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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은 정말 노무현 때문에 검사장에 탈락했나

  • 입력 2015.05.27 12:05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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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 내정자가 2011년 5월 11일 부산 호산나교회 강연에서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황교안 총리 후보는 강연 중 김대중, 노무현 시절 검찰 인사를 '환란'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비롯한 공안검사들이 승진하지 못했던 이유가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가 자신의 검사장 승진 탈락을 노무현 대통령 탓으로 돌렸는데, 과연 그럴까요? 황교안 총리 후보자의 검사장 탈락 이유와 그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실수사해 놓고 공안검사라 탈락했다는 황교안
200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근무하던 황교안 후보자는 2006년 검찰인사에서 탈락합니다. 서울중앙지검 1~3차장 중에서 유일하게 승진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조선일보는 '공안검사의 전멸'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중앙일보는 '공안검사는 코드 안 맞아?'라며 황교안의 지검장 탈락이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라며 공격했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황교안 지검장이 탈락한 것은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국가보안법 사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꼭 그 이유만일까요?


황교안 후보자는 2002년~2003년 안기부 X파일 수사 당시 공안 2부장으로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초기 수사는 더디게 진행됐고, 안기부에 대한 압수수색 대신에 방문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2005년에 국정원 도청 수사가 다시 시작되면서 주목 받았지만, 초기 부실 수사의 원인은 황교안 공안 부장 때문이었습니다.
삼성그룹이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을 통해 100억 원의 대선 자금을 제공하고,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떡값을 검사에게 돌린 사실이 드러났던 '삼성X파일 사건'. 당시 검찰은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에게 무혐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X파일을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와 월간조선 김연광 편집장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세 가지 사건을 전체적으로 놓고 본다면 강정구 교수 사건만으로 황교안 후보자가 지검장 승진에서 탈락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부실 수사, 편파 수사의 논란에 있는 인물이 승진되는 게 더 이상했을 것입니다.




누가 누구의 비리를 척결하나
2014년 5월 23일, 박근혜 대통령은 안대희 전 대법관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합니다. 그러나 불과 엿새 만에 안대희 후보는 총리 후보직을 사퇴합니다. 가장 문제가 됐던 전관예우 수임료 16억 원이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퇴임 후 17개월간 수임료로 약 16억 원을 벌었습니다. 안대희 전 대법관에 못지않은 전관예우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대목입니다.


고액의 수임료를 받아 문제가 됐던 총리 후보자들은 모두 기부를 약속했습니다. 안대희 전 후보자는 총리 내정 직전 3억 원을, 황교안 후보자는 2013년 약 1억 원의 법정기부금을 냈습니다. 후보자들은 짧은 기간에 번 돈을 모두 기부할 듯처럼 보였지만, 막상 기부금 액수는 인사청문회 때와 차이가 있었습니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를 향한 시선 중 가장 우려되는 목소리는 그가 전형적인 '공안통'이라는 점입니다. 황교안 후보자는 2009년 MB정권에서 창원지검장으로 발령받았습니다. 2009년 1월부터 8월까지 경남에서 집시법 위반으로 입건된 사람은 모두 415명이었습니다. 2008년 경남에서 집시법으로 입건된 사람은 261명이었습니다. 불과 1년 만에 200여 명이 늘어났습니다.


1994년 공안검사로 재직하던 황교안 후보자는 피고인의 수사 기록을 변호인에게 복사해주지 않았다가 헌법소원을 당합니다. 헌법재판소는 황교안 검사의 행위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립니다.
경실련은 대학교수와 연구원 등 전문가 300여 명을 대상으로 박근혜 정부 국무위원 중 국정쇄신을 위해 반드시 교체해야 할 인물을 조사했습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0%로 1위를 차지했고, 35%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2위를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국무위원 쇄신대상 2위였던 인물이 총리 후보로 내정된 셈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황교안 총리 후보를 내정하며 이완구 전 총리를 지명할 때처럼 '사회개혁', '정치개혁', '비리척결'을 외쳤습니다. 과연 누가 개혁과 비리를 척결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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