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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과 성관계한 여성이 주거침입죄로 처벌받은 이유는?

  • 입력 2015.11.25 11:00
  • 기자명 버락킴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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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조(간통)

① 배우자가 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와 상간한 자도 같다.
② 전항의 죄는 배우자의 고소가 있어야 논한다. 단, 배우자가 간통을 종용 또는 유서한 때에는 고소할 수 없다.

[단순위헌, 2009헌바17, 2015.2.26.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241조는 헌법에 위반된다.]


지난 2월 26일 간통죄가 폐지됐다. 국가가 법률로써 간통을 처벌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따라서 '결혼한 사람이 배우자가 아닌 이성과, 또는 부부가 아닌 두 사람이 성관계를 맺는' 간통(姦通)을 간통죄로 처벌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처벌이 완전히 불가한 것은 아니다. 무슨 얘기냐고?
23일 유부남과 성관계를 한 20대 여성이 '주거침입죄'로 처벌을 받게 됐다. 전주지법 형사4단속 송호철 판사는 내연남의 집에 들어간 혐의, 그러니까 주거침입죄으로 기소된 A(25)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25일 오전 3시 40분 무렵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내연남의 아파트에 성관계를 목적으로 들어가 4시간 가량을 머물렀다고 한다.


해당 기사에 실린 베스트 댓글


간통죄가 폐지됐기 때문에 내연남(유부남)과 성관계를 가져도 처벌이 되지 않는다고, 마냥 안심했던 것일까? 이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그 안심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내연남의 허락을 받고 갔을 텐데 주거침입죄가 성립되냐?'는 댓글에 무려 1,200명이 추천을 눌렀다. 동의한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제319조(주거침입, 퇴거불응)

①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전항의 장소에서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내연남의 집에 들어간 A씨는 '사람의 주거에 침입한 자'에 해당하므로 주거침입죄로 처벌을 받게 됐다. 논점은 그 집에 살고 있는 내연남의 허락을 받고 들어갔는데도 주거침입죄가 되느냐는 것인데, 문제는 이 경우가 '복수의 주거권자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 집에는 내연남뿐만 아니라 그 내연남의 배우자도 함께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내연남의 배우자가 다른 여자를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에 얼씨구나 하며 승낙했을 리는 없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이 경우는 거주자 중 한 명의 의사에 직접·간접으로 반하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리딩 케이스가 되는 1984년 대법원 판례가 있다. 한번 읽어보도록 하자.


남편이 일시부재 중 간통의 목적 하에 그 처의 승낙을 얻어 주거에 들어간 경우라도 남편의 주거에 대한 지배관리관계는 여전히 존속한다고 봄이 옳고 사회통념상 간통의 목적으로 주거에 들어오는 것은 남편의 의사에 반한다고 보이므로, 처의 승낙이 있었다 하더라도 남편의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은 깨졌다 할 것이므로 이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1984. 06. 26., 83도 685)


위의 사례는 남편이 내연녀를 집안으로 데리고 온 경우인데, 남편을 아내로 바꾸고, 처를 남편으로 바꿔 읽으면 간단히 이해가 될 것이다. 간통죄가 살아 있을 때는 주된 범죄인 간통죄를 적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만(게다가 징역만 선고할 수 있는 간통죄가 벌금형까지 있는 주거침입죄보다 무거운 죄이기도 하다), 간통죄가 없는 현 시점에서는 주거침입죄를 적용하는 사례가 많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한편,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앞으론 집 아닌 다른 공간을 활용하면 되겠네?'라는. 하지만 그렇게 방심했다가는 큰코다친다. 불륜, 간통 행위는 여전히 민사상 불법행위로 이혼의 중대한 사유가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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