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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권 들어 최저임금 인상율이 뚝 떨어진 이유

  • 입력 2015.07.01 10:05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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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회사 근처 식당의 점심 한 끼 음식값을 조사했습니다. 서울은 평균 6,706, 인천과 경기는 6,327, 지방은 6,506원이었습니다. 최저시급을 웃도는 가격입니다.
2015년 최저시급은 5,580원입니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평균 점심값이 6,566원이니 986원을 더 줘야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식당에서 밥을 사먹으려면 시급에서 돈을 더 줘야 하니, 결국 아르바이트생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컵라면이나 편의점 도시락, 삼각김밥 등을 먹기도 합니다.




물가를 따르지 못하는 최저임금 인상률
잡코리아에서 최근 점심값이 얼마나 올랐느냐고 물었더니 응답자 중 56.9%가 많이 올랐다고 답했습니다. 조금 올랐다는 응답도 32.1%였습니다.


2003
년부터 2015년까지의 최저임금 시간급을 보면 해마다 평균 275원이 인상됐습니다. 수치상으로 보면 2009년 평균 점심값이 5193원이었으니, 2015년을 기준으로 1373원이 오른 점심값보다 최저임금 시급이 207원 더 인상됐습니다. 그러나 평균값을 따져본다면 최저임금 인상률이 점심값보다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최저임금은 늘 소비자 물가 증가 수준보다 낮게 인상됐습니다. 수치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듯이 물가는 그대로라고 해도 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물가 증가율을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낮은 임금을 받았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와 최저임금인상률슬로우뉴스


지금 대한민국 최저임금은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 겨우겨우 연명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깝습니다
.




근로기준법을 외면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합니다. 공익위원 9, 근로자위원 9, 사용자위원 9명 등 근로자와 사용자 단체 대표, 공익 대표 등 총 27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용자 위원이 전원 불참한 최저임금위원회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는
6 29일 최저임금 협상을 결정하는 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위원 9명이 전원 불참해 협상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법정시한을 또다시 넘긴 것입니다.
사용자위원이 전원 불참한 이유는 최저임금 시급, 월급을 함께 표시하는 문제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주 15시간 일하고 약속한 근무일을 지키면 1주일에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부여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으로 하면 쉬는 날에도 '유급휴일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들은 유급휴일수당까지 계산한 월급을 표시하라는 근로자, 공익위원들의 주장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사용자위원들은 '탁상공론이며 결과적으로 임금이 올라가 영세 자영업자들이 파산하거나 아르바이트 근로자를 해고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노동자의 권리를 알려주는 일이 왜 문제가 될까요? 아예 근로기준법을 바꿔야 사용자위원들은 정당하다고 느낄까요?




경제를 외친 보수정권
, 최저임금 인상률은 제일 낮았다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기준입니다. 지난 2010년도 최저임금은 역대 최저 인상률을 기록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10%대 수준을 보였던 최저임금 인상률은 MB정권 들어서 내림세를 보이더니 2010 2.75% 인상에 그쳤습니다. 당시 사용자위원들과 재계는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5.8%가 내린 3,770원이라는 삭감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당선된 MB정권이 오히려 경제가 나쁘다며 최저임금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내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제가 회복됐을 때는 그만큼의 보상을 해줬을까요? 아닙니다. 참여정부 수준에 조금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새누리당-전경련 정책간담회' ⓒ아시아경제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나오면 으레 등장하는 이들이 전경련 등 사용자 단체입니다
. 이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기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만 되풀이합니다. 최저임금을 인상해 노동자들이 오른 임금만큼 자유롭게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은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2015년 최저임금 협상이 결렬된 가장 큰 이유도 사용자 단체가 그들 입장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사용자와 노동자의 입장을 모두 수용해야 하지만 보수정권은 항상 사용자 편에서 정책을 만들어 왔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논의 시기가 되면 보수언론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자영업자가 모두 죽는다는 얘기를 기사로 쏟아냅니다.
보수가 정권을 잡으면 경제가 살고 임금이 오른다는 주장은 MB정권 이후 그 설득력을 잃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은 노동자가 제공한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대가입니다. 노동자가 그 최소한의 대가로 하루 밥 한 끼도 사먹을 수 없다면, 그게 정상일까요? 이게 보수 정권이 말하는 경제 살리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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