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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을 구별하는 몇 가지 방법

  • 입력 2016.02.04 11:47
  • 수정 2016.02.13 09:25
  • 기자명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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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나 접했습니다. 33살 난 컨설턴트인 니알 라이스가, "네가 잃어버린 고대의 불꽃을 다시 만나게 해주겠다"는 두 명의 맨하튼 사기꾼 점쟁이들에게 8억 원이 넘는 돈을 준 겁니다.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어리석을 수 있을까요? 라이스 자신도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저 자신이 속았다고만 말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사기는 생각보다 더 흔한 것으로 보입니다. 뉴요커에 글을 쓰는 심리학자 마리아 코니코바는 그녀의 새 책 “신용 게임(The Confidence Game)”에서 설명한 것처럼 우리가 실연했거나 감정적으로 불안정할 때 사기꾼들은 인간의 감정을 천재적인 (동시에 사악한) 방법으로 조종합니다. 아래 코니코바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왜 사기가 일어나는지 그리고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설명해줍니다.

카잔(인터뷰어) : 당신 책에는 정말 많은 사기 이야기들이 있어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코니코바(저자) :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어렵네요. 그중에서도 가장 내가 흥미롭게 생각한 것은 페르디낭 왈도 디마라의 이야기입니다. 아마 가장 흥미로워서 책의 처음부터 이야기를 꺼냈고, 이야기 내내 계속 다시 꺼내어 파고든 것이겠죠. 그는 자신의 정체를 셀 수 없이 많이 위장했지요. 한 번은 자신을 외과 의사로 꾸몄는데, 해군이 그를 믿고 전체 함정의 치료를 맡긴 적도 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실제로 수술을 해냈고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 외과수술에 성공했다는 걸 믿을 수 있으세요? 사실 디마라가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아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에요. 그의 전기작가조차 그에게 속았기 때문이죠.

