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게임에 대한 편견, 게이머들부터 당당해져야

  • 입력 2016.05.26 15:53
  • 수정 2016.10.18 14:26
  • 기자명 직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 주부터 주목받는 팟캐스트를 소개하는 직썰-팟빵 공동기획 [이거 들어봤니?] 코너를 연재합니다.


문명이 영.. 좋지 않은 곳을 건드렸습니다.



아니 분명히 2010년이었는데 벌써 2016년이라니, 벌써 2016년이라니!!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일단 시작했다 하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씹어먹고 시공간을 넘어 미래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설의 레전드 게임, 문명. 오늘 이 문명을 독자들에게 친절히 소개하고자 수년 전부터 외로이 팟캐스트를 찍어내고 있는 사람을 만나 봤다. 이름만 들어도 게임덕후 기질이 철철 넘쳐 흐르는 듯한 이 사람, 묵혈이다.


핳. 안녕하세요. 묵혈의 문명 읽기를 진행 중인 묵혈입니다. (사진 편집장님이 찍으심)



순순히 대답을 한다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Q.
인터뷰 전 간만에 문명이나 해 볼까 싶어 어제 해 봤다. 정신을 차려 보니 새벽 다섯 시였다.
묵혈.
원래 그렇다. 타임머신이라 하지 않나. 올해는 문명6가 나온다. 사람들이 회사 때려 쳐야 하나, 그때 시험인데 어떡하나 전전긍긍하고 있다.
Q.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어제 간디한테 핵폭탄을 맞았다. 어떻게 된 건가.
묵혈.
에러가 있다고 하더라. 간디가 평화의 상징인 만큼 전쟁 수치를 굉장히 낮게 잡았는데 이게 게임 진행 중 오류를 일으켜 오히려 전쟁 수치가 급격히 높게 출력되는 현상인 거다. 제작자끼리도 엄청 웃겼다고 하더라. 근데 이게 문명을 안 하는 사람들이 봤을 때도 웃긴 거다. 그 뒤부터 각종 패러디짤이 쏟아져 나오면서 문명 인기몰이의 주역이 됐다.

제작진도 이 버그를 해결하기 위해 전쟁 수치를 조절하기보다는 핵폭탄을 쓰거나 상대가 전쟁을 하는 걸 간디가 되게 싫어하게끔 하는, 이런 방식으로 개선을 해 왔다. 거기다가 문명6에서는 숨겨진 성향이 있다는 설정이 나오다 보니 세간에서 간디가 드디어 공식적으로 전쟁광이 되는 거냐,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왜 그런 소리도 있지 않은가. 사람들이 문명은 몰라도 간디는 안다고. 마치 야구는 몰라도 한화가 박살나는 건 아는 것처럼.


너..넘기겠습니다!


Q.
굉장히 비인간적인 게임인 것 같기도 하다. 분명히 친하게 지내기로 했는데 바로 다음 턴에서 나한테 선빵을 날리더라.
묵혈.
가장 인간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국제 정치나 외교관계에서 배신을 하는 건 전세계 역사를 통틀어서 항상 있던 일 아닌가. 중국 춘추전국시대가 그러했고 유럽 역사는 맨날 그러면서 싸우는 게 일이었다. 그 모습들이 오히려 잘 표현했다고 보는 게 맞지 않나 싶다.

