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이 끝난 뒤로 꼭 40년이 흘렀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 베트남전은 한국군의 용맹함을 떨친 자랑스러운 역사로, 혹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타국에서 목숨을 잃은 슬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베트남전과 파병을 목격하지 않은 현재의 청년 세대로서는 그 정도의 감성도 생소할 것이다.
그러나 참혹한 전쟁을 온몸으로 겪은 베트남은 다르다. 종전 후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도 베트남 곳곳에는 전쟁의 흔적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 그리고 그들의 슬프고 끔찍한 기억에는 한국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도 포함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베트남 여러 마을에 세워진 한국군 증오비에, 혹은 위령탑에 자세하게 새겨져 후대로 전해지고 있다.
믿고 싶지 않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다. 그러나 이 또한, 우리가 분명히 직시해야 할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