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집을 주면 됩니다
노숙자를 줄이는 놀랍도록 간단한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노숙자에게 그냥 집을 주는 것입니다. 경제원탁회의(The Economic Roundtable)이라는 단체가 미국 노숙자 실태에 관한 역대 최고 규모의 연구를 진행한 결과 얻은 결론입니다.
이 연구는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카운티를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곳은 실리콘밸리를 끼고 있어 얼핏 부유해 보이는 동네지만, 또한 미국에서 가장 높은 노숙자 비율을 보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연구의 방법론은 사회학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돈도 덜 들어갑니다
연구진은 2007년에서 2012년 사이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 집 없이 살아가는 10만 4,206명 정보를 전수 분석했습니다.
집 없이 지내는 건 무척이나 돈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이 기간 동안 산타클라라 카운티는 집 없이 사는 사람의 건강보험, 복지, 사법재판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총 5억 2천만 달러 예산을 집행했습니다. 사실 이 비용은 그 당시 집 없이 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을 위해 쓰인 비용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노숙을 하던 약 2천 800명 노숙자에게 들어간 비용입니다.
<마더존스>의 가브리엘레 캐논은 “이렇게 들어가는 비용의 약 절반 가량은 약 5%의 노숙자에게 집중적으로 들어갑니다. 이 5%의 노숙자는 경찰서나 병원에 자주 들락거리는 사람들로, 연간 1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발생시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숙자 관리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돈이 투입되는 샘입니다. 집 없이 살아가는 사람에게 단지 집을 제공한다는 간단해 보이는 방안이 더욱 현실성 있게 되는 이유입니다.
연구진은 한 시민단체(자선단체)로부터 집을 제공받은 사람 400명을 추적했습니다. 집을 제공받기 전, 이들은 연간 6만 2천 5백 달러의 공공 비용을 발생시켰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에게 집을 제공하는 데 사용된 금액은 2만 달러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간단히 말해, 집을 그냥 주는 것이 예산 4만 2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인 것입니다.
연구진은 지역사회에 가장 비용을 많이 발생시키는 노숙자를 찾아 그들에게 집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른바 ‘하우징 퍼스트’라고 불리는 전략입니다.
뉴욕대학교 심리학자 샘 샘베리스가 이미 1992년 동일한 방법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는 뉴욕에서 장기간 노숙 생활을 이어간 242명을 대상으로 그의 가설을 실험했습니다. 5년 후, 집을 제공받은 사람들의 88%는 여전히 자신의 저렴한 아파트에 살고 있었습니다. 이후 ‘하우징 퍼스트’ 전략은 워싱턴과 콜로라도, 매사추세츠에 도입되었습니다.
일단 안정을 얻어야 뭘 하든지 하겠죠
가장 최근에는, 이 정책이 유타 주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유타 정부는 ‘하우징 퍼스트’정책을 사용해 2015년 말까지 만성적 노숙자 모두에게 집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정책에 반대할만한 직관적인 질문이 있을 것입니다. 약물이나 술에 취해 있던 노숙자가 집이 생긴다고 해서 이런 행위를 그만둘까요? 하는 질문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하우징퍼스트 정책이 노숙자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더 효율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이미 발표된 바 있습니다.
‘하우징퍼스트’ 정책은 집이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반영할 뿐 아니라, 이들에게 집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공공비용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인 것입니다.
전국노숙자구제연합 회장 난 로만은 지난해 9월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숙자들이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주고, 그 후 다른 도움을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상식적으로도, 사람이 일단 안정을 얻어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비지니스 인사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