카잔 : 맞아요. 우리가 사기꾼의 이야기를 다 믿으면 안 되겠죠.
코니코바 : 바로 그겁니다.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이것저것을 조사하다가 절반쯤 왔을 때 결국 사기꾼들과 직접 대화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어느새 그들의 말을 믿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지요. 그들과 이야기하고 만나는 동안 나는 그들이 정말 좋은 사람이고 매력적인 사람이라 느끼기 시작했고, 더는 객관적일 수 없게 되었지요. 그들의 입장에서 온갖 변명들을 생각하다가 그 사람들을 그만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죠. 나는 피해자들과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카잔 : 사기꾼들은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코니코바 : 사실 그 내용보다는 그들이 말하는 방식이 더 흥미로워요. 어떤 이들은 그냥 쓰레기들이었지만, 어떤 이들은 정말 사람의 공감을 끌어낼 줄 알았지요. 나에 관해 물어보았고, 나를 잘 알았어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상당히 열심히 알아보았다는 걸 알고 놀랐어요. 내가 그들을 인터뷰하는 역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내 첫 책에 대해 이야기했고 내가 쓴 기사들을 언급했어요. 사전조사를 한 거죠. 그들은 “당신은 아주 뛰어난 작가예요”라고 말했습니다. 나를 띄운 거죠.
또, 그들은 자신의 모든 행동에 대해 변명할 준비가 되어 있었어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나는 정말 그녀가 돈을 다 잃게 할 생각이 없었어요. 나는 그녀를 돕고 싶었지만 그만 일이 이렇게 되고 만 거죠.” 그리고 정말 그들의 말이 사실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많은 경우에 나는 그 사람에 관한 글을 쓰면서, 그들을 ‘흥미로운 사람’ 등의 우호적인 표현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야 그들에게 속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카잔 : “어둠의 삼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사기꾼에게 이게 왜 중요한지를 설명해주세요.
코니코바 : 어둠의 삼요소는 세 가지 성격적 특징입니다. 먼저, 사이코패스처럼 보통 사람은 느끼는 감정을 못 느끼는 그런 특징이 있어요. 공감능력의 결여죠. 이들의 뇌는 다르고, 감정의 작동방식도 다릅니다. 다른 사람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요. 일반인들은 그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에 대해 무감각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두 번째 특징은 나르시시즘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누구보다도 뛰어나다고 생각할 뿐 아니라 자신이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존재라고까지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머리를 숙여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사기꾼은 노력하기보다는 쉬운 길을 찾습니다. 그게 자신에게는 정당한 것으로 생각하지요. 이들은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박사학위를 위조하지요. 그리고 정말로 자신이 박사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죠.
마지막 한 가지는 마키아벨리즘이란 것으로 다른 사람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종하는 능력입니다. 마키아벨리의 이상적인 군주처럼 자신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사용하는 것이지요. 이들은 또한 사람들을 속여서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데 매우 뛰어납니다.
사기꾼들에게 이런 능력이 중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을 속이려면, 그리고 이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실제로 다른 이들을 불쌍하게 느껴서는 안 되기 때문이지요. 위의 어둠의 삼요소는 바로 이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다른 사람을 조종하게 해주고, 그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끼지 않게 해주며, 또한 자신이 그런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믿게 하지요. 하나의 사기 이야기에 이 능력들이 다 발휘됩니다. 그러나 내가 책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이것이 운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사기꾼이 되지 않은 수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능력 없이도 사기꾼이 된 사람들도 있지요.
카잔 : 왜 우리는 외로울 때 더 사기에 잘 당하는 것일까요?
코니코바 : 정신적으로 불안할 때 사람들은 사기에 쉽게 걸려듭니다. 이는 사기 피해자의 성향이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피해자가 당시 어떤 상황에 처했었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세상이 예전과 달리 합리적이지 않아 보일 때 다른 이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이때 누군가가 등장해 이를 설명하면 사람들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세상의 의미를 구하고, 자기 편이 되어줄 사람을 찾는 이들이야말로 사기꾼이 가장 좋아하는 희생자입니다. 이 책을 쓰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이런 과정이 삶의 특정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직장을 잃은 이는 금융 사기만 당하는 것이 아니라 연애 사기에도 잘 당합니다. 돈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들에도, 단지 감정적으로 불안해졌기 때문에 더 연약한 존재가 되는 것이지요.


카잔 : 이 책에는 상대방이 사기꾼이나 거짓말쟁이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같이 나와 있습니다. 이를 알아볼 수 있는 한 가지 단서로 미세표정(micro expression)이라는 것이 있네요. 거짓말을 구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이유는 뭔가요? 사기를 잘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코니코바 : 거짓말을 눈치채는 일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이를 잘 구별하는 뱡향으로 진화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다른 사람을 의심하기보다 가능한 많은 사람을 쉽게 믿도록 진화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신을 돌봐주리라고 믿습니다. 또, 어른들은 작은 선의의 거짓말을 믿고 안심합니다. 누군가가 내게 "오늘 정말 예쁜데?”라고 말할 때마다 내가 “이 사람의 속마음은 내가 피곤해 보인다는 걸 거야”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끔찍한 일이겠죠.

우리는 다른 이의 거짓말을 눈치채는 방향이 아니라, 스스로가 다른 이의 거짓말을 눈치챌 수 있다고 생각하도록 진화했습니다. 그게 우리의 기분을 좋게 만드니까요. 마치 자신이 뛰어난 직감을 가진 이처럼 생각하게 만들어주죠. 그래서 우리는 자신을 과신하게 됩니다.
이게 내가 줄 수 있는 하나의 충고입니다. 자신이 얼마나 쉽게 속는지를 인정하라는 것이지요. 그 경우 우리는 나아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함으로써 확신을 가지기 위해 더 많은 증거들을 찾아 다닐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객관적 증거를 찾게 됩니다.
시선을 피한다던지,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던지,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던지 하는 등의 거짓말에 관한 이야기들은 모두 정확한 사실이 아닙니다. 이런 것들에 의존하면 안됩니다. 그보다는 그 사람이 하는 말의 내용 자체에 주목해야 합니다.
미세표정을 눈치채는 훈련 역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런 훈련으로 무언가를 배웠다 하더라도, 당신은 더 과한 자신감을 가지게 될 테니까요. 나는 폴 에크만의 미세표정 연구에 등장했던, 다른 사람의 거짓말을 매우 잘 알아채는 전문가 한 명을 만났습니다. 그녀조차, 실제 사기꾼을 만나면 자신이 속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즉, 거짓말 할 때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거짓말을 한다는 티를 전혀 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뛰어난 사기꾼들은 그렇습니다.
카잔 : 일상에서 쓰이는 사기꾼들의 기술 같은게 있나요?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하잖아요. “엄마, 2주 동안만 저희 집에 와 계세요. 안된다구요? 좋아요. 그럼 이틀로 해요.” 그럼 우리는 처음 생각보다도 더 쉽게 응하게 되지요. 일상에서 쓰이는 미묘한 기술들이 많이 있을 것 같네요.


