 멘트를 남겼다.

"현장보도를 하러 가려면 부푼 머리부터 가라앉혀야죠. 제 머리가 짧은 게 그 이유에요. 허리케인이나 지진, 공습에도 머리가 휘날리면 안돼요. 이 경우엔 개의 입김에도 말이죠. 그렇게 머리가 휘날리면서 보도를 하면 안돼요. 시청자들의 주의력을 산만하게 만드니까요."

김주하의 뉴스에서 '코난의 휘날리는 머리카락'은 '그녀의 울음'이다. 그녀의 울음이 나와서 안 되는 이유는 그것이 전혀 중요치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주의를 뺏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뉴스들은 MBN의 해당 뉴스를 언급할 때 오로지 김주하의 눈물만을 언급했다. 이러니 김주하 돋보이기 너절리즘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있나.

표창원을 정레기라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김주하가 표창원을 정레기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중요한 정보가 아니다. 만약 김주하가 표창원을 정치 쓰레기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언론을 통해 입증해 내면 될 일이다. 그런데 그녀는 그렇게 하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입으로 간단하게 정치 쓰레기라는 말을 뱉었다. 그러면, 여기서 의문이 남는다. 표창원이 정레기인 이유는 뭔가? 김주하는 답을 주지 않는다.

이번 뉴스에서 남은 건 그저 "김주하가 표창원을 정치 쓰레기라고 했다더라"뿐이다. 그녀는 뉴스를 죽이고, 그 대신 스스로가 돋보이는 언론을 한다. 그녀가 직업을 잘못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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