묵혈의 문명 읽기? 이거 뭐 하는 팟캐스트야?
Q.
팟캐스트 컨셉이 신박하다. 문명 테크트리를 항목별로 설명해 주는 내용이다. 왜 이런 컨셉을 잡게 됐나.
묵혈.
일단 내가 게임도 좋아하고 역사도 좋아한다. 이 두 가지를 같이 엮어 볼 수 없을까 생각했다. 사람들이 말로는 대항해시대로 세계지도를 배웠고 문명으로 역사를 배웠다고 한다. 근데 이걸 콘텐츠로 뽑아낸 사람은 없다. 왜냐면 힘드니까. 나는 게임 플레이를 하다가 뭔가 조작 실수를 해서 그런지 갑자기 도움말이 뜨더라. 그걸 살살 읽어봤는데 도움말 내용이 되게 좋았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보다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거나 아니면 내가 몰랐던 새로운 내용이 많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꼼꼼하게 읽어 보려고 했는데 막상 읽으려니 게임 플레이 하느라 읽을 수가 없었다.
Q.
양이 많아서?
묵혈.
게임하기 바빠서.
Q.
아..
묵혈.
게임 실컷하면서 다음 턴 넘기기 바쁜데 언제 도움말을 읽고 있겠나. 그래서 이걸 사람들한테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뭐부터 시작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과학기술부터 하는 게 낫겠다 싶더라. 일단 과학 기술이 제일 메인으로 나와 있고 제작진들도 과학 기술에 신경을 많이 썼다. 과학기술명, 인용문도 유일하게 과학기술에만 들어가 있고, 일러스트도 과학기술에만 들어가 있다. 거기다가 게임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문화 정책에 많은 테크트리가 나와 있는데 과학 단계가 올라가지 않으면 해당 문화 정책이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제작진이 과학 쪽에 비중을 많이 뒀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과학부터 시작했다. 하나하나 도움말을 읽어가며 소개해 준 거다.
Q.
근데 그거 들으면 실제 게임 플레이에 얼마나 도움이 되나.
묵혈.
내 팟캐스트는 공략방송이 아니다. 공략방송은 이미 수많은 분들이 하고 있다. 워낙 유명한 게임이다 보니 다루는 사람이 많다. 근데 나는 솔직히 문명 잘 못한다. 플레이 타임은 800시간이 넘어가긴 하는데 막 최상위 난이도로 해서 깨는 전략이나 공략 이런 건 잘 모른다. 그래서 지금 플레이 하는 것도 중간 난이도쯤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문명을 사람들이 그냥 되게 재밌게 컴퓨터 발라서 이기는 그런 류의 게임으로만 보는 경향이 짙은데 나는 사람들이 자칫 놓치고 갈 수 있는 큰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다.
Q.
팟캐스트 1회 준비하는 데 들이는 노력이 상당하겠다.
묵혈.
그렇다. 도움말 자체는 A4 1~3장 정도 분량이다. 이거 읽는 데는 뭐 5분이면 다 되는데 도움말을 이해하려면 배경지식이 있어야지 않겠나. 그래서 준비하는 데 오래 걸리는 편이다. 사람들이 출퇴근하면서 문명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교양 지식을 전해 듣는다는 느낌이 들게끔 자료를 조사해 덧붙이고 이 말들을 해석하고 풀이해 나가면서 게임 플레이와 엮어 이야기를 만들고 그런 작업을 하고 있다.
Q.
추천 팟캐스트를 꼽아달라.
묵혈.
내가 가장 잘 나왔다고 생각하는 건 천문학이나 항해술이었다. 천문학은 게임 내에서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런데 상당히 중요하다. 생각해 보자. 지도가 있으면 바다로 갈 수 있고 해안선을 따라 배를 타고 돌아다닐 수가 있는 거다. 근데 천문학이 발전되니까 점점 더 먼 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된 거다. 바다 한 가운데에 있어도 별자리로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으니까. 그 모습들을 게임 속에 잘 반영해 놨다.

그런데 게임 내에서 천문학에 대한 설명을 보면 그냥 ‘먼 바다로 나갈 수 있다’, ‘캐러벨 같은 원양 항해 선박이 나온다’ 정도밖에 없다. 나는 그 뒤의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은 거다. 천문학은 인류 역사와 함께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진짜 오래 전으로 내려가 보면 점성술도 같이 나올 수 있다. 반대로 미래를 내다보게 되면 허블우주망원경이 나오고 전파망원경이나 얼마 전 이슈가 된 중력파 이런 얘기도 엮일 수 있다. 그런데 이건 게임 내에서 다 다룰 수는 없으니 많이 생략돼 있다. 그래서 내가 다뤄보는 거다.
Q.
이거 하나 하려면.. ㅋㅋ
묵혈.
미친다. 내가 하면서 느끼는 건, 정말 배우는 건 하나밖에 없다. 내가 진짜 아는 게 없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그래서 내 하루 일상이 그렇다. 아침에 일어나서 책 읽고 인터넷 검색하고 조사하고 게임 플레이하고. 근데 이렇게 해도 해도 모자란다.
Q.
문명을 통해 살펴보는 인류 역사 교양, 정도로 보는 게 맞겠다.
묵혈.
그렇다. 지금 나는 과학 방송이라 생각하며 진행하고 있다.


문명6가 나온다던데?!!