코니코바 : 사기꾼과 훌륭한 광고 전문가, 훌륭한 영업사원, 훌륭한 정치인, 훌륭한 변호사는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수많은 전문가들 역시 그런 기술을 사용합니다. 당신이 말한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도 사용하지요. 작은 도움을 먼저 준 후 큰 일을 부탁하는 식입니다. 이런 경우는 매우 많습니다.
책에서 나는 다른 종류의 사기도 설명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나오는 안토니우스의 기술입니다. 그는 “나는 시저를 칭송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땅에 묻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이가 자신이 그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듣는 사람들은 그 말을 좋아하면서, 그를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어느새 그는 처음과는 다른 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 속에 이미 빨려들어갔기 때문에 변화를 쉽게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는 처음에 사람들에게 약속한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을 설득합니다. 이런 미끼 바꾸기 기술은 너무 흔해서 여러 광고에도 쓰이며, 또 영리한 이들이 누군가와 사이좋게 지내고 싶을 때 쓰기도 합니다. 미묘하게 자신의 말을 바꿔가며 결국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는 기술이지요.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알파와 오메가'라는 기술이 여러 광고에 사용됩니다. 알파 기술은 일단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기술입니다. 오메가 기술은 사람들에게 이 상품을 사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를 말해주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이 크림은 당신을 백만 년은 더 젊어보기에 해줄 겁니다”라는 광고가 있다고 해 봅시다. 우리는 당연히 이 말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지만 또한 이 제품에 호기심을 가지게 됩니다. 광고는 이렇게 이어지지요. “30일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100% 환불이 가능합니다.” 그 순간 우리는, “내가 손해볼 게 없잖아?” 라는 생각과 함께 이 상품을 주문하게 됩니다. 어쪄면 이 제품이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며 진짜로 돈을 환불받게 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적어도 지금 이 제품을 주문하면 저 광고가 진짜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주문하게 되는 것이죠.
카잔 : 이 책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어요. 바로 사기 사건의 신고율이 낮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코니코바 : 한 가지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자신이 다른 이에게 속았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 자신의 명예를 너무나 중요하게 생각한 나머지 스스로 자신이 속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어리석어서 속았다기보다는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신을 포장하고 변명하는 능력이 뛰어난 만큼, 스스로를 속이는 능력 역시 놀랄 만큼 뛰어납니다. 누구도 자신을 '뻔한 사기에 당한 불쌍한 멍청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겠죠.
우리는 스스로를 영리하고 똑똑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저 “운이 없었어, 동전 던지기였지, 투자 결정이 좋지 않았어, 이 사람은 진지한 관계를 원하지 않았던 거야”라고 말하고 말지요. 재미있는 점은, 바로 이런 특징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실수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쓰면서 내가 새롭게 배운 점 한 가지는 이미 사기를 당했던, 곧 사기를 잘 당하는 사람의 리스트를 사기꾼들끼리 사고판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사기를 당한 후에도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사기꾼들에게는 최고의 먹잇감이지요.
카잔 : 안타깝네요. 그러니까 사기를 당한 사람은 또 사기를 당하기 쉽다는 뜻이군요.
코니코바 : 바로 그 말이죠. 황당하고 슬픈 일이지요. 그래서 일부러 이 책에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넣지 않았어요. 그랬다면 전혀 다른 책이 되었겠죠. 만약 피해자 입장에서 책을 썼다면, 너무 끔찍한 이야기들이 많아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책을 덮어야 했을 거예요. 이 책에 나오는 사기꾼들은 활발하고 흥미로운 사람들로 보이지만,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 역시 재미있지만, 그들이 다른 이들의 삶을 파괴했다는 사실은 알아야 해요. 나는 사기를 당한 뒤 자살을 시도한 여러 명과도 인터뷰를 했습니다.
카잔 : 이 책을 다시 쓴다면 무얼 바꾸고 싶나요?
코니코바 : 두 가지가 있어요. 이 책을 완성했을 즈음 나는 정말로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차 있었고 모든 인간에 대해 혐오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이런 사기꾼들과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인류 전체로 본다면 이들은 소수에 불과할 거야.’ 아마 처음부터 이걸 알았더라면 모든 과정을 좀 다르게 했을 거예요.

