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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 3 아이템 절도 사건

  • 입력 2015.06.05 14:21
  • 수정 2015.06.05 14:24
  • 기자명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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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람들은 게임에서의 소유물을 자신의 재산으로 생각합니다. 법원 역시 이런 추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최초로 두 젊은이가 게임 안에서 아이템을 훔친 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2012년 여름,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패트릭 네포무세노와 매릴랜드의 마이클 스팅거는 디아블로3 게임에서 만났습니다. 그들은 다른 이들로부터 훔친 무기와 방어구를 팔아 약 900만 원의 돈을 벌었습니다. 이들은 곧 붙잡혔고 사람들은 법원이 이들의 범죄를 어떻게 판결할 것이며 어떤 처벌을 내릴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게임 디아블로3


블리자드사의 디아블로3는 2012년에만 1200만 장이 팔렸습니다. 그 해의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2012년 5월, 디아블로 게시판에는 자신의 아이템과 돈이 사라졌다는 불만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블리자드 홈페이지는 아이템을 도난 당한 사람들의 불만으로 가득 찼습니다. 블리자드는 우리에게 사건을 의뢰했습니다.”

LA 연방검사 트레이시 윌키슨


패트릭과 마이클은 다른 이들의 컴퓨터에 침입할 수 있는 RAT(remote access tool, 원격 조정 장치) 프로그램을 구했고 아이템 사진으로 속여 사람들이 다운로드 받게끔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운로드 받은 사람 컴퓨터의 사용 권한을 획득했고, 상대방의 디아블로 캐릭터가 모든 아이템과 돈을 바닥에 떨어뜨리도록 만든 후 자신의 캐릭터로 그 아이템을 주웠습니다.

당신이 그 오랜 시간을 들여 힘들게 구한 돈과 아이템을 눈앞에서 잃었다고 생각해보세요.

당시 스물 한 살이었던 마이클과 패트릭은 2012년 여름 두 세 달 동안 이런 작전을 벌였습니다. 마이클은 패트릭이 어떻게 다른 이의 컴퓨터를 해킹하는지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마이클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내게 사람들에게 이 링크를 주면 아이템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어요. 나는 그가 무슨 마법을 부리는 줄 알았죠. 어쨌든 나는 공짜로 아이템을 얻을 수 있었고 그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었어요. 나는 돈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어떻게 하면 좋은 무기와 방어구를 구해 내가 강해질 수 있을까만 생각했어요.

마이클은 패트릭이 누군가의 컴퓨터를 해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도둑질을 그만 두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몇 달 뒤인 2012년 12월 10일 새벽 6시, FBI 요원들이 그의 집을 찾아와 그를 체포했고 그의 컴퓨터를 압수했습니다.


검사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범죄가 스무 번에서 서른 번 정도 된다고 나와있습니다. 피해자 중 다섯 명은 이니셜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피해자들의 실제 피해는 크지 않습니다. 블리자드사는 그들이 잃은 아이템을 모두 복구해 주었고, 실질적으로 “피해자”들은 어떤 것도 잃지 않았습니다. 블리자드는 이들이 처벌받기를 희망했습니다.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검사는 어떻게 범죄를 구성할 수 있었을까요?


“블리자드는 피해자들의 아이템을 복구해 주었고, 이는 실제 피해를 측정하기 어렵게 만들었죠. 그래서 우리는 범죄자들이 어떤 이득을 취했는지 조사했습니다.”


패트릭과 마이클은 디아블로 3 게임 내의 경매장에서 장물들을 팔아 돈을 벌었습니다. (블리자드는 그 후 “아이템을 돈으로 사는 것은 디아블로 게임의 핵심적 가치에 해를 끼치며 … 영웅적인 행위가 아닙니다”라는 공고와 함께 경매장을 닫았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900여 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작년 “허가 받지 않은 컴퓨터에 불법으로 침입한 죄”로 유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마이클은 자신들이 장물을 판매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은 어떤 이익도 보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나는 한 푼도 받지 못했어요. 우리가 아주 좋은 아이템들을 많이 훔친 것은 사실이고, 그 아이템들의 총 가치가 그 정도 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아이템들을 팔기 전에 나는 게임에서 쫓겨났고, 그래서 어떠한 이득도 취하지 못했어요.

사실 RAT 를 이용해 다른 이의 컴퓨터를 장악한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패트릭이 사용한 도구는 아주 위험한 것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그저 이들은 게임을 위해 이를 사용했지만, 이는 쉽게 다른 이의 비밀번호와 은행 계좌를 터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단지 이들은 게임 아이템을 훔치는 데만 사용했지만요.”



마이클에게는 3년, 패트릭에게는 2년의 보호관찰(probation)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블리자드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사용한 비용 약 600만 원을 지불할 것을 판결 받았습니다. 스팅거는 지금 매달 10만 원을 블리자드에 보내고 있습니다.
윌키슨은 이 사건을 인터넷 범죄가 확장된 형태로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침대에 누워 인터넷에 접속하면서, 자신들이 잡혀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를 현실적인 문제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나 게임은 현실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이번 사건이 온라인 게임 안에서의 행동에 대해 현실에서 대가를 치른 첫 사건은 아닙니다. 지난달 캐나다의 한 언론인은 GTA(Grand Theft Auto) 게임에서 다른 게이머들을 강간할 수 있도록 게임을 바꾸고 이를 실행한 이들을 사이버 강간죄로 고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오늘날 게임은 점점 더 현실감을 띄고 있습니다. 가상 현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오큘러스 리프트와 같은 가상 현실장치가 곧 판매될 예정입니다. 점점 더 많은 가상 현실의 범죄가 실제 법정에서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팅거는 우리와의 대화에서 여전히 자신이 단지 게임 속 장난 때문에 전과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충격적으로 여기는 듯 했습니다. 아직 학생인 그는 자기의 전과 때문에 취직이 어려워질지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저 게임 안에서 아이템을 얻은 것뿐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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