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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말을 안 하는 정치인

  • 입력 2015.11.06 11:27
  • 기자명 물뚝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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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나온 김에 안철수 얘길 좀 해보자.
안철수 의원은 '대중의 지지'라는 상당히 강력한 정치적 자산을 등에 업고 정치판에 뛰어든 사람이다. 아마 그 절정은 5분간의 담판 끝에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장 자리를 양보한 시점이었을 것이다. 당시 대중의 안철수를 향한 지지는 수십년간 정치를 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그걸 기반으로 대권에 도전을 했다. 그런데 돌연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를 하게 된다. 이 대목에서의 뒷 얘기는 할 말은 많지만 할 의미가 없으니 생략하도록 하자. 딱 하나, 나는 그 상황에서 안철수 후보는 피해자였다는 판단을 가지고 있다는 점만 짚어두자. 거기까지도 좋았다. 그러나 그 이후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안철수라는 정치인의 면모는 매우 빠른 속도로 퇴색하기 시작한다.


ⓒmbc


정치인은 두가지 이야기를 하기 마련이다. 하나는 현재의 문제점, 또 하나는 그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미래의 비전.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초선의원이 된 안철수는 처음엔 현재의 문제점 조차 제대로 지적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했었다. 굳이 내세운 “새정치”라는 말은 그게 도대체 뭘 의미하는 건지 아는 사람이 없었고, 나중에 가서는 박근혜의 “창조경제”와 비슷한 취급을 받기도 했다.
새정당을 창당하겠다던 선언은 슬그머니 사라졌고, 안철수는 (말로는 합당이지만) 실제로는 스카웃에 가깝게 민주당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아직 창당도 안된 정당이 합당이라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물론 전국정당을 하나 창당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그건 면죄부가 되질 않는다. 전국정당 창당이 그렇게 힘들다고 변명을 할 거 였으면 애초에 창당 예고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 상황은 마치 혼자 튀어나가 지금 흐지부지 되고 있는 천정배와 유사한 수준의 행동일 뿐이다.

정당의 이름까지 바꿔버리면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둥지를 튼 안철수 의원의 행보는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 매우 호의적으로 평가하자면, 안철수는 이제 새정치민주연합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정도는 정확하게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걸 어떻게 뜯어 고쳐야 하는지는 아직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자꾸 문재인 대표를 비난만 하면서 토론을 하자, 전국 당원 모임을 하자는 피상적인 얘기만 내놓고 있을 뿐이다.


안철수는 쪼그라들고 있는 새정연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과연 되살릴 플랜은 있는가? 당 대표를 맡겨 주면 할 수 있는가? 아니면 뭔가 다른게 필요한가? 아니면 그냥 계속 그렇게 겉으로 빙빙 돌면서 인지도만 유지하다가 대선 경선에 나설 생각인가?
아니 모든 것을 떠나, 도대체 안철수 의원이 말하는 새정치란 무엇인가? 국회의원 의석수를 줄이면 되는 건가? 문재인만 사퇴하면 되는 건가? 무슨 얘기를 해야 알거 아닌가. 벌써 시간이 꽤 흘렀다. 2012년부터 따져도 햇수로 4년이 넘어간다. 그 시간 동안 보여준게 없는 초선의원 안철수는 다시 박원순 시장과의 담판 시절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는 비법이 있을까? 기다리기도 지친다.
끝으로 한가지만 묻자. 난 분명히 안철수 의원이 “노조 생기면 회사 접겠다” 라는 발언을 했던 것을 알고 있고, 공개했었다.

사내에 구성된 소규모 그룹과의 간담회에서 안랩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던 시점에 나온 질문이다. 몇몇 직원들이 안철수에게 “만약 안랩에 노조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때 안철수의 답변은 이랬다고 한다.
“회사 접어야죠.”
그리고 이 질문을 한 직원들은 말문이 막혔고, 대화는 여기서 중단되었다고 한다.

-물뚝심송, 안철수의 미래 중에서


정치를 시작한 안철수는 노조에 대한
관점이라도 바뀌었는가? 안철수는 거기에 대한 대답도 주지 않았다.
세상에... 말을 안하는 정치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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