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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책임자들 무더기로 특별 채용한 선박안전기술공단

  • 입력 2015.07.07 14:12
  • 수정 2015.07.07 15:46
  • 기자명 오주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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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통령의 말을 믿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진정한안전 대한민국을 만든다면 새로운 역사로 기록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대국민 담화 / 2014.5.19.


세월호 참사 한 달 뒤 박 대통령이 한 약속이다
. 이 약속을 담은 담화는 이전과 달랐다. 딱딱하고 맹숭맹숭한 특유의 무표정을 굵은 눈물이 대신했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 이건 인간의 얼굴이 연출할 수 있는 호소력의 절정이다. 그래서 효과 만점일 수 있다.
더욱이 필부필부도 아닌지존의 눈물아닌가. 효과는 컸다. ‘지각 사과에 대한 국민의 원성도 다소 잦아들었고,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을 탓하던 목소리의 톤도 낮아졌다. 여리고 착한 심성을 지닌 어떤 이들은대통령의 눈물을 철썩 같이 믿었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울면서 한 약속이니 이번만큼은 지킬 거야!”


정치인의 눈물을 결코 믿지 않는 이들의 마음도 조금 흔들렸다
. 컴컴한 바닷속에서 공포에 떨며 죽어가면서도엄마 아빠 사랑해라는 문자를 보낼 만큼 착하고 예쁜 아이들, 제 아무리 목석이라도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질 텐데. 이런 아이들의 주검 앞에서 흘린 눈물이라면악어의 눈물만은 아닐 터였다.




국민안전처
, 무엇을 했나?
세월만큼 강력한 시약은 없다. 무엇을 몽땅 지우거나 나타내기도 하고, 숨겨지고 가려진 것을 끄집어내거나, 무엇이 잘못됐는지 혹은 무엇이 문제인지 드러내기도 한다. 어떤 사안에 세월이 대입되면 어떤 식으로든 뭔가가 나온다. ‘대통령의 눈물도 마찬가지다.
눈물의 담화 그 후 1 2개월.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14개월이라는 세월을 거치며 묻어난눈물의 진정성은 어느 정도일까? 눈물은이었을까, ‘거짓이었을까?


국민안전처를 보면 그 답이 나온다
. ‘눈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며 그 실천방안으로 내놓은 게 안전처 신설이기 때문이다. 출범부터 메르스 사태까지 7개월 동안 국민안전처는 무엇을 했을까?
출범 이후 첫 재난은 구제역 발생.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긴급회의에는 관련부처뿐 아니라 지자체도 참석시켰다. 방역대책 논의, 정부지원 방안 검토, 축산농가 점검, 방역 상황 실시간 보도 등의 노력에 대해 언론들도좋게 평가할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콘트롤타워 역할은
'앉아서 CCTV 감상'?
그 뒤 발생한 두 번째 재난, 메르스 사태. 확진환자가 전국으로 확산되는데도 국민안전처는 현장에 없었다. 한 일이라고는 1호 환자 발생한지 18일이 지나 휴대전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한 게 전부였다. ‘메르스 예방수칙이라며 적어 놓은 건 달랑 세 가지.


1. 자주 손 씻기
2. 기침·재채기 입과 코 가리기

3. 발열·호흡기 증상자 접촉 피하기


이 문자를 받고는 초등학생들도 웃었다
. ‘메르스’라는 재난이 전국을 강타하는데도콘트롤타워인 국민안전처는 두 손 놓고 구경만 했다. 세월호 때와 판박이였다.
‘가축 질병인 구제역 방역에는 발 빠르게 움직이더니, 치사율 높은인간 질병에는 뒷짐 지고 구경만 한재난콘트롤타워’. 국회가 안전처 장관을 불러 그 이유를 물으니보건복지부에서 지휘하던 질병관리본부를 아무 지식이 없는 국민안전처장관이 한다고 잘 될 것 같으냐?”고 받아 쳤다. 그러면서도안전처는 재난콘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능력 없으면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는 것이란 말인가?




세월호 혐의자도 특채
, 적폐의 대물림
의원들의 책임 추궁이 계속되자 안전처 장관은 뚱딴지 같은 얘기를 했다. “현재 34개 부처 21,900대의 CCTV로 하늘, , 바다 속까지 다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앉아서 CCTV나 감상하는 게 콘트롤타워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예 엉망이다. 부처 간 협조도 얻어내지 못한다. 국민안전처의 기본업무 중 하나인국민평생안전교육’. TF팀 구성조차 제대로 안 돼 시작부터 삐끗댄다.
그리고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국민안전과국가 대개조를 위해적폐를 해소하겠다고 목청을 높이더니 이게 웬일인가. ‘적폐가 공공연하게 그것도 합법적으로 대물림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선박 부실관리 실태가 드러나 징역형 등을 선고 받은 운항관리자들이 무더기 특채 처리돼 준공무원 신분이 됐다.


정부는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며 선주들의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이 맡아오던 운항관리업무를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 이관했다
. ‘선수들에게 심판을 맡긴 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공단이 106명을 신규채용을 하면서 해운비리로 징역형을 선고 받거나, 관련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운항관리사 30명을 특채한 것이다. 이 가운데는 세월호와 관련된 자들까지 포함돼 있다.




대통령의 눈물은 거짓이었나
이들을 채용한 공단의 변명이 가관이다. “면접에서 기소 당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허위로 대답을 했지만 반박할 공식 자료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탈락시킬 수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공단은 주장한다. 이번 특채에서공직자의 자세(인성과 품성)를 주요 평가항목으로 반영했다.”. 기가 막힐 따름이다.
선박안전기술공단은 검사증서를 허위로 발급해 주고, 도면조차 검토하지 않은 채 불법개조 선박들을 합격 처리하는 등 비리가 많아 지난해 정부 공공기관 평가에서 최하등급인 E등급 판정을 받은 기관이다. 여기에 운항관리를 맡기다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대통령 약속'의 결과로 만들어진 국민안전처. 그런데 앉아서 2만여 개의 CCTV를 감상하는 게 주된 역할이란다. 적폐 척결도 말짱 도루묵.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전되거나 대물림될 뿐이다. 이렇게 되도록 길을 터준 이가 누굴까? 바로 정부다. 이제 모두 분명히 안다. ‘대통령의 그때 그 눈물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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