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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거듭해도 롱런하는 홍준표 도지사, 이유가 뭘까요?

  • 입력 2016.07.14 12:35
  • 수정 2016.07.14 13:34
  • 기자명 김순종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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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언어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들은 내 세계의 한계들을 뜻한다”라며 언어와 인식이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말한 바 있다. 그의 주장처럼 말은 그 사람이 살아가는 세계, 바라보는 세계를 넌지시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의 말, 국회의원들의 말, 그리고 최근의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말, 그 말 한마디에 우리는 화를 내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며 희망을 품기도 하고 낙담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바로 그들의 말이 곧 그들의 생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들은 국가 중책을 담당하고 있지 않은가.

정치권에서 막말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숱하게 있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말로 많은 지지를 얻는 사람이 있지만, 말 한마디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도 있다. 그런데 같은 말을 해도 결과는 천지 차이다.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다루느냐 아니냐의 차이, 국민들이 그 말에 어떠한 반응을 하느냐에 따라 말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 진정 막말의 황제라 할만한 사람이 있다. 그는 오랜 막말 생활에도 당내 공천에서 컷오프되거나 파면을 당하지 않았다. 그의 막말이 언론을 통해 충분히 소개됐는데도 말이다.

홍준표, 도의원에 "개 짖는다", "쓰레기가 단식" 막말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사퇴 요구 중인 여영국 경남도의원

7월 12일 오후. 경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홍준표 지사가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의원과 설전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당시 상황은 아래 영상에 담겨 있다. 영상 전반부는 홍 지사가 의사당으로 들어갈 때이고, 후반부는 홍 지사가 의사당에서 나올 때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말, 말, 말!

그는 경남도지사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 중이던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의원(창원)에게 “2년간 단식해봐라”, “쓰레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라며 막말을 쏟아낸다.

물론, 그의 막말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자신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하는 학부모를 겨냥해 “내가 요즘 두 가지 모욕감을 느끼는데 그중 하나는 주민소환이다.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어디 있냐”라며 ‘배은망덕’이란 말을 내뱉은 바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2011년 10월 홍익대 인근 카페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자리에선 자신의 과거 소개팅 사연을 소개하며 “이대(이화여대) 계집애들 싫다”, “꼴같잖은 게 (같은 당 소장파 의원을 지칭한 듯)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2011년 7월엔 기자에게 폭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한나라당을 출입하던 한 기자가 민주당 우제창 의원이 제기한 의혹 관련해 “이영수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그걸 왜 물어봐? 너 진짜...”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리곤 “맞는 수가 있다. 진짜 나한테 이러기야? 내가 그런 사람이야?”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막말에 연속에도 그는 나름 승승장구해왔다.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한 데 이어 현재 경남도지사로 연임 중이다. 나름 롱런(long run)해온 셈이다.

홍준표 도지사에게 더 관심을

앞서 언어는 한 사람의 사고 체계를 넌지시 비추는 거울이라 말한 바 있다. 그 말이 맞다면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사고 체계는 공직자로서 적합하지 않다. 도민의 종복이여야 할 도지사가 도민들에게 “배은망덕”, “개 같은 경우”라는 말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 도민의 지지로 선출된 도의원에게 “쓰레기”, “개가 짖어도”와 같은 표현을 쓰는 것도 맞지 않다.

기자에게 “맞고 싶냐”는 과격한 표현을 쓴 것도 그렇다. 한두 번이야 실수로 퉁칠 수도 있는 거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될 땐 문제가 있는 거다.

여러 번의 막말에도 홍 지사는 꽤나 성공한 정치인의 삶을 걸어왔다.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공직자들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이유는 뭘까? 아무래도 그에게 무심했다. 우리가 홍준표 도지사에게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과거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트위터 멘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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