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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 싶은 만큼 내라는 식당의 제안에 손님들의 반응은?

  • 입력 2015.08.26 17:11
  • 수정 2015.08.26 18:32
  • 기자명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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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값을 못하는 물건을 산 적이 있나요?
소비자가 직접 가격을 정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만약 당신이 가격을 직접 정한다면, 어떤 요소들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까요?

행동과학자들은 이 질문들을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P.W.Y.W(Pay-what-you-want, 돈을 내고 싶은 만큼 내세요)라는 판매방식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사실 이는 소비자가 꿈꾸던 방식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행동과학자들은 뉴저지 몽클레어의 한 식당에서 이루어진 실험을 통해 자신의 예측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습니다. 고객들은 짜증을 내거나, 기뻐하거나, 식당을 의심하거나, 자신의 결정에 죄책감을 느끼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물론 거의 값을 치르지 않고 먹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몽클레어에서 식당 두 개를 운영하는 요리사 조드 아리파이는 8월 한 달 동안 가격표가 붙지 않은 메뉴판을 손님들에게 보여주었고, 원하는 만큼 음식을 시키도록 했습니다. 손님들이 계산하려고 할 때 종업원은 손님에게 물었습니다.

얼마를 내고 싶으신가요?

어떠한 기준도 없이 알아서 내라는 음식점의 제안에 손님들은 적절한 가격을 치르기 위해 즉석에서 자신만의 지불 기준을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샌디에고 캘리포니아 대학의 행동과학자 아일렛 그니지는 이런 제안이 손님들에게 심리적 모순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가격을 직접 결정해야 하는 손님들은 자신이 정당하고 넉넉하지만, 동시에 신중하며 허세를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모건 토레스는 메뉴판을 살펴본 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 “나는 더 많은 돈을 낼 거에요. 사람들이 나를 가리켜 ‘5번 테이블의 거지로 생각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옆 테이블의 시드 드보르킨은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예전에 이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 냈던 만큼 내겠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돈을 더 많이 내는 게 좋은 생각처럼 느껴지지 않는군요.”
바바라 로우와 리처드 캐츠는 음식이 맛있었는지 여부로 자신들의 지불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맛있었던 다섯 가지 요리에 대해서는 14,000원을, 맛이 없었던 한 가지 요리에 대해서는 10,000 원을 지불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정한 가격은 이 레스토랑이 기존에 받았던 음식 가격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10년 전 아리파이가 뉴욕의 교외지역인 몽클레어에 자신의 레스토랑 BLU를 열었을 때, 뉴욕타임즈는 그의 레스토랑을최고급(Excellent)”로 평했습니다. 그는 바로 옆에 보다 캐주얼한 음식을 파는 Next Door 를 열었고, 이 역시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BLU의 양배추, 야생버섯, 트뤼플 육수를 곁들인 홍어요리는 31,000 원 이었습니다. Next Door 의 치폴레 양념과 부드러운 죽이 함께 나오는 미트로프는 17,000 원 이었습니다. 그니지는 P.W.Y.W 방식에서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판단을 합리화한다고 말합니다.
“손님들의 다수는 이 제안에서 이득을 취하려 했어요. 물론 그 사실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지요.” 돈의 심리학을 연구하는 미네소타 대학의 캐서린 D. 보의 말입니다. “이들은 주문을 많이 하지 않았고, 그 가치를 잘 평가한 후, 그보다 적은 돈을 낸 것이죠.” 실제로경제적으로 합리적인행동을 하는 극단적인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5개의 테이블을 차지하고 25개의 요리를 시킨 후, 18.000 원을 내고, 6,000원의 팁을 남겨놓는 손님처럼 말이죠. 캐서린 D. 보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나는 먹을 수 있을 만큼 먹고 한 푼도 내지 않을 거예요. 이 식당이 그걸 허용하고 있으니까.’” 반면에 8개의 요리를 시키고 몇 천 만원을 내고 떠난 가족도 있었습니다.


식당 주인 겸 조리사 아리파이


아리파이는 말합니다
. “딸아이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아빠가 사람들에게 그런 선택지를 준거에요. 어쩌면 그들은 가난한 이들이고 저녁을 맥도날드에서 먹으려 했을지 모르죠. 그래서 그 정도 돈 밖에 없었던 것이고요. 어쨌든 아빠는 그 사람들에게 멋진 저녁을 선물한 거에요.’”
어떤 가족은 충분한 돈과 함께 감사편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오늘 음식과 서비스는 우리가 지불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었습니다. 대학에 다니는 아이를 둔 비정규직 엄마로서, 이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이런 고급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을 거에요.”
어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부당한 행동을 자신들이 보상해야 한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가령 레슬리 자브는 무전취식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레스토랑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나는 주방장에게 내가 그의 요리를 좋아하고, 그의 이런 행사를 고마워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다른 직원들과 종업원들이 걱정되었죠. 너무 불안했어요!”

한편 어떤 고객은 양쪽 극단의 특성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는 아리파이의 제안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동시에 종업원들을 걱정했습니다. 그는 음식값으로 6,000원을 남겼고, 팁으로 6만원을 남겼습니다.


아리파이는 수익의 관점에서 자신의 방식이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 “나는 사람들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악하게 굴지는 않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는 20퍼센트의 사람들은 요리 하나에 1,000원도 지불하지 않았지만 80%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어느날, 종업원이었던 앤드류 마노는 6살난 딸을 데리고 있는 부부로부터 돈을 받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물었습니다. “음식 값으로 우리가 내고 싶은걸 내는 거죠?" 마노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나는 아이스크림 값을 내가 내고 싶어요.” 그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그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원문 :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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