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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진박 vs 김무성의 반박, 누가 이길까?

  • 입력 2016.02.11 15:53
  • 수정 2016.02.11 15:54
  • 기자명 정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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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화면 갈무리


청와대가 총선을 앞두고 진박 마케팅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진실한 사람’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면서 분위기를 잡으면, 최경환이 대구 전역을 돌면서 지상전의 전면에 나서는 식이다.

1.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공천권 싸움이다. 이는 곧, 총선 이후 권력의 지형을 누가 장악할 것인가를 둘러싼 다툼이다. 먼저 대통령 입장에서는 말 잘 듣는 친정체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집권 후반부 레임덕을 방지하기 위함이고,

둘째, 퇴임 이후 까지를 생각해 수렴청정 할 수 있는 충실한 사람을 배치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총선 이후인 7월달에 새누리당 대표 선거가 있다. 만일 유승민 의원이 총선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이 선거는 유승민 vs 최경환 매치가 될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향후 대권 가도의 초석이 된다. 그렇다면 이 때 김무성 대표는 유승민 의원을 지지할 것이다. 김무성 대표의 입장에서는 유승민 의원에게 승기를 쥐어주는 쪽이 대권 가도를 안정적으로 다지는 길인 까닭이다. 만약, 반대로 친박계가 총선에서 다수 당선되고 유승민까지 살아남지 못한다면, 반대의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이것은 청와대가 바라는 시나리오다.

2.
그렇다면 왜, 김무성 대표는 살아있는 권력인 청와대와 맞서는 걸까? 이제까지 그는 소위 ‘치고 빠지기’ 전략을 취하면서 바짝 엎드려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그가 “대통령 주위의 사람들이 완장을 찼다”고 비판하거나 “대구 진박 마케팅이 역풍을 맞고 있다”고 쓴소리를 하는 등 청와대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당내의 갈등양상을 내보이는 것이 유권자에게 그닥 좋지 않은 모양새로 비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그가 지금 굳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만일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170석 이상의 승리를 거둔다면 이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기 위함이다.

무슨 근거로 총선에서의 대승을 확신하냐고? 그 배경에는 야권의 분열이 있다. 그리고 그 분열의 중심에는 안철수가 있다. 즉, 김무성 대표가 대통령과 ‘맞짱’을 뜰 수 있게끔 밑자락을 깔아준 것이 안철수의 탈당이란 것이다.

3.
그런데, 현재의 형국으로 보면 김무성 대표가 조금은 밀리는 듯한 모습이다. 친박계인 이한구 전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장이 되었고, 이번 총선에서는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즉 우선추천제를 받아들이겠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김무성 대표와 충돌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갈등을 계속 지속하는 것이 제 살 깎아먹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아는 베테랑 정치인들인 만큼, 처음에 큰소리친 것 보다 실제 전략공천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적정한 수준에서 갈등을 봉합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예상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진박’논쟁이 이미 부정적인 영향을 드러내고 있다는 데 있다. 이 기묘한 갈등을 지켜본 새누리당의 소극적 지지층이 일부는 더민주로, 일부는 무당층으로 이탈하기 시작했다. 이 상황을 그대로 두면 총선을 망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청와대가 당장 김무성 대표를 해임할 수 있을만큼의 힘이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아마 갈등은 빠른 시일 내로 덮일 것이라고 본다.

4.
대통령의 선거 개입 즉, 선거법 위반 가능성은 역대 어느 정권과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다. 대통령이 여당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토록 자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드물다. 자신들이 점지한 진박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이나, 자신에게 등 돌린 후보들을 집어 대놓고 국민에게 심판해 달라고 하는 모습은 그것 자체로 분명히 선거법 위반적 요소가 있다. 동시에, 총선을 앞두고도 당과 끝없이 갈등하는 모습에서 청와대의 초조함을 감지할 수 있다.


이제 청와대는 본격적으로 김무성 지우기 혹은 찍어내리기에 나선 듯 보인다. 갑작스런 오세훈과 반기문 띄우기를 하는 모습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윤상현이 충청 포럼을 출범시켰다. 반기문을 띄우기 위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고 본인의 레이스에 시동을 거는 행위로 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는 김무성 지우기의 일환으로 보인다.

5.
지금 청와대가 진박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를 명확하게 인지해야 하는 것은 야권 지지자들이 아니라 새누리당 지지자들이다. 지금 청와대의 이 행보는 새누리당을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 자신을 살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살기 위해 당과 날을 세우다니, 오히려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비판적으로 직시해야 할 대목이다.


게다가 이는 정상적인 정치가 아니다. 청와대, 특히 대통령이 권력 투쟁을 오직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명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고 있다는 증거다. 당도 유권자도 아니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권력 투쟁, 이것이 지금 현재 새누리당의 중심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 투쟁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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