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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사퇴 요구, 결국 공천권 때문이었나

  • 입력 2015.05.14 10:03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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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시끄럽습니다. 주승용 최고위원 사퇴에 이어 정청래 의원의 최고위원회의 출석 정지까지 복잡합니다. 급기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민집모)을 만들어 문재인 대표에게 '공천혁신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했습니다.
정당의 구성원이 공정한 공천권을 요구하는 일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민집모 소속 의원들이 올바른 공천권을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경선 불복과 탈당을 번복했던 유성엽 의원
문재인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며 공천혁신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던 민집모 소속 의원 6명 중에는 유성엽 의원이 있습니다. 유성엽 의원은 경선 불복과 탈당을 번복했던 인물입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유성엽은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했습니다. 공천에 탈락한 유성엽은 민주당의 계파 정치 때문에 공천에 탈락했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정읍에서 출마 18대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유성엽은 자신의 공천 탈락 이유가 김원기, 정세균으로 이어지는 계파가 장기철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당시 유성엽 후보의 공천 탈락 이유로 '지난 2006년 도지사 경선에서 공천받은 당 후보와 당, 당 의장을 상대로 고발한 해당 행위 때문에 탈락했다'고 밝혔고, 최인기 공천심사위원은 "공천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서약서까지 쓴 뒤 약속을 저버린 후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유성엽 의원은 2013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 비록 불행한 일이었지만 문제 제기가 되자 뛰어내렸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그 결과 우리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유성엽 의원의 과거 행동과 발언을 보면, 그의 공천권 개혁 요구를 신뢰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공천개혁, 왜 김한길-안철수 때는 하지 못했나?
민집모 소속의 최원식 의원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시절, 당 전략기획의원장을 역임했던 인물입니다. 당시 기초공천폐지 등 정당 공천의 여러 내용을 정리하고 기획했던 핵심 인물이었습니다.


새정치연합의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민주정책연구원의 부원장이 최원식 의원입니다. 최 의원은 이미 과거에 공천이나 당 전략을 기획하고 움직였습니다. 왜 그때는 제대로 하지 못하다 지금에 와서야 공천혁신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요구할까요? 그저 허울뿐인 당 전략기획위원장이었고, 이름만 올려놓은 부원장이었나요?
민집모에 소속된 변재일 의원은 충북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이었습니다. 2014년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참패했습니다. 당시 공천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선거 전략이 제대로 됐다면 어땠을까요?
과거에 패배했으니 앞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은 옳습니다. 그러나 당시 패배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공천권 개혁을 요구하는 모습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결국 주승용-김한길의 재등장인가?
민집모의 유성엽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제안했던 '원탁회의보다는 공천혁신특위를 통해 계파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며 '필요하고 가능하다면 주승용 최고위원이 특위 위원장을 맡아서 묘안을 만들어 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습니다.


주승용 의원은 지난 5월 8일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비난 발언에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히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퇴장했습니다.
주승용 의원은 김한길 전 대표가 '막역한 친구 사이'라고 부르는 최측근 인물 중의 한 명입니다. 주승용 의원은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중도개혁통합신당 당대표 비서실장', '정동영 대통령 후보 조직본부장',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정책위의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재보선 참패 때문에 사퇴했다는 그의 주장이 별로 설득력이 없는 이유가 과거 그가 중심 세력에 있으면서 치렀던 선거도 그리 좋은 결과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승용 최고위원이 사퇴하고, 민집모 소속 의원들이 다시 주승용 최고위원을 거론하는 모습은 마치 김한길 전 대표의 계파를 다시 불러오겠다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당 대표가 일을 못 하면 비판받는 일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 개혁의 중심에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이라는 '민집모'가 명분을 갖기는 어렵습니다. 민집모 소속 의원들은 과거 공천권을 갖던 기득권들이었으며, 선거에서는 자신이 탄핵했던 노무현 대통령까지 팔았던 인물들입니다. 그들이 해보지 않았던 일도 아니고 자신들이 할 때는 못하다가 이제 와서 공천권 내놓으라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명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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