그날이 온다


Q.
문명6 나오면 문명5 버리고 그거 할 건가.
묵혈.
안 된다. 사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걸 마칠 수나 있을지도 장담을 못 하겠다. 나는 내가 하는 문명 팟캐스트가 고전이라고 생각한다. 고전은 시기를 안 가리지 않나. 문학도 그렇고. 나는 문명이라는 게임이 분명히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명6가 발매된다 하더라도 내가 지금 하는 문명5의 도움말 해설이 절대 의미 없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마 예상되는 패턴이긴 하지만, 문명6가 나오면 ‘차라리 문명5가 낫다’는 소리가 분명히 나올 거다. 문명 새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항상 그랬다. 그래서 한동안은 문명6가 발매되더라도 확장팩이 나오거나 패치가 대거 이뤄지는 등 그 이후 뭔가가 없기까지는 문명5를 즐기는 분들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나는 내 방송을 듣는 사람들이 실제로 문명을 해 봤으면 좋겠다. 말로 아무리 들어도 게임에서만 겪을 수 있는 경험과 재미가 분명히 있다. 그리고 문명6가 발매된 이후 문명5가 엄청 저렴하게 나올 거다. 지금 스팀에서 확장팩까지 세트로 아주 싼 값에 팔고 있다. 방송 듣고 싼 값에 게임까지 하면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연쇄할인마…


Q.
이거 무슨 중간광고 시간인가.
묵혈.
헿.
Q.
설마 스팀에서 돈 받고 이러는 건가.
묵혈.
그랬으면 좋겠다.
Q.
팟캐스트 들어가서 댓글을 봤다. 개그가 너무 아재스타일이라고 하더라.


-_-


묵혈.
ㅋㅋㅋㅋㅋㅋㅋ
Q.
그런 것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묵혈.
나는 되도 않는 개그라도 던지지 않으면 스스로가 너무 동력이 안 생기는 것 같더라. 그래서 차라리 그거라도 하자, 하는 생각에서 한 거다. 사실 교양이랑 예능이랑 섞어서 하는 게 진짜 어렵다. 내용은 내용대로 전달하면서 웃기게, 재밌게 그리고 듣기 좋게 만드는 게 정말 어렵다. 그렇게 하는 분들은 존경스럽다는 생각뿐이 안 든다. 준비를 하다 보면 콘텐츠에 내가 압도되는 걸 느낀다.
Q.
문명 초심자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설정값이 있나.
묵혈.
문명 게임 자체가 초심자가 하기에 그리 불친절한 게임이 아니다. 내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래도 말하자면, 일단 가장 낮은 난이도로 선택하시라. 그리고 그 다음에 문명을 선택하게 되는데, 평소에 본인이 관심 있던 역사가 있을 거다. 아시아 역사가 될 수도 있고 중세 유럽사가 될 수도 있다. 그 역사에 들어가는 마음에 드는 나라를 선택하면 된다. 그게 가장 재미 있을 거다. 자기가 얼추 아는 대로 게임 흐름이 비슷하게 이어져 갈 테니까. 그 뒤에 문명이나 난이도를 바꿔가며 플레이하면 어느새 아침이 밝아 있을 거다. 정 모르겠으면 그냥 한국하면 된다. 자기가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으로 게임을 하면 되겠다.


한국 말고 딴 거 했다가 존경하는 세종대왕님께 핵폭탄을 맞는 수가 있다.

Q.
한국 문명의 화차가 개사기라고 하더라.
묵혈.
정신 나간 유닛이다. 공격에는 그다지 좋은 유닛이 아닌데 방어에는 가히 전설의 레전드다. 산골짜기에 처박아놓고 그냥 쏘고 있으면 오는 애들이 다 나가떨어진다. 그래서 한국은 방어적으로 플레이하기에 아주 유리한 문명이다.
Q.
나는 최고 난이도로 설정한 다음에 치트키를 이용해 전 세계에 핵폭탄을 선물하고 다닌다.
묵혈.
그런 플레이도 재밌다. 역사상 없던 일을 내가 마음껏 해 보는 거니까. 그런데 치트키도 치트키지만, 정식으로 도전을 해 본다는 마음으로 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거다. 난이도를 최하로 하더라도 한 번쯤은 그렇게 플레이해 보시길 권한다.
Q.
팟캐스트 구독자는 몇 명인가.
묵혈.
118명쯤이다.
Q.
따로 외부에 홍보는 해 봤나.
묵혈.
그러지 않았다. 옛날에 왜 그런 거 있지 않았나. 감독이나 제작자들이 자기가 만든 영화에 코멘트 달고 소개글 남기고 하는, 그때 그게 독자들한테는 꽤 괜찮은 정보로 공유됐는데 그 사람들은 그게 엄청 귀찮았다고 하더라. 그게 뭐 어렵다고 그러나 싶었는데, 내가 팟캐스트를 직접 만들고 보니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만들고 나면 정말 뒤도 돌아보기 싫다. 이걸 홍보하겠다고 내가 편집한 걸 다시 들어가며 요약을 하고 다시 그 안에서 소개글을 뽑고 하는 게 진짜 힘들다. 차라리 그냥 냅두자, 들을 사람 알아서 듣겠지, 듣고 마음에 들면 친구한테 추천을 하든 그러겠지, 라고 생각하며 어디에다 홍보하고 그러지 않았다. 아무튼 어느새 돌아보니 그렇게 백 명이 넘게 듣고 있다. 참 신기한 일이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들으시는지 알 길이 없다.
Q.
그래도 어마어마한 노력을 들이는데 그거에 비해 100명 남짓이면 구독자가 별로 안 는다고 생각할 법한데.
묵혈.
처음에는 구독자 수 좀 늘었나 봤다가 팟빵에서 순위 봤다가 그것도 변동이 없으면 다운로드 한 명이라도 더 늘었을까 싶어서 호스팅 서버 들어가 보고 막 난리도 아니었다. 근데 이게 그런 순간이 반복되다가 70명, 80명 넘어가고 갑자기 세 자리 수 넘어가고부터는 아 그냥 들을 분들은 들어 주시는구나, 단 한 분이라도 듣고서 뭔가 재밌게 즐겨 주시고 혹시라도 공부할 만한 계기가 됐다면 그냥 그 자체로 만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제는 구독자 수나 순위 같은 거엔 집착을 안 한다. 들을 분 알아서 잘 들을 거라고 생각한다.
Q.
그럼 우리 이 인터뷰 왜 하고 있는 건가.
묵혈.

Q.
묵혈도 아이디만 보면 무협지, 게임 매니아 느낌을 준다.
묵혈.
2002년부터 쓰던 필명이다. 나는 내가 천상 우울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책 좋아하고 글쓰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근데 흑혈이라고 하면 뭔가 80년대 싸구려 무협지에 나오는 주인공 같아서 묵혈이라고 쓰고 있다.
Q.
묵혈은 흑혈에 비해서 좀 더 세련된 표현이다 이건가.
묵혈.
뭐... 그렇지 않나….?

Q.



내 아이디가 뭐 어때서!! (사진 편집장님이 찍으심)


Q.
듣다 보니 문명이 급땡긴다. 오늘 집에 가서 이 인터뷰 녹취를 풀어야 하는데.. 일단 문명 한 판 하고 해야겠다.
묵혈.
필히 알람을 맞춰 놓고 하시길 바란다. 나 같은 경우는 처음에 시작할 때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게임하고 점심 먹고 게임하고 저녁 먹고 게임했다. 하루 세 끼라도 다 챙겨먹으면 참 다행이다. 그렇게 한 3일 동안 그짓을 반복한다. 원래 다 그런 거다. 누구나 그렇다.


게임하는 게 죄인가요?
Q.
아 그러고 보니 우리 편집장님도 게임 엄청 좋아한다.
편집장.
(흠칫)
Q.
그렇지 않나.
편집장.
그렇다. 나는 온라인 게임 엄청 좋아했다. 밥도 안 먹고 했다. 지금 말씀하신 중독현상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내가 아직도 게임에 함부로 발을 못 담근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나중에 여유가 생길 때 최소한 3년에서 5년 정도는 아무것도 안 하고, 정말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몇 년 동안 내내 게임만 해 보는 거다. 게임했을 때 너무 재밌던 기억이 있어서… (아련)
Q.
그 질문 하나만 해 보자. 게임 인생에서 가장 빛이 나는 영광의 순간이 언제인가.
편집장.
그 질문 재밌다 ㅎㅎ (주책)
묵혈.
나는.. 그냥 모든 순간이 다 영광이었다. 이기면 이기는 대로 즐거웠고 지면 지는 대로 배울 게 있었다. 그 게임을 하면서 제작진을 간접적으로 만나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 왔다. 나한테 그 순간들 중 하나를 꼽으라는 건… 너무 잔인한 질문인 것 같다. 하나하나 꼽자면 다 나름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삶이랑 게임 이 모든 순간들이 다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Q.
왜 뜬금 없이 멋있는 척을..
묵혈.

Q.
편집장님은 영광의 순간이..
편집장.
(말 끊음) 나는 아직도 가끔 그때가 생각난다. 그 순간이. 모 온라인 게임을 했는데 상대 종족 1위 케릭터가 있었다. 그놈이랑 싸웠다 하면 항상 발리곤 했다. 1년 동안 게임하면서 내가 웬만한 애들은 다 이기고 다녔는데 걔만큼은 이길 수가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처발린 날에는 정말 잠이 안 오더라.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내일 만나면 꼭 죽여야지 이러면서 잠들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다가 한 번은 그놈과 막다른 장소에서 만나 1:1을 한 여섯 판을 붙은 날이 있었는데 내가 다 이겼다. 그때 걔가 나한테 지고 제사장에 가서 장비를 다 날려버린 뒤 게임을 접었다. (그놈은 케삭빵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그때의 쾌감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그 쾌감이 어떤지.


묵혈.
키야~ 그런 거다. 게임을 하고 나면 항상 그렇게 서사가 남는다. 근데 사람들이 그 서사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 같다. 가끔 보면 게임하는 사람들이 그 서사를 스스로 비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때 내가 너무 폐인이었다, 지금은 그러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나는 사람들이 게임했던 때의 추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살짝 다른 얘기로 이런 게 있다. 게임 플레이하는 방송이 있잖은가. 그게 되게 특이한 거다. 누군가 책을 읽는 모습을 방송하지는 않잖은가. 누군가 영화를 보는 방송이 있지 않잖은가. 근데 게임을 하는 모습은 방송으로 나가고 그게 콘텐츠가 되고 또 수많은 사람들이 이 콘텐츠에 열광을 한다. 나는 그게 게임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이 지닌 다른 매체와의 차별성이라고도 생각한다. 즉 그 서사, 경험들이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나는 게임이 확장성도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게임을 즐기는 분들부터 이러한 서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본다.
Q.
게임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으시겠다.
묵혈.
온라인셧다운제라든가 아청법이라든가 게임중독법이라든가 아니면 요새 보건복지부에서 질병코드로 분류한다고 하는 등 그러한 움직임이 있는데, 사실 이런 게 굉장히 오래 전부터 있어 온 규제다.

90년대 초반쯤으로 기억한다. 그때도 난 게임을 굉장히 좋아했다. 학교보다 게임이 더 좋았다. 그런데 어쩌다 뉴스에 게임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게 됐다. 얼마나 반가웠겠나. 근데 굉장히 안 좋게 보도되더라. 그 이후도 항상 안 좋은 얘기로 뉴스에 나왔다. 뭐 레이싱 게임에 빠졌던 청소년이 갑자기 아버지 차 키를 훔쳐서 차 몰고 나가다가 사고가 났다는 식. 이런 방송이 90년대에 엄청 많았다.

일전에 시사IN에 만화를 연재하시는 굽시니스트님도 게임 이야기를 다루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결국 기성세대나 윗세대 등 기득권 입장에서는 새로운 문화, 혹은 이런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옭아매려 하는데, 대표적으로 만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요즘에 화두로 떠오른 게임들이 그 대상이다.’ 거기에다 게임은 돈도 많이 벌고 있으니까 이런저런 규제나 징벌적 과세를 했을 경우 돈을 땡길 수 있다고 생각하다 보니까 게임이 굉장히 무차별적으로 두드려 맞고 있는 상황이다.

나는 이 부분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당당하게 같이 싸워나가야 한다고 본다. 게임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바꿔 나가야 하는 거다. 게임이 이렇게 훌륭한 문화이자 콘텐츠라는 것을 계속 이야기해 나가야만 정치인들이 게임을 우습게 보지 않고 정식 산업으로 대우해 줄 거라고 본다. 앞서도 말했지만, 그러려면 일단 게임을 하는 사람들부터가 당당해져야 한다. 나는 폐인이 아니다, 나는 엄연히 문화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이다, 이건 내 생활이자 내 즐거움이다, 게임을 도박이나 사회악으로 취급하는 건 잘못된 일이다, 라는 것을 당당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말할 수 있어야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면 유저들도 각성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물론 이 문제의 주범인 말 같지도 않은 규제를 던져 대면서 거기다가 불합리한 세금을 때려박는 정치인이라든가 정부 부처는 좀 혼이 많이 나야 되지만.


아아.. 님은 갔습니다.


Q.
말씀에 감동받았다.
편집장.
이래서 덕후들끼리는 인터뷰를 하면 안 된다.
Q.
인터뷰 끝나고 PC방에 가지 않겠는가.
묵혈.
원고 써야 해서 PC방 갈 시간이 없다.
Q.

편집장.
나도 사실.. 게임포비아였다. 그때가.. (여기서부터 뜬금 없는 과거회상. 자체 생략합니다.) … 내가 사실 사회성이 좀 떨어지고 그랬는데.. (중략) .. 그때 부대도 지휘해 보고.. (중략) ..아무튼 이상한 규제는 사라졌으면 좋겠다.
Q.
말씀 잘 들었다.
묵혈.
내가 신해철 씨를 굉장히 존경한다. 생전에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2000년대 초반이었다. 그때 아이돌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는데 이거 때문에 사람들이 엄청 싸워댔다. 이를 두고 신해철 씨가 뭐라고 했냐면, ‘아이돌 문화에 대해서 남자들이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왜냐면 당신이 이성애자일 경우 나중에 결혼을 한다면 아이돌을 좋아했던 사람과 결혼할 확률이 굉장히 높기 때문이다.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 그렇게 좋아하는 콘텐츠를 당신이 아예 모르고 있거나 무조건 모른 채로 덮어놓고 욕만 한다면 당신은 그 사람이랑 어떻게 같이 살아갈 것인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다시 떠올려 봐도 명언이다.

그래서 나도 그때 좀 충격을 받고 아이돌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나는 이 이야기를 그대로 게임에 대입하고 싶다. 게임을 혐오하는 사람들은 이걸 생각해 봐야 한다. 한국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가 상당수고 요즘 아이들 사이에선 같이 게임을 즐기는 게 하나의 문화로 굳어져 있다. 말인즉 나중에 직장 동료, 친구, 배우자 등이 게임을 좋아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게임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편견이나 사회악으로만 취급했을 때 그 사람과 어떻게 대화를 할 수 있겠는가.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최소한 덮어놓고 욕을 하지 않는 것만도 필요한 거다.
Q.
말씀에 또 감동받았다. 나중에 꼭 PC방 같이 가자.
묵혈.
ㅎㅎㅎ
Q.
떠올려 보니 예전에 게임 관련 글을 직썰에 실었을 때도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기사 바로가기: 자녀들이 게임하면 그렇게 복장이 터지십니까? by 묵혈.)


Q.
직접 만나 뵈니 굉장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이미지다. 게임할 때 채팅으로 욕은 안 하는가. 막 겉으로 볼 땐 점잖은데 게임할 때 보면 쌍욕 남발하고 그런 거 아닌가.
묵혈.
그렇지 않다. 나는 다툼을 싫어한다. 그래서 솔플레이를 선호하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애초에 내가 욕을 할 만한 상황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스스로 멘탈이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그렇다고 욕을 막 하거나 그러진 않는다. 나는 이상하게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 할 수 있는 게임은 잘 안 하게 되더라. 예전에도 와우(WOW) 할 때 보스 하나 잡을려면 사람을 모아야 하는데 사람은 없고 그래서 좌절하고 그거 결국 사람 못 모아서 게임 때려친 경험이 있다. 뭐 한두 명이야 어떻게 모으겠는데 공격대 하나 잡으려면 25명을 짜야 한다. 근데 열 명 짜기도 힘들다. 그렇다고 25명 모으면 뭐 순조롭게 진행이 되느냐, 그렇지도 않다. 전투하러 들어가면 서로 막 욕하고 갈구고 싸우고 난리가 난다. 그 꼴이 보기 싫어서 걍 때려쳤다.
편집장.
온라인 게임의 흐름이 예전에는 거대한 파티 플레이 방식이 많았다. 파티원 수도 많았다. 100명 200명 이끌고 가도 보스를 못잡는 게임도 많았다. 리니지2처럼. 그 무렵에 나온 게임들 대부분이 그러했다. 갈수록 솔플레이 스타일을 추구하는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파티원 수도 점점 줄어들고. 6명, 4명, 나중에 2명 이렇게. 이게 현실 세계의 문화나 전반적인 삶의 양식이 바뀌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리니지2 DK혈맹 총군주 '아키러스'의 은퇴식 장면


묵혈.
굉장히 거대한 흐름이다. 이것도 글로 쓰면 몇십 장 나올 만한 이야기다. 간단하게 말씀 드리면 처음에 패키지 게임에서 시작해 온라인 게임으로 발매된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이 열광을 했었다. 그러면서 텍스트 모드, 진짜 그림도 안 나오고 글자로만 맞춰서 하는 쥬라기공원 이런 게임들이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완전히 열광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거대한 콘텐츠를 즐긴다는 것은 21세기 초반 게임인들의 엄청난 로망이었다. 진짜 집채만 한 보스를 때려잡고 하는 게 로망이었는데 거기서 현실적인 문제가 생겨난 거다. 왜냐, 사람들이 모였더니 우리는 이상적인 가상 사회를 상상했었는데 현실은 시궁창에 개판이었던 거다. 그런 부분들에서 사람들이 굉장히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본다.

인간문명사로 보면 사람이 여럿이 모였을 때 보이는 패턴이 있지 않나. 정치가 발전하고 사회 시스템 규모가 커지고 권력자가 등장했다가 민주주의도 나왔다가 독재도 나왔다가 공화주의 나왔다가 이렇게 발전해 왔잖은가. 그런데 게임은 아직 그 자리를 못 잡았다. 왜냐, 현실에선 정치 시스템이 어떻든 살아나가야 한다. 생존본능이지 않나. 또 사람이 사회적 존재니까 타인과 어울리지 않으면 방법이 없고. 근데 게임은 싫으면 그냥 때려치면 그만이다.

즉 이런 거다. ‘내가 왜 게임 내에서의 불합리한 정치를 무릅쓰고서까지 이짓거리를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해서 게임사가 해답을 제시해 주지 못한 거다. 그나마 답을 제시해 준 곳이 와우 같은 곳들이다. 와우는 10년 동안 다듬은 거대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네가 이 콘텐츠를 하는 데 너 혼자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고 계속 얘기를 해 왔다. 근데 이젠 그 와우마저도 실패하고 있다. 처음 공격대 파티원 수가 40명이었다가 25명이었다가 나중엔 10명까지 줄어들고 그 10명도 귀찮아서 5명까지 줄어들 거라는 얘기까지 나오기도 한다.

게임사가 사람들끼리 생기는 정치 문제나 이러한 잡음들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한 상황인 거다. 이 와중에 기계는 계속 발전한다. 스마트폰 다 들고 다니지 않나. 거기다 플레이타임 패턴 시간도 짧아지니까 자잘한 게임 중심으로 가게 되는 거다. 이게 나쁘다고는 볼 수 없으나, 절대 이 흐름으로만 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게임이 파편화되거나 요즘 애니팡 하트나 주고받는 것과 같은 단순한 인트랙션만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다. 그리고 분명히 게임판을 뒤흔들 큰 그림이 한 번쯤 나타나게 될 거라고 본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기가 오면 게임의 역사가 바뀔 거다. 나는 그게 언제일지 굉장히 기대되고 흥분된다.
Q.
… 게임에서 욕 하냐고 한 마디 물었을 뿐인데..
묵혈.


편집장.
...

Q.
그나저나 욕을 안 하신다니 놀랍다. 편집장님은 욕 많이 하셨을 거 같다.
편집장.
(동공지진) 옛날에 무지하게 많이 했다. ㅎㅎ. 그리고 나는 전쟁을 되게 좋아했다. 보통의 게임은 상대의 종족이랑 싸우면 대화가 안 되지 않나. 외계어로 표현되는 방식인데. 그래서 행동으로 도발을 한다. 그러면 전쟁이 난다. 누가 어디서 나를 죽이고 도발했더라, 이게 소문이 나면 전쟁이 나는 거다. 100명, 200명이 모여서.

그럼 그때부터 정치가 일어난다. 이걸 쳐야 되느냐, 어딜 먼저 쳐야 하느냐, 파트장은 누가 맡을 거냐, 막 이런. 난 게임의 이런 정치성이 좋았다. 그런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 성취감이라는 게 솔플에서 내가 정말 좋은 아이템 하나를 얻을 때랑 100명이서 거대한 보스를 때려잡은 뒤 진귀한 아이템을 얻을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차원이 다르지 않은가. 초반에 그런 게 너무 좋아서 했다.

온라인 게임에는 정말 온갖 사회 문제가 다 집약되어 있는 거 같다. 게임을 하다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랑 완전히 똑같다는 걸 느낀다. 그런 류의 게임이 없어진 뒤 요즘에 나온 게임을 하다 보면 공허함을 느낀다. 옛날에 느꼈던 카타르시스를 다시 경험해 보고 싶어서 게임을 한 건데 사냥이고 전쟁이고 다 혼자하고 있는 거다. 딱히 하루 종일 게임을 해도 채팅할 필요도 없고.. 나는 사람들의 성향이나 취향이 파편화되면서 게임사들이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는데 묵혈님은 약간 다른 시선인 거 같다.
묵혈.
일단 게임사 역량 문제도 있고 유저들도 점점 라이트해지고 있는 이유도 있다. 예전에 게임하던 사람들은 매니아급이나 PC방에서 밤새울 수 있는 사람들끼리만 게임을 했으니까 그게 통했는데 지금은 뭐 남녀노소 불문하고 게임을 즐기는 상황이니까. 그 많은 사람들의 취향을 모두 담아내는 건 어려웠을 거다.
편집장.
조금 더 진지하게 얘기하자면, 나는 이런 생각도 했다. 세상이 각박해져서 그런 거 아닐까 하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밤새가며 게임하고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사람이 드문 거 같다. 내가 학생 때 젤 부러웠던 사람이 게임하는 자영업자, 직장인 아저씨들이었다. 왜 있잖은가. 하루종일 게임 돌리면서 현질 팍팍하는 사람들. 나는 그 사람들이 가진 삶의 여유가 부러웠다. 나는 취업도 준비하고 해야 하는데 이 분들은 그게 아니었던 거다. 나도 어른이 돼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저렇게 마음 놓고 게임을 해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근데 어른이 되어보니 그렇지 않다. 그렇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닌 거 같다. 그런 사회상의 반영이 아닌가 싶다.
묵혈.
맞는 말씀이다. 자영업자들이 예전보다 훨씬 힘들어지기도 했으니까. 무튼, 이거만 봐도 그렇다. 게임 하나만 놓고도 이렇게 수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그 부분을 잡고 싶다.


대한민국 초중고등학교 정규교육 과정에 게임 과목이 편성되는 그날까지!
Q.
마지막 질문 드리겠다. 지금 팟캐스트가 독자분들한테 어떻게 기억에 남았으면 하는가.
묵혈.
내가 게임 얘기할 때마다 항상 언급하는 내용이 있다. 내가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딱 하나다. 내 목표는 대한민국 초중고등학교 정규 교육 과정에 게임 과목이 생기게 하는 거다. 음악, 예술, 문학, 체육 다 들어가는데 게임만 못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거다. 혹시 수호지라는 소설을 본 적이 있나. 거기에 송강이라는 캐릭터가 있다. 호걸이나 양아치로 표현되는 캐릭터다. 무뢰배로 불리기도 한다. 그 캐릭터가 항상 추구하는 게 있다. 제발 정부에서 인정을 받아서 우리도 관리로 등용이 되고 싶다, 우리는 나쁜 놈이 아니다, 우리도 사람이다, 하는 내용이다. 자기들도 주류로 인정받고 싶다는 거다.

나는 송강의 그 마음이 게임인들에게도 똑같이 남아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 방송을 시작했다. 나는 주류로 들어가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인정받는 최종 꼬릿점이 교과서가 생기는 거라고 생각한다. 게임 과목이 생기는 것. 나는 이 팟캐스트가 그 교과서가 만들어지기까지의 토대가 되는, 초석이 되는, 벽돌 한 장이라도 놓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그걸 목표로 열심히 해 나갈 거다.

그리고 게임을 통해 사람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단 하나의 단서라도 제공할 수 있다면, 내 팟캐스트를 들으시는 분들 중 단 한 분이라도 게임과 인생에 대해 궁금해 하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 그리고 그 와중에 게임이 더 재미 있게 느껴지기까지 한다면 나는 바랄 게 없다.
Q.
말씀 고맙다. 이제 집에 가서 빨리 게임이나 하자.
묵혈.
그러자.

팟캐스트 - 묵혈의 문명 읽기 바로가기




헿. 기사 편집 다 끝냈으니까 이제 문명하러 가야짛ㅎㅎ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