그들을 더 의심했을 테고, 더 냉소적으로 대했겠지요. 사실 이건 그저 어려운 일이 아니라 불쾌한 일이기도 했어요. 나는 모든 제안을 거절하게 되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도 없었어요. 한참 시간이 지나고서야 예전의 상태로 돌아올 수 있었죠. 내가 여기에서 배운 교훈은 어떤 제안이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게 들린다면, 일단 의심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이란 건 없어요. 예외는 없어요. 너무나 확실한 규칙이죠. 그리고 당신이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도 중요해요. 이 사실만 명심해도 수많은 사기를 피할 수 있지요. 이 말은 곧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는 늘 자기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내 말은, 우리는 모두 특별하다는 것이고요.
카잔 : 당신은 사기를 당한 적이 있나요?
코니코바 : 모르겠네요. 작은 사기는 분명히 몇 번 당했을 거예요. 내가 믿고 돈을 준 이들 중 일부는 사실 그들이 말한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 거에요. 그냥 내가 그들의 이야기에 속아 넘어간 거죠. 예를 들어, 나는 몇 년 전 자기가 하버드 졸업생이라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요. 나는 ‘대단하군요’라고 말하고 이야기를 계속했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하자, 당신도 눈치챘겠지만, 그는 어떤 종류의 기록에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어쩌면 그는 하버드를 다니지 않은 거죠. 물론 진짜 답은 알 수 없죠.
내가 누군가에 대한 글을 쓸 때에는 그들이 말한 사실을 따로 확인합니다. 하지만 파티에서 만난 사람이 하는 말을 듣고, 그들이 다닌 학교나 직장을 모두 확인할 수는 없는 거죠.
다만 내가 아는 한, 큰 종류의 사기에는 당한 적이 없어요. 피라미드 조직에 속은 적도 없고, 인터넷 데이트를 한 적이 없으니 자신의 정체를 속이는 사람을 만난 적도 없죠. 사이코패스를 사귄 적은 한 번 있어요.

카잔 : 우리도 다 그렇지 않을까요? 사기꾼이 아닌 선한 이들이 이 사기에 사용되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인 척하는 것 말고 그저 약간 더 상대방을 설득하는 그런 종류 말입니다.

코니코바 : 물론이죠. 사람들은 선한 목적으로 쓰일 기부를 받기 위해 이를 이용합니다. 수많은 이들이 좋은 의도건 나쁜 의도건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요. 한편으로는 누가 그들의 의도를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인다면, 그건 사기이죠. 그러나 어떤 다른 이들을 그들이 동의하지 않는 어떤 선한 일에 기부하게 하려고 속이는 거라면 그건 정말 선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사기꾼들이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을 성경처럼 여긴다는 것입니다. 카네기의 의도는 물론 그게 아니었을 텐데 말이죠. 나는 늘 이 사실을 생각하며 웃음 짓습니다.

원문 : 아틀란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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