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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특권은 정말 과도한가?

  • 입력 2016.03.25 11:44
  • 수정 2016.03.25 12:15
  • 기자명 물뚝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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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회관 전경



국회의원이 되면 연간
15천 정도를 "세비"로 받게 된다. 그 뿐이 아니다. 최근 신축한 의원회관에 전용 사무실이 제공되고 다양한 사우나, 세탁소 등 다양한 의원전용시설 또한 이용할 수 있다.
거기에 9명의 보좌관도 둘 수 있다. 이 보좌관들의 월급은 국가에서 지급한다. 인건비만 해도 상당하다. 철도나 항공 등을 이용할 때도 혜택을 받는다. 공식적인 혜택 이외에 사회적으로 제공되는 유무형의 혜택 또한 상당하다. 어쨌든 의원 개개인은 국민과 유권자를 대표해 국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헌법기관 아니겠는가? 나는 이정도의 예우는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돈과 혜택은
의정활동을 하기에 충분한가?
어떤 의원이 법 하나를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이 새로운 법안에 대한 여론조사만 최소 두어번은 해야 한다. 보통 여론조사 한 번에 3천만원 정도 든다. 여론조사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각종 시민단체나 이해관계가 얽힌 단체, 기업의 사람들과 무수히 많은 의견교환을 해야 하고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법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역구 활동에도 돈이 들어간다
. 국회의원의 호주머니는 지역 경조사 때문에 홀쭉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안 갈수도 없다. 안가면 인정머리 없다고 욕을 먹는다. 물론 지역구활동이 국회의원에게 원천적으로 주어지는 임무는 아니다.
결국 어떤 국회의원이 제대로 된 행정부 감시 업무와 입법활동을 하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서너달 만에 연봉 15천이 다 날아간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특권 없는 스웨덴의 국회의원
스웨덴 같은 나라는 국회의원에게 한국과 같은 혜택을 주지 않는다. 비서도 의원 두명당 한 명 정도만 배정되고 그들의 업무라고 해봐야 그저 의원의 일정관리 정도가 전부다. 의원의 연봉은 8천만원 선이라고 한다. 그러나 스웨덴의 국회의원들은 박봉에도 불구하고 맘만 먹으면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입법활동과 행정부 견제를 충분히 할 수 있다.


스웨덴 국회 ⓒ프레시안


스웨덴의 경우 의회 내부에 입법지원기관이 있다
. 전문가로 구성된 이 입법지원기관에서는 국회의원이 요청하는 업무를 척척 수행한다. 여론조사 같은 일도 맡아서 한다. 이 입법기관은 의원 개인이 꽂은 사돈의 팔촌 같은 무능한 보좌진이 아닌, 수십년 동안 그 일을 맡아서 수행한 전문가에 가깝다. 이런 전문가 집단이 개인이 아닌 당이나 의회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다.의원 개인이 뽑은 사돈의 팔촌 같은 무능한 보좌관들이 아니라, 수십년 동안 그런 일만 전문으로 하는 전문 보좌관들이 의원 개인에게 속하지 않고 당이나 의회에 속해서 존재한다는 뜻이다.
스웨덴의 국회의원이 적은 연봉을 가지고도 많은 일을 척척 해낼수 있는 저변에는 저런 인프라가 있다. 이런 업무지원 시스템 없이 개인에게 연봉을 많이 주는 게 바람직한 방법일까? 아니면 업무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돈을 더 쓰고 국회의원 개인에게는 노동자의 평균 수준의 임금을 주는 게 옳을까?
한국에서 일을 제대로 하는 의원들을 만나보면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얘기한다. 세비 그거 아무 상관 없으니까 국회는 입법 지원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차라리 연봉을 줄이고 그런 시스템을 더 만들자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지켜보면 일 잘하는 국회의원 대부분은 자기가 받는 돈을 의정활동에 쏟아 붓는다. 일을 잘 할수록 손해가 나는 시스템이다. 오히려 의정활동은 행정부에서 가져다 주는 법안에 그대로 자기 이름만 걸어서 제출하는 걸로 끝내고 맨날 지역구에 내려가 지역 유지들하고 골프나 치는 의원들은 돈의 여유가 생긴다.
우리 의회는 이렇게 모순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모순에 저항하는 의원보다는 그 모순을 즐기는 의원들에게 유리하게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묻는다
. 국회의원의 특권은 과도한가?
정확히 말하면 특권만 누리면서 일을 안하고 개기는 사람들에게만 과도하다. 국회의원들을 싸잡아 일을 안한다고 비난하려면, 그들의 특권이 과도하다고 비난하려면 일단 일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국회를 향한 시선은 싸늘하다. 국회가 뭔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보도가 나오면 사람들은 욕부터 한다. 아니 국민들이 욕하기 이전에 언론이 먼저 의원들의 밥그릇 챙기기라며 욕을 한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의 GDP를 비교했을 때 국회에 투입되는 예산의 비율은 다른 나라보다 현저히 낮다. 결국 국회가 제대로 일을 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을 잘 할수록 괴로워지는모순된 시스템을 깨트릴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1. 국회의원 연봉을 줄이고.
2. 보좌관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3. 국회 입법지원 기관, 전문보좌관 풀, 국정감사 업무 지원기관을 설치, 확충하고.
4.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국회의원 숫자를 대폭 늘이고
..



물론 이렇게 시스템이 바뀌기 힘들다
. 대부분의 유권자들, 심지어는 안철수 같은 국회의원들까지도 국회의원들, 일 안하고 맨날 노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말한다. 이게 고쳐지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사실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실제로 그렇게 매일 노는 의원들이 꽤 많은 것도 사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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