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국군 수뇌부에 일침 날린 한미연합사령관

  • 입력 2015.10.25 15:33
  • 수정 2015.10.25 16:09
  • 기자명 김종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 4, 원인불명의 지뢰가 터져 비무장지대에서 작전 중인 장병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실은 한미연합사령관인 스캐퍼로티 대장에게도 즉시 보고가 되었습니다.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연합사령관은 즉시바로 헬기를 대기시키라고 지시하며 현장을 둘러본 후 다친 두 명의 하사를 위문하러 가겠다고 준비를 지시했습니다. 그러나한국군 수뇌부 누구도 가지 않은 상황에서 연합사령관이 먼저 가면 곤란하다며 한국 측 장교들이 만류하였습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스캐퍼로티는한국군 수뇌부 체면 때문에 가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방문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날 방문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작년 사드 미사일 배치 논란 당시 한국 정부의 곤란한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발언을 쏟아내며 우리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었던 스캐퍼로티 대장, 그러나
이번 지뢰 사건 때한국군은 체면 때문에 부하가 쓰러져도 찾아가지 않느냐며 일갈하던 그의 거침없는 행동은 분명 군인다웠습니다.
현재 스캐퍼로티는 사무실 한쪽을 지난 30년 간 같이 군 생활하는 동안 사망한 부하들의 사진으로 채워놓고 매일 이들을 기린다고 합니다. 그는 아무리 하급자라도 전역할 때면 반드시 초라한 전역식까지 전부 찾아가고, 부하가 죽거나 다치면 곧바로 찾아가 위로하고 가족까지 끝까지 챙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30년 군 생활 동안 사망한 수 백 명에 이르는 부하의 이름과 사망일시까지 다 기억합니다. “지휘관이 부하를 챙기지 않으면 누가 챙긴다는 것이냐고 말하는 그의 자세는 우리 한국군 수뇌부와 참으로 대비됩니다. 저는 한국군 고위 장성 중에서 이런 지휘관을 본 적이 없습니다.

[직썰만화] 한국군과 미군의 차이


저는 정의당에 국방개혁기획단장으로 오면서 심상정 대표에게 장병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면 끝까지 챙기겠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 그리고 얼마 전 지뢰사건의 피해자인 곽 중사 사건을 언론에 공론화하였습니다. 다행히 개그맨 김제동 씨와 주진우 기자가 치료비를 보탰고 심상정 대표께서도 아낌없이 자신의 힘을 보탰습니다. 그런데 항상 이런 일을 처리할 때마다 거대한 산성처럼 국방부가 버티고 있습니다. 민원을 처리하려면 갖은 핑계를 대고 책임만 피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부하들의 생명가치에 인색한 우리 군 고위지휘관이 지난 연평해전 때 김대중 대통령이 사망한 장병의 빈소에 조문까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걸 보면 참으로 이중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그나마 연평해전에서 합동위령제를 치러주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보낸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 한 일입니다. 유족을 이후에 청와대로 초청하여 직접 위로한 것도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 한 일입니다. 김영삼 대통령 때 강릉 무장공비 소탕에 우리 장병 14명이 사망했을 때는 합동위령제 자체도 없었고, 유족들이 모일까 걱정돼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달리하고 장례식도 따로 치렀습니다. 그 때까지 국방장관이나 육군 총장이 영결식이나 병문안 가는 것도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이야 많이 좋아졌지요.
심지어 우리 국방부 일각에선 이런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행보에 못마땅해 했다는 소리까지 듣고 있습니다. 얼마 전 국방부가 국회에 연평해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조문이나 병문안을 못 간 것은그간 관례에 비추어보면 적절했다는 자료를 낸 적이 있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군인이 죽었을 때대통령이 안 가는 것이 관례라는 게 국방부 주장입니다. 왜 이런 자료를 냈느냐? 김대중 대통령을 변호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부하의 생명가치를 경시했던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 까봐 변명한 것입니다. 이래 놓고 김대중 대통령이 안 갔다는 걸 정치적으로 비난하는 여론에는 또 동조합니다. 부끄럽지 않